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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필승' 건배사 지적에 곤혹스러운 정종섭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행정자치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지적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총선 필승' 건배사 지적에 곤혹스러운 정종섭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행정자치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지적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취임 1년 4개월 만에 사의를 공식 표명하면서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정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행정자치부 장관직 사임의사를 밝힌다"라며 "근래 저의 거취와 관련해 여러 의견들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국정 운영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이 시점에서 사의를 밝히는 것이 옳다고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취임 후부터 정치권 안팎에서 불거졌던 자신의 차기 총선 출마설이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는 만큼 직을 내려놓는다는 설명이었다.

무엇보다 정 장관은 이날 자신의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자신의 출마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을 안 했다"라면서도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장관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국가발전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생각"이라고 덧붙여 '여운'을 남겼다.

실제로 정 장관은 출신 지역인 경북 경주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4월 '2014년 지자체별 특별교부세 배정내역' 공개 당시 경주시에 평균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배정했다는 논란이 일었고,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경주 방문에 동행하면서 이 같은 논란을 증폭시켰다.

새정치연합 "정작 국정운영 걸림돌 됐을 땐 버티더니..."

문제는 정 장관 본인이 불과 석달 전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는 점이다. 정 장관은 지난 8월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을 초래한 바 있다. 정부의 선거지원 사무를 관장하는 주무장관인 행정자치부 장관이 여당의 승리를 기원하는 건배사를 한 만큼 논란이 거셌다. 야당은 정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발의했다.

이에 정 장관은 당시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정치적 의도나 특별한 의미가 없는 단순한 덕담이었다"라고 해명했다. 또 20대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는 질문에 "총선에 나갈 생각이 없다"고도 말했다.

그런데 불과 석 달 만에 말을 뒤집고 사실상 총선 출마를 시사한 셈이다.

이와 관련,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작 국정운영의 걸림돌이 됐을 때는 버티더니 갑작스레 자신의 거취가 국정운영에 바람직하지 않아 물러나겠다니 뜨악하기까지 하다"라고 밝혔다.

또 "건배사 사과 당시 언론 기사는 모두 총선 불출마 선언이었다"라면서 "그때는 모른 척하다가 슬그머니 출마의사를 내비치는 것을 보면, 거짓말, 말바꾸기가 일상다반사가 되다시피 한 박근혜 정권의 장관다운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혹시 지방 교부세를 자신의 총선 출마용으로 활용할 궁리는 하지 않기 바란다"라며 "장관 재직시 보여준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처신과 말바꾸기도 모자라 국민의 세금을 자신의 출세용으로 이용하려 든다면 총선 출마는 헛된 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정 장관이 이날 사의를 표명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개각 단행은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역 여당 의원 신분으로 입각한 '장관 5인방' 중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은 여의도 복귀를 확정지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수행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특별한 현안이 없는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의 교체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여기에 정 장관이 이날 사의를 표명하면서 개각 폭이 더 넓어진 셈이다. 부산 출마설이 나도는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 역시 개각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개각 시기는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전인 금주 중일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은 오는 14일부터 23일까지 G20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 및 아세안+3 정상회의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종섭#총선 출마#박근혜#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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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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