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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최용덕·교육위)가 이청연 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혁신학교·교육혁신지구·중학교 무상급식 예산을 삭감해 인천지역 교육관련 시민단체들과 인천시교육청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증액 수정한 사업예산들이 정말 시급하고 꼭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관련기사 : "중학교 무상급식 열망, 새누리 인천시의원들이 짓밟아").

교육위는 지난 3일 밤늦게까지 열린 '2015년 교육비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 심의에서 시교육청이 편성한 교육혁신지구 운영 예산 10억979만여 원과 교육혁신 연구지원 예산 1억1228만여 원, 혁신학교 정책 공모 사업 예산 2억1847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또한 인천형 혁신학교 운영 예산 12억9825만여 원 중 2억8231만여 원, 중학교 1학년 무상급식 예산 12억5798만여 원도 전액 삭감했다.

공공도서관 활성화 사업, CCTV 화질 개선 사업 증액

이 예산들을 삭감하는 대신 공공도서관 활성화 사업 8억 원,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화질 개선 사업 5억 원을 증액했다. 또한 구월고등학교 신축 설계비 4억5000만 원, 가정초교 창호 교체 4억 원, 능허대초 농구대 설치 5000만 원, 북부·서부교육지원청의 학력향상프로젝트 8000만 원, 동부교육지원청의 청소년 축제 3200만 원 등을 증액했다.

교육위가 증액한 공공도서관 활성화 사업예산은 공공도서관 장서 구입비이다. 시교육청은 당초 올해 예산 5억 7000만 원과 동일하게 내년 예산을 편성하려했으나 재정난으로 편성하지 못했다. 교육위는 5억 7000만 원에 2억 3000만 원을 더해 총 8억 원을 증액한 것이다. '인천이 세계 책의 수도'로 지정된 것에 발맞춰 예산을 증액했다는 것이 교육위의 설명이다. 인천시교육청의 장서 보급률이 전국에서 15위로 낮은 것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인천시가 직접 운영하거나 위탁 운영 중인 공공도서관의 내년 장서 구입비는 올해와 같은 금액으로 동결하거나 감액했다. '세계 책의 수도' 사업 주체인 시가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은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장서 구입비를 동결하거나 감액했는데, 시교육청은 '세계 책의 수도' 사업을 위해 예산을 증액해야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교육위가 증액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CCTV 화질 개선 사업예산 5억 원은 각 학교에 '100만 화소 이상의 CCTV(아래 CCTV)'를 설치하는 예산이다. 시교육청은 이 5억 원이면 CCTV 설치율을 현재 42%에서 10% 정도 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모든 학교에 CCTV를 설치하려면 5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교육청은 재정난의 문제도 있지만, CCTV를 시급하게 설치해야하기 때문에 학교가 자체 예산으로 설치하게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교육위의 수정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이런 계획은 무산되고, 향후 5년에 걸친 장기간 동안 CCTV를 설치해야 되는 상황에 놓인다.

교육위는 또, 구월고등학교 신축 설계비 4억 5000만 원을 학교 설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반영했다. 학교 신설은 보통 '배치(수용)계획 수립-설립계획 수립-자체 투융자 심사-중앙 투융자 심사-공유재산 관리계획·설립계획 심의-설계-신축 공사-개교'의 순서를 거치는데, 앞의 과정을 하나도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설계비만 반영한 것이다.

만약 학교 신설이 추진되더라도 설계 용역이 내년 안에 실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때문에 이 예산은 집행하지 못하고 불용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가정초교 창호 교체비 4억 원은 다른 학교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이 학교는 건립된 지 23년 됐는데, 창호 교체 주기는 25년이다. 이 학교와 비슷한 교체 주기의 학교가 20곳이 넘는다. 이렇듯 교육감의 핵심 공약 사업 예산을 삭감하면서 증액한 예산들이 재정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시교육청이 우선적으로 편성해야하는 예산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또한 능허대초교 농구대 설치 예산 5000만 원, 북부·서부교육지원청의 학력향상프로젝트 8000만 원, 동부교육지원청의 청소년축제 3200만 원 등도 정말 증액이 필요했는지, 의문이다.

조현재 인천교육희망학부모회 회장은 "혁신학교나 교육혁신지구 사업은 신도시와 원도심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원도심을 활성화할 수 있는 사업이고, 중학교 1학년 무상급식은 아이들의 복지와 관련한 중요한 사업"이라며 "이런 사업들을 못하게 하는 대신에 예산을 증액한 사업들이 정말 시급하고 필요한 사업인지 의문이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 것으로밖에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용덕 교육위원장은 "가정초교는 아이들이 손발을 비벼가며 수업을 하는 등, 창호 교체가 시급했다"며 "예산을 증액한 나머지 사업들도 모두 시급하게 진행해야 할 것들이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인천형 혁신학교#중학교 무상급식#인천시교육청#인천시의회#교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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