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내의 신례원역과 삽교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강추위에 떨고 있다. 요즘같이 칼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철에도 승강장(플랫폼)에 몸을 의지할 대합실이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비바람이 치는 날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승강장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불편이 매일 되풀이되고 있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예산 타령'만 하는 실정이다. 정치권과 행정부 등 지역사회가 대합실 설치를 적극적으로 촉구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승강장 대합실만 따지면 신례원역과 삽교역의 승객편의시설은 뒷걸음질을 친 셈이다. 예전에는 두 곳의 승강장에 대합실이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장항선 개량사업으로 지난 2008년 역사를 신축한 뒤에는 모두 사라졌다. 승객들이 바람과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다. 신축 과정에서 왜 대합실이 사라졌는지는, 담당자가 바뀌어서 확인할 수 없었다.
내년 이후에나 설치될 계획... 주민 불편 '가중'
이웃한 도고역이나 온양온천역의 승강장은 기차가 드나드는 출입구만 빼고 사방이 막힌 지붕형태의 구조물로 덮여 있다. 하지만 신례원역과 삽교역의 승강장은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신례원역의 경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플랫폼에 오르는 승객들이 선뜻 플랫폼으로 나서지 못한다. 추위와 바람을 피해 에스컬레이터 통로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웃지못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영하 3도를 기록한 지난 6일 오전 7시 30분께, 신례원역 승강장에서 만난 승객들은 하나같이 "대합실이 필요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 어르신은 "예전에는 승강장에 대합실이 있었는데 왜 없앴는지 모르겠다"며 "겨울에는 들어가 있을 곳이 없어 밖에서 떨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침마다 신례원역에서 기차를 타고 통학한다는 한 대학생도 "승강장에서 기차를 기다리면 정말 춥다, 대합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하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 충청본부 관계자는 "올해 대합실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은 없다"며 "내년 이후 예산상황에 맞춰 대합실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원이 신경 쓰자 바로 해결됐는데... 지역사회 관심 가져야
한편 지난 1월, 예산역과 인근 홍성역의 승강장에 TV와 의자 등을 갖춘 대합실이 새로 설치됐다. 지난해 9월, 명예역장체험을 한 홍문표 의원의 관심으로 요원하던 승강장 대합실 설치가 가능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도 승강장 대합실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상황에서 정치권과 행정 등 지역사회가 한목소리를 내면 신례원역과 삽교역의 승강장 대합실도 앞당겨 설치할 수 있다.
주민 정아무개씨는 "도시지역보다 농촌지역의 승객 가운데 노인비율이 더 높은데, 왜 농촌지역이 더 열악한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역의 정치권과 행정도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일이라고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