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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연수구 의회가 외유성 해외 연수 논란에 휩싸였다. 연수구 의회 의원 10명은 28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13일부터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미얀마 연수를 떠난다. 13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양곤에 도착한 후 일정을 소화하고 오는 17일 다시 양곤을 출발해 18일에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인천 연수구 외회, 외유성 해외 연수 논란

세부 일정을 살펴보면 외유성이라는 의혹이 짙어진다. 출발일인 13일과 입국일인 18일을 제외한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짜인 공식일정은 하루 3~4시간에 불과하다. 나머지 시간은 유적지 견학으로 잡혀 있다. 그나마 공식 일정 중에서도 16일의 명상 수행센터 방문(2시간 예정), 깐도지 호수공원 시찰(3시간 예정), 보족 아웅산 마켓 시찰(2시간 예정) 등은 관광성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결국 대부분의 일정이 외유성 관광으로 짜여 있다는 지적이다. 연수 시기 또한 문제다. 연수구의회는 지난 11일, 임시회 의사 일정을 마쳤다. 그리고 오는 11월 25일부터 12월 18일까지 정례회가 개최된다. 회기가 쉬는 기간을 이용해 연수를 다녀오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오는 25일부터 진행되는 정례회에서 예산안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내년도 예산은 물론 올해 추경 예산까지 의원들이 밤낮을 아껴 예산안을 살펴도 모자란 시점에 굳이 외유를 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또한, 이번 연수에는 의원들뿐만 아니라 이들을 보좌하기 위한 의회 사무국 직원 5명이 동행한다. 의원 2인에 1인의 보좌를 대동하는 셈이다. 이 역시 예산 낭비와 특권 의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인천시 연수구의회 의원들의 국외연수 세부 일정표 13일부터 4박 5일 간의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인 인천시 연수구의회 의원들의 국외연수 세부 일정표 <자료제공=인천시 연수구의회/사진=박봉민 기자>
▲ 인천시 연수구의회 의원들의 국외연수 세부 일정표 13일부터 4박 5일 간의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인 인천시 연수구의회 의원들의 국외연수 세부 일정표 <자료제공=인천시 연수구의회/사진=박봉민 기자>
ⓒ 박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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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논란에 대해 연수구의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연수구 의회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연수는 관광성 외유가 아니다"라며 "(미얀마의) 사회 복지 시설 등을 둘러보고 (연수구) 구정에 반영할 부분이 있는지 살피기 위한 목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선진지 견학이라면 왜 유럽 등이 아닌 미얀마냐"는 지적에는 "포커스를 어디에 맞추느냐의 문제이긴 한데 벤치마킹이라는 것이 꼭 잘 사는 나라에만 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그런 관점에서, 시각을 달리 보는 측면에서 미얀마를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방문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광성 외유는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수에 소요되는 예산과 관련해서는 "안전행정부에서 의원들의 연수를 위한 예산으로 책정되어 내려온 부분"이라고 말했다. 외유성 논란에 대해 연수구의회 이창환 의장 역시 "관광성 외유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 의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하루 4시간씩 봉사활동을 하는데 어떻게 관광성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예산 심사 기간과 맞물린 시기적 문제와 예산 낭비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연수구 의회 "문제없다"

이 의장은 "지난 7월에 의회가 구성돼 11월 말부터 예산 심사가 진행된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이번 연수에 소요되는) 예산은 안전행정부(아래 안행부)에서 내려온 것이지 우리가 별도 예산으로 집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안행부에 문의한 결과 '반드시 의원들의 연수에 집행되도록 지정된 예산'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행부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것(예산 집행의 세부 명목)을 안행부에서 지정하지는 않는다"며 "안행부에서는 예산 편성 기준이 있는데 이는 예산 편성에 있어서 단가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의회 경비는 한도를 얼마 이내에서 편성하라고 하는 (금액적) 한도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차이가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의원의 공무적 여행 및 국외 연수를 위한 비용은 얼마 이내에서 편성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지 연수를 가고 말고는 지자체 별로 조례 등에서 재량대로 정한다. 안행부에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인천시 전체가 재정적 위기에 직면해 예산 삭감을 통한 긴축재정 기조로 정책적 방향을 잡고 있는 시점에 진행하는 외유라는 점에서 향후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연수 이후 의원들은 오는 18일 입국한 이후 30일 이내에 연수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KNS뉴스통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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