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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와 울주군이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신불산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하자 지역 시민사회와 정당, 종교계 등이 신불산케이블카반대 대책위원회를 발족해 반대하고 있다는 기사와 관련, 대책위가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는 일제가 쇠말뚝을 박아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으려 한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을 폈다.(관련기사: <"신불산 케이블카는 세금으로 생태계 파괴하는 것">)

신불산케이블카반대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 공동대책위원장 한상진 울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해남사 주지 만초스님, 심규명 변호사)는 "신불산 능선부에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을 건설하려는 것은 낙동정맥 위에 거대한 쇠말뚝을 박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백두대간 주요 지점에 쇠말뚝을 박았던 일제보다 더한 짓을 울산시와 울주군이 나서서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그 근거로 20년 전의 언론 보도를 들었다. 20년 전인 지난 1995년, 울산시는 광복 50주년을 맞아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려고 신불산 일대에 박아놓은 쇠말뚝을 뽑기 위한 대대적인 탐사작업을 벌인 바 있다.

1995년 3월 9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울산시는 지역 산악인과 향토사학자, 풍수지리 전문가, 문화재위원, 지역 원로주민 등으로 탐사단을 구성하고 군부대와 관내 대기업체의 협조를 받아 금속탐지기와 지뢰탐지기 등 각종 장비를 동원해 대대적인 탐사작업을 벌였다.

1995년 2월 28일자 <연합뉴스>에는 "지난 1992년 7월 산악인 방민영씨(당시 33)가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신불산 정상 서북쪽 10여m 아래지점 바위에서 뽑은 길이 1m, 직경 3㎝의 쇠말뚝을 토대로 지난 92년 말부터 금속 탐지기를 동원, 본격적인 탐색·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 쇠말뚝은 영남지역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으로 바위속에 시멘트까지 비벼 넣어 뽑는 과정에서 바위가 깨질 정도였다고 당시 발견한 방씨는 말했다"고 보도됐다.

대책위 "환경부 가이드라인 무시"... 울산시 "환경영향평가 완료해야"

 신불산 케이블카 상부정류장(붉은 선 끝나는 지점)과 낙동정맥을 겹쳐놓은 그림
 신불산 케이블카 상부정류장(붉은 선 끝나는 지점)과 낙동정맥을 겹쳐놓은 그림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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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이 보도를 들어 "이랬던 울산시가 20년 뒤인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 때 낙동정맥 능선을 포함해 봉우리 주변 2만여㎡(약 3천평) 안에 12m 높이 상부정류장 콘크리트 건물을 짓고 보조지주인 20m 높이의 쇠말뚝을 박겠다고 한다"며 "또한 보조지주와 상부정류장 사이에 등산로가 나 있어 등산객 머리 바로 위로 케이블카가 지나가게 돼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책위는 신불산 케이블카 건설이 환경부 가이드라인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내놨다. 환경부는 지난 2009년 12월 발표한 '백두대간·정맥에 대한 환경평가 가이드라인'에서 "경관생태적 가치 및 환경질 보전을 위해 백두대간, 정맥의 자연성 및 연결 특성을 유지하고 정상부를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신불산은 백두대간에서 분기한 산줄기인 낙동정맥에 포함된다. 낙동정맥은 길이가 428km로 호남정맥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환경부의 2007~2008년 전국자연환경조사 조사에는 "낙동정맥은 우리나라 산림생태축의 핵심인 9개 정맥 중 가장 자연성이 높고 생태적으로 우수하다"고 했다. 또한 "신불산 일대는 낙동정맥 중에서도 황구렁이와 남생이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포함한 보전가치종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신불산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은 낙동정맥 핵심 구역인 능선축, 그 중에서도 1159m 높이의 봉우리 바로 위에 설치된다"며 "이는 명백한 환경부 가이드라인 위반으로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환경 지침을 무시하면서 개발사업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 울산시와 울주군은 환경부의 가이드라인을 위배하면서 낙동정맥 핵심 구역에 쇠말뚝을 박으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 ▲ 신불산 케이블카 건설 비용과 운영 수익 예상 등 경제성 분석을 신불산케이블카설치반대대책위원회가 추천하는 전문가와 공동으로 조사할 것 ▲ 신불산 케이블카 상부정류장 예정지와 신불산 케이블카가 운행될 예정인 간월계곡의 풍속 등 안정성 조사를 신불산대책위와 공동으로 실시할 것 ▲ 울산시와 울주군, 서울주발전협의회와 신불산대책위가 공동 토론회를 열 것을 요구했다.

대책위가 이같은 요구로 시장 면담을 요청하자 울산시는 "현재 용역업체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한 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대책위에는 울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참여단체: 울산시민연대, 울산환경운동연합, 울산장애인부모회, 울산여성의전화, 울산YMCA, 울산YWCA, 울산흥사단, 울산여성의전화, 참교육을위한 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 (사)영남알프스 천화, 울산환경교육연구소,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밀양참여자치시민연대, 영축환경위원회,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모임,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새정치민주연합울산시당, 노동당울산시당, 정의당울산시당, 대한성공회 울산교회 구균하 신부가 참여하고 있다.


#신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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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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