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73억 인류는 국적을 떠나 세계 곳곳에 일자리를 찾아 흩어져 살고 있다. 지구촌 한 가족이라는 말이 있다. 하루나 이틀이면 지구 어디든 갈 수 있는 세상이니 틀린 말이 아니다. 가수이자 인권 운동가 헤리 벨라폰테에 의해 마이클 잭슨을 비롯한 45명의 뮤지션이 아프리카 난민을 돕기 위해 노래한 자선앨범 타이틀은 '우리는 세계(We are the World)'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와 피부색이 다른 이주 노동자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유럽에서는 유색 인종이 자기 일자리를 빼앗겼다며 폭동을 일으키기도 하고 한국의 어떤 식당에서는 검은 피부의 이주 노동자에게 음식을 팔지 않거나 자리를 따로 정해주는 등 인권 침해를 하기도 한다.

벌집이 너무 좁아 다문화를 이해하는 그림책
벌집이 너무 좁아다문화를 이해하는 그림책 ⓒ 고래이야기

고래이야기에서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그림책 <벌집이 너무 좁아!>를 선보였다. 이 책은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동시에 이주 노동자나 이민자를 침입자로 생각하기 보다 서로 협동해 공생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어느 날 꿀벌들은 자기들이 살고 있는 곳이 좁아졌다는 사실을 알고 대책 회의를 연다. 이유는 자기들이 알 수 없는 꿀벌 한 마리가 더 있기 때문이었다.

벌집이 너무 좁아 벌들이 새로운 벌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벌집이 너무 좁아벌들이 새로운 벌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 고래이야기

"우리 벌집에 꿀벌 한 마리가 더 있습니다!"
갑자기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

"어머나 세상에!
벌 한 마리가 더 있대!"

어렵고(Difficult) ,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3D 일자리는 이주 노동자가 대신해 주기를 바라면서도 이주 노동자가 일자리를 빼앗는다거나 그들 때문에 불이익을 당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또 우리보다 경제 수준이 좀 낮다고 그들을 무시하기도 한다.

"아마도 외국에서 온 벌일 거야."

다른 벌이 속삭였습니다.
"이민 온 벌일지도 몰라."

"아마 우리 벌집보다 더 작은 벌집에서 왔을 거야.
우리한테 병이라도 옮기면 어떻게 하지?"
수벌이 말했습니다.

"어쩌면 꿀 공장에서 내 일자리를 빼앗아 버릴지도 몰라."
일벌이 씩씩대며 말했습니다.

"도대체 누구야?"

모두들 화가 나서 한목소리로 소리쳤습니다.
"우리 공간을 빼앗고 있는 벌이 누구냐고!"

꿀벌들은 여권, 출생증명서, 거짓말 탐지기 등 가지가지 방법을 동원해 다른 꿀벌을 찾아내려고 한다. 우리가 이런저런 법적 장치를 통해 불법체류자나 이주 노동자들을 찾아내고 본국으로 추방시키는 상황을 빗대어 그려낸다.

소득 수준이 높은 나라의 기업들은 내국인보다 싼 임금으로 내국인이 기피하는 일자리에 이주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에서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이주 노동자의 지위를 악용해 임금을 떼어 먹거나 노동력을 착취하기도 한다. 사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도 이주 노동자로 하와이 독일 일본 등에 가서 차별을 받으며 노예처럼 일을 한 과거가 있다. 이제 조금 경제 수준이 나아졌다고 과거를 잊고 피부색이 다른 이주 노동자나 다문화 가정을 차별해선 안 된다.

대한민국도 농촌은 네 가정 중 한 가정이 결혼 이민 가정이라고 한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나 엄마 아빠가 소외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아이들에게 지구촌 한 가족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줘야만 한다. 우리는 모두 지구촌 한 가족이니 말이다. 그림책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현명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울; 모두 벌침을 가지고 있고 꽃에서 단물을 모아 와 꿀을 만들지요?"

"네 맞아요!!!!"

"그렇다면, 사랑하는 벌 국민 여러분!
어쩌면 우리 벌집에 침입자가 하나 있는 게 아니라.
방이 하나 모자란 것은 아닐까요?
침입자를 찾는 대신 그 시간에 모두 힘을 모아
우리 벌집에 방 하나를 더 만들면 어떨까요?"
여왕벌이 말했습니다.

"좋아요!!!"

벌들은 그제야 방을 하나 더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또 하나의 꿀벌을 위한 예쁜 방을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벌집이 너무 좁아 고래이야기 공동체 1 | 안드레스 피 안드레우 지음 | 유 아가다 옮김 | 킴 아마테 그림 | 고래이야기 |11,000원



벌집이 너무 좁아! - 다문화

안드레스 피 안드레우 글, 유 아가다 옮김, 킴 아마테 그림, 고래이야기(2015)


# 고래이야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