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었다. 추운 날이니, 집에서 아랫목을 차지하고 보내도 좋은 날. 지난 4일 하지만 종일 피곤한 몸을 움직여 아내를 따라 상 받는 모습을 촬영하고 박수치러 다녔다. 네팔인인 아내는, 한국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인정받아 네팔 대사관과 구릉족 행사에서 총 세 가지 상을 받았다.
아내와 나는 외출을 준비하고 집을 나설 때까진 그저 네팔 구릉족의 새해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또, 네팔 대사관에서 아내에게 감사장 같은 것을 준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따라 갔다. 아내는 행사 시작 시간을 알면서도 네팔리 타임이 있으니 천천히 가도 된다며 여유있게 움직였다.
우리 부부는 행사 진행 중간에 도착했는데,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네팔 대사님께서 다른 행사에 참석해야 하니 빨리 식을 진행해 다른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잠시 후 급히 식순을 진행하며 인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 한 해 한국에 체류 중인 네팔인들이 각 부문별로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수여하는 상이 주어졌다. 아내도 그 영예로운 수상자 중 한 명이었다. 이어서 지난 해 한국에서 네팔인 기자로 활발히 활동해 온 기자에게 네팔에서 수여하는 상도 주어졌다. 아내는 이 두 가지 상을 모두 받았다. 두 가지 상 모두 네팔 대사 커먼 싱 라마님이 시상했다. 모두 뜻밖에 주어진 상이라서 더욱 기뻤다.
행사가 끝나고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우리 부부는 아내의 종족인 구릉족의 새해 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곧 자리를 떴다. 성북동에서 축제 장소인 약수동까지 20여 분이 소요됐다. 다행히 구릉족 행사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식사도 하고 술잔도 기울이며 전통춤과 노래 등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 여유로웠다. 우리 부부는 준비해 간 구릉족 전통 의상으로 갈아입고 식당에서 식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
식사 중 먼저 인사를 마친 네팔 대사 커먼 싱 라마님께서 우리 부부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와 앉았다. 함께 식사하고 새해 인사도 나누었다. 식사를 마치고 행사장에 들어선 얼마 후 다시 아내의 이름이 호명됐다. 네팔 구릉족 협회에서 지난 한 해 구릉족의 발전을 위해 애쓴 사람에게 주는 상을 받게 된 것이다. 덕분에 나는 종일 아내의 뒷꽁무니를 졸졸 따라 다니며 아내의 상을 받는 모습을 찍고, 짐을 들고 다니며 즐거웠다.
식사가 끝나고 한 해를 결산하는 상을 시상한 후 이제 모두가 흥에 겨워 춤추고 노래하며 즐기는 일만 남았다. 기자도 흥에 겨우면 춤도 함께 추고 노래도 흥얼거리는 취미를 지녔지만, 피곤에 지쳐 하는 수 없이 아내에게 사정해 집에 돌아갈 것을 재촉했다. 하지만 더없이 매우 기쁜 하루였다. 아내 자랑은 팔불출 중 하나라는데 어쩔 수 없다. 사랑스러운 아내, 자랑스러운 아내. 무한한 영광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새해에도 우리 부부가 함께 더욱 정진하고 좋은 일 많이 하는 그런 한 해가 되도록 힘 써야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