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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사퇴와 조기총선 선언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사퇴와 조기총선 선언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조기총선을 선언하고 사퇴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각) 그리스 연립정부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를 이끄는 치프라스 총리가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하고 조기총선을 요청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국영방송 생중계 연설에서 "국민으로부터 받은 권한이 한계에 달했고, 이제 그리스 국민이 다시 결정해야 한다"라며 "그리스 정부를 다시 이끌기 위해서는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라고 발표했다.

그리스는 전날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3년간 860억 유로(약 112조4000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협상안이 최대 채권국 독일을 비롯해 유럽 각국 의회를 통과하면서 최종 승인됐다.

앞서 치프라스 총리는 3차 구제금융이 완료되고 단기 부채를 상환하면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구제금융 협상 과정에서 국제 채권단이 요구한 긴축안을 수용하자 당내 강경파 세력이 반발하며 이탈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3차 구제금융 합의안이 그리스 의회 표결에서 가결됐으나 시리자 의원 149명 가운데 43명(반대 32명, 기권 11명)이 반란표를 던지면서 사실상 연립정부가 붕괴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시리자에서 이탈한 강경파와 제1야당 신민주당(ND)을 제외하면 치프라스 총리를 지지하는 의원으로는 그리스 의회 전체 300석 중 과반의석 확보는커녕 신임투표 통과 기준인 120석도 장담하기 어렵다.

시리자 내 강경파인 좌파연대를 이끄는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전 에너지부 장관은 반란표를 던진 의원들을 끌어모아 시리자에서 탈당해 총선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리자, 여론조사 선두... 치프라스 재집권?

이로써 지난 1월 25일 총선에서 급진좌파 세력의 승리를 이끌며 총리직에 오른 치프라스는 7개월 만에 물러났다. 그리스는 총선이 예정된 다음 달 20일까지 과도정부가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치프라스 총리가 신임투표가 아닌 조기총선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시리자의 지지율이 40%대를 기록하며 2위 신민주당보다 20%포인트나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치프라스 총리의 재집권이 유력하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번 총선은 그리스의 미래에 확신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마틴 셀마이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그리스 조기총선은 치프라스 총리가 서명한 3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지지를 넓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치프라스는 국제 채권단이 요구한 긴축안 거부를 놓고 과감하게 국민투표를 시행한 데 이어 총리직 사퇴라는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그가 과연 총선을 통해 더욱 강력한 총리가 되어 돌아올지 주목된다.


#알렉시스 치프라스#그리스#구제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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