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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따른 피해보상과 대책 마련을 위해 3일 오후 옹진군청에서 열린 서해5도어민대책위원회와 정부 관계부처 간 합동간담회가 갑자기 비공개로 전환됐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서해5도 어민들이 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대한 정부대책이 미흡하다며 선단을 꾸려 여의도 상륙시위를 벌이다가 소청도 남단 3마일 부근에서 해양경비안전본부와 대치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대치 중에 해양수산부(아래 해수부)가 어민들과 함께 정부 관계부처 합동 대책회의를 열겠다고 하면서 해상시위는 일단락 됐고, 이에 따라 3일 오후 옹진군청에서 정부 관계부처 합동 간담회가 열린 것이다.

당초 간담회는 비공개로 한다는 얘기도 없었고, 회의 장소에는 미리 기자석까지 마련돼 있었다. MBC와 OBS 등 몇몇 방송사도 이미 카메라를 들고 회의장에 입장한 상태였다.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조윤길 옹진군수와 해수부 서장우 어업자원정책국장의 모두 발언이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얘기가 없었다.

그런데 해수부 서장우 어업자원정책국장의 발언이 끝나자 사회를 보던 옹진군청 관계자가 갑자기 "지금부터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할 테니 기자들은 나가달라"고 했다.

이에 참석했던 취재기자들이 "무슨 근거로 기자들을 나가라고 하느냐?", "사전에 비공개라고 한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통제하느냐?",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자유와 알권리 침해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중앙부처에서 건의해서 확정된 내용이 아니기에 비공개로 진행"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해수부의 입장이냐?'라는 질문에 대해, 해수부 서장우 국장은 아무 말이 없었다. 대신 조윤길 옹진군수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대신 나섰다.

조윤길 군수는 "중앙부처에서 건의해서 확정된 내용이 아니기에 비공개로 진행한다. (어민들의 13개 요구사항에 대해) 아직 결론이 난 상황이 아니고, 국회 과정도 남아서. 비공개로 진행 한다. 회사처럼 경영자가 결정할 수 있는 그런 사안들이 아니다. 또 (오늘 참석한 정부 관계자가) 확답을 할 수 있는 분들이 아니다. 회의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서 기자들이 나가달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기자들이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고, 서해5도어민대책위원장 또한 기자들이 함께 있어도 회의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옹진군은 국가 안보상의 이유를 대며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회를 진행한 옹진군청 공무원은 "관계기관의 발언에 실수가 있을 수 있어 비공개 한다. 또 공개적으로 진행할 경우 소신껏 발언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기자들의 비공개 거부로 회의가 계속 지연되자 어민들이 "안보상의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냐? "고 하자, 옹진군은 "특정 해역이다 보니 안보상의 (비밀) 이유가 있다"며 이날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송원 사무처장은 "어민들의 피해상황은 익히 알려져 있고, 또 외교·군사·경제적 안보 문제라서 국민의 재산과 안전과 직결 된 사안"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대책을 제시하고, 어민들과 협의를 진행하는 지 모두 궁금해 한다. 게다가 서해5도는 분쟁지역이라 모든 국민의 관심사다"라고 말했다.

김송원 처장은 "그런데 옹진군은 사전예고도 없이 취재현장에 언론을 통제했다. 언론의 취재를 차단한 것은 국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한 것이고, 이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정면으로 부정한 사건"이라며 "나아가 정부의 무책임한 행태를 여실히 보여준 것 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 정부 측에서는 조윤길 옹진군수, 김형도 옹진군의회의장, 해양수산부 서장우 어업자원정책국장, 행정자치부 사영배 지역발전과장, 국방부 박경우 북한정책과장, 합동참모본부 김상호 해상안전과장, 합동참모본부 백경순 상륙작전과장, 해양수산부 황창훈 지도교섭과장, 해양수산부 어업자원정책관, 해양경비안전본부 여인태 경비과장, 인천시 김종만 수산과장, 인천시 정종희 어업지도팀장, 옹진군 오국현 해양수산과장 등이 참석했다.

어민 쪽에서는 대청도 배복봉 선주협회장, 백령도 김계남 선주협회장, 대청도 최철남 선주협회 총무, 백령도 장세광 선주협회 총무, 장정민 군의원, 대청도 김종수 어민, 대청도 손규진 어민, 대청도 황명식 어민, 대청도 김성호 어민, 백령도 조만용 어민, 백령도 정성원 어민, 백령 최영길 어민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서해5도#옹진군청#조윤길#언론통제#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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