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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저런 곳이 정말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어떻게 저런 걸 촬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때도 있다. 이런 궁금증을 상당부분 풀어주는 곳이 있는데, 바로 남양주종합촬영소이다. 영화나 드라마 속 세트를 관람할 수 있고,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데, 가족나들이에 좋은 곳이다. 지난 주말(11일)에 딸과 함께 남양주종합촬영소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가슴 뭉클 엔딩이 떠오르는 야외세트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의 엔딩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 몇 안되는 영화 중 하나이다. 벌써 개봉한지 15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으니 정말 인상 깊었던 장면이었던 것 같다. 바로 그 장면을 촬영한 곳이 남양주종합촬영소의 판문점세트이다. 판문점의 실제모습을 고증을 거쳐 만들었다고 하는데, 뉴스에서 보던 판문점의 모습과 거의 같은 모습이다. 판문점세트 옆으로는 <해적>에서 사용된 해적선세트도 볼 수 있는데, 요즘 이 배 앞이 사진촬영 장소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판문점세트 <공동경비구역 JSA>의 인상깊은 마지막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 판문점세트 <공동경비구역 JSA>의 인상깊은 마지막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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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선 영화 <해적>을 촬영했던 배를 딸이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다.
▲ 해적선 영화 <해적>을 촬영했던 배를 딸이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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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선을 지나면 민속마을세트가 보이는데, 조선시대의 가옥과 거리를 재현해 놓은 세트이다. <취화선(2002년)>, <해를 품은 달(2012년)>을 비롯해 어지간한 영화와 드라마들은 이곳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곳을 걷다 보면 조선시대 거리를 걷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조선 거리에서의 기념촬영도 멋진 일이 될 것이다. 날씨가 따뜻해진 탓인지 세트장 주변으로 벌들이 날아다니는데, 아이들이 뛰거나 단 것을 먹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속마을세트 조선의 거리를 재현해 놓은 야외세트로 수 많은 사극들이 여기에서 촬영되었다.
▲ 민속마을세트 조선의 거리를 재현해 놓은 야외세트로 수 많은 사극들이 여기에서 촬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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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마을세트 위로 10분 남짓을 올라가면 '운당'이라는 전통한옥이 있다. 조선시대 사대부 가옥을 그대로 복원해 놓은 곳이라는데, 세트지만 실제로 제대로 지은 한옥이라는 느낌이 든다. 올라오는 길이 조금 힘들었던 탓에 숨을 돌릴 겸 딸과 함께 운당 마루에서 잠시 쉬는데, 부드러운 봄바람이 불어와 기분이 좋아졌다.

운당 아름다운 한옥 운당의 문 밖에 봄이 노랗게 피어 올랐다.
▲ 운당 아름다운 한옥 운당의 문 밖에 봄이 노랗게 피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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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영상지원관

야외 세트를 관람하고 조금 걸어서 '영상지원관'에 가면 여러 가지 체험과 관람이 기다린다. 영상체험관에서는 화면과 인물의 합성 기술을 활용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절벽을 오르거나 다리를 건너는 장면의 주인공이 되어 볼 수 있다. 간단하지만 딸이 영상지원관에서 가장 좋아했던 곳이다. 미니어처체험관은 <원더풀데이즈>의 미니어처 세트가 전시되어 있는데,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흥미로울 만한 전시관이다.

영상체험관 영상지원관 영상체험관에서 딸이 절벽 오르는 장면을 촬영하는 체험을 하고 있다.
▲ 영상체험관 영상지원관 영상체험관에서 딸이 절벽 오르는 장면을 촬영하는 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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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명예의 전당>에는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영화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볼 수 있다. 영화배우 고 황정순님을 비롯해 김지미, 엄앵란 등 역대급 배우들의 젊은 시절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전시관이다. 유명 영화감독과 배우들이 사용했던 소품들도 함께 볼 수 있어서 더 흥미롭다.

영상지원관 소품실과 의상실은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소이다. 방송과 영화에서 쓰이는 소품 40만점과 의상 5만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니 아마도 국내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골동품점과 의상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의상실 의상실과 소품실은 나이에 관계없이 흥미로운 관람장소가 될 듯하다.
▲ 의상실 의상실과 소품실은 나이에 관계없이 흥미로운 관람장소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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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실에서는 가구나 생활 속 소품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주황색 공중전화 같이 지금은 골동품 취급을 받는 소품들도 많이 볼 수 있다. 딸은 소주병과 음료수병들이 소품실에 있는 것을 보고 '이런 것도 따로 보관하고 있다가 빌려주느냐?'며 신기해 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딸은 의상실도 재미있어 했는데, 경찰복부터 시대별 양복까지 다양한 옷들을 구경할 수 있어서 재미있다.

무료영화의 행운을 만나는 시네극장

남양주종합촬영소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차량 출입구에서 표를 구매해야 한다. 어른 3천원, 청소년 2천 5백원, 어린이 2천원의 관람요금을 내는데, 입구 안쪽에 있는 극장에서 영화 한 편을 무료로 보고 나온다면 관람료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시네극장 무료 영화관람은 남양주종합촬영소 방문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 시네극장 무료 영화관람은 남양주종합촬영소 방문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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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간 날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2014년)>이 상영 중이었는데, 개봉 당시 딸이 무척 보고싶어 했던 영화라서 기다렸다가 재미있게 보고 나왔다. 평일에는 오후 1시 30분, 주말/휴일에는 오후 1시와 3시 상영인데, 종합촬영소를 방문했다면 좋은 영화 한 편 보고 가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화질이나 음향도 비교적 좋은 편이라서 어지간한 극장에서 보는 것 못지 않다. 단, 휴일에 어린이 단체관람객들이 있다면 관람 분위기가 조금 어수선할 수는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영화나 TV 드라마를 보다가 아이들이 '아빠 저런 거는 배우들이 직접 다 하는 건가요?'라고 묻는다면, 아이들과 함께 주말에 남양주종합촬영소로 달려가 보면 좋을 것 같다. 말로 백 번을 설명해 주는 것보다 직접 한 번 보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남양주종합촬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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