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아, 아빠 이제 집에 더 못 들어 오실거야. 더 싸워야 하니까."6년간 싸워온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이창근씨의 부인 이자영씨가 뽀뽀하는 남편과 아들을 바라보며 울먹이듯 내뱉었다.
남편이 기자들을 향해 말하는 동안, 이자영씨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을 참는 듯 눈꺼풀을 5번 천천히 깜빡였다.
"꼭 이겼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아빠가 장난감 사주잖아요."천안 쌍용동 월봉초등학교에 다니는 주강이는 자동차를 좋아한다. 아빠가 선고를 기다리는 동안, 주강이는 법원의 잔디밭을 뒹굴며 들떠 있었다. 천진난만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주강이는 아빠의 고개 숙인 모습을 계속 살폈다. 고개 숙인 아빠처럼 주강이도 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 함께 걸었다.
아픔을 참고 있던 아내를 이창근씨는 꼭 안아줬다. 아들 주강이는 법원을 향해 브이를 그렸고, 아내 자영씨는 얼굴을 쓸어 내렸다.
이창근씨는 다른 동료들이 다 떠난 뒤 한참을 지나 급히 전화를 하며 법원 앞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