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가 약물 투여로 사망했다는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일본 정부는 신빙성이 없다고 부인했다.

일본 공영 NHK에 따르면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7일 정례회견에서 "납치 피해자들의 생존을 전제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정부 활동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는 메구미의 사망을 목격한 북한 관계자를 면담한 일본정부 내 납치문제대책본부와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의 공동조사 보고서를 근거로 메구미가 지난 1994년 평양의 한 정신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최 대표는 "메구미가 입원한 정신병원에서 일했던 탈북자들에 따르면 메구미는 평양시 49호 병원에서 약물치료 등을 받았으며, 1994년 4월 병원에서 사망해 그의 시신을 인근 야산에 묻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메구미가 사망했을 당시 온몸에 청색 반점이 있었다"면서 "독극물이나 과다 용량의 약물을 먹거나 주사로 맞았을 때 나올 수 있는 소견"이라고 주장했다.

1964년 일본 니가타현 출신의 메구미는 13살 때인 1977년 집으로 가던 중 북한에 납치됐다. 북한은 메구미가 결혼해 딸을 낳은 후 우울증을 겪다가 1994년 4월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2004년 메구미의 유골을 일본에 전달했지만, 일본 정부는 다른 사람의 유골이라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며 반발했다. 지난 3월에는 양국 주선으로 메구미의 부모가 메구미의 딸이자 외손녀를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스가 관방장관은 메구미의 사망 경위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스가 장관은 "지금까지도 여러 정보가 나돌았고, 일본 정부는 납치 피해자 전원이 생존해 있다는 전제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메구미를 비롯한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전날 도쿄에서 집회를 열고 "아직도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정보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북일 회담 결과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으며, 정부가 언제까지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를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