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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사전에 따르면 배신이란 "어떤 대상에 대하여 믿음과 의리를 저버림"을 뜻하고 청치란 "통치자나 정치가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을 가리킨다.

따라서 어떤 정치인이 배신의 정치를 했다 함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고자 했던 본인의 약속에 대해 믿음과 의리를 저버린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유승민이 배신의 정치? 박근혜 대통령은 무슨 정치를 했나

진짜 배신의 정치는 따로 있다. 무상보육 및 무상유아교육은 물론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해 국가에서 양육문제를 해결해주어 마음 놓고 자녀를 가질 수 있게 하겠다던 약속,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고 더 나아가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여 돈 때문에 학벌차별을 받지 않게 하겠다던 약속, 암·심혈관·뇌혈관·희귀난치성 4대 중증질환에 100% 건강보험을 적용하여 과도한 병원비로 고통 받는 국민들의 걱정을 반으로 줄여주겠다는 약속을 파기한 것이다.

허울은 좋으나 실체가 없는 창조경제를 내세워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던 약속, 스펙초월시스템을 마련하여 학벌 보다는 능력만으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게 하겠다던 청년들과의 약속, 해고 요건을 강화하여 고용주가 맘대로 해고하지 못하게 해 근로자의 일자리를 지켜주겠다던 약속,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같은 일을 하고도 차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던 약속, 비정규직의 4대 보험 가입을 보장하겠다던 약속을 파기한 것 또한 배신의 정치다.

당선만 시켜주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경제민주화를 이룰 것처럼 약속 했다가 대기업이 골목 상권까지 장악하도록 내버려 두는 게 배신의 정치이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룩한다더니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여 수도권 집중을 더욱 심화시켜 지방 사람들 살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 배신의 정치이며, 대탕평을 약속해놓고 입맛에 맞는 인사만 골라 자리에 앉히는 것 또한 배신의 정치다.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들에게 현재보다 두 배 많은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며 진보적 노인들조차 자기네 편으로 끌어들여놓고 이제 와서 재정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없었던 것으로 하자는 것은 뻔뻔하기 그지없는 배신의 정치 바로 그것이다.

몇 안 되는 표라도 모아보려고 광주를 아시아의 문화수도로 만들겠다며 아시아문화전당을 차질 없이 진행한다더니 그 기구를 대폭 축소하여 위상을 훼손한 것도 배신의 정치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며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몰아세우더니 정작 본인은 수 백 명의 어린 학생들이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죽어갈 때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조차 모르게 만들어 놓고 그것도 모자라 전염병 하나 제대로 막지 못해 건강한 사람도 죽게 만드는 게 배신의 정치다.

배신의 정치는 이처럼 국민들에게 주었던 믿음, 국민들과의 사이에 지켜져 왔던 의리를 헌신짝처럼 벗어 던져버리고 자신과 주변의 안일만을 위한 통치자나 정치가의 행위를 가리킨다. 그래서 정치인이 또 다른 정치인과의 믿음과 의리를 저버리는 것은 배신의 정치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한 인간에 대한 배신에 불과하다. 배신은 개인 간의 문제, 집안 간의 문제에 국한한다. 하지만 배신의 정치는 국민 모두의 문제이기에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배신의 정치를 했다고 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손쉽게 사퇴하라고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배신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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