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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쿠마가와(千曲川) 강가에서> ( 이마니시(今西 美奈子) 지음 / 가네야마(金山 崇) 그림  / まごころの集い社 / 2014.07 / 2000엔 )
<치쿠마가와(千曲川) 강가에서> ( 이마니시(今西 美奈子) 지음 / 가네야마(金山 崇) 그림 / まごころの集い社 / 2014.07 / 2000엔 ) ⓒ まごころの集い社
전쟁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기억을 남겨줍니다. 이마니시(今西 美奈子)씨는 장애 학생의 입장에서 전쟁을 겪었던 기억을 토대로 <치쿠마가와 강가에서>(千曲川のほとりで)라는 제목의 동화책을 썼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장애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전쟁과 학동 소개 작전의 경험에 한 기록입니다.

이마시니씨가 다닌 도쿄 광명양호학교는 1932년 도쿄도 신주쿠 부근 세타가와 구에 세워졌습니다. 이마니시씨는 소아마비 장애를 지닌 채 광명양호학교를 다니다가 1951년 중학부를 졸업했습니다. 그 때 광명양호학교 마츠모토 교장 선생님은 열성적인 교육열과 장애 학생에 대한 진보적인 교육관을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소개 작전에서 제외된 장애 학생들

1937년 일본 소와 정부는 중국과의 선전포고를 통해서 전시 체제로 돌입합니다. 이후 일본군은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하여 미국과의 전면전에 들어갑니다. 전쟁이 심해지고, 패전 기운이 짙어지자 일본 정부는 1944년 8월부터 초등학교 3학년에서 6학년을 대상으로 전투 배치라는 명목의 학동 소개 작전을 시작합니다.

학동 소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도시지역의 미군 공격을 피해서 시골이나 온천 지역 여관으로 집단 피난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학동 소개 작전은 전쟁에 필요한 군 인력을 키우고, 국가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시작됐습니다.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약 45만 명에서 60만 명이 이 작전에 동원됐다고 합니다.

학동 소개 작전에 참가한 초등학생은 국가로부터 체재비(본래 살던 곳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머물 때 드는 비용)를 받았습니다. 아이들은 교사들의 교육과 지도를 받으며 단체 생활을 했습니다. 낮에는 공부를 하거나 먹거리를 찾아다니고, 시골이나 산골에서 농사일을 돕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학동 소개 작전이 일본 전국적으로 펼쳐지고 있을 때 유일하게 존재했던 학교가 있습니다. 광명양호학교는 이 소개 작전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장애 학생들에 대한 교육 투자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부담스러운 짐으로 간주했습니다.

광명양호학교 교장 마츠모토 선생님은 전시 도쿄에 있는 학교생활에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여러 번 일본 정부나 교육 당국에 장애 학생들도 소개 작전에 참가할 수 있도록 요구했지만 거절당합니다. 마츠모토 교장 선생님은 이에 실망하지 않고 직접 학동 소개 작전을 계획합니다. 장소를 정하고,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광명양호학교 학생들도 소개 작전에 참가합니다.

이렇게 장애 학생들이 옮겨간 곳이 나가노 현의 치쿠마가와(千曲川) 강가에 있는 마을입니다. 이곳으로 옮겨 온 열흘 뒤 도쿄에 있던 광명양호학교는 미군의 폭격으로 사라지고 맙니다. 치쿠마가와 강가에서 장애 학생들은 낮에는 공부를 하거나 먹거리를 찾아다니고 농촌 일손을 도왔습니다.

일본에서 장애 학생 의무 교육이 시행되기까지...

이들은 전쟁 이후에도 4년을 더 치쿠마가와에서 생활합니다. 비록 전쟁은 끝났지만 이들이 돌아갈 학교는 폭파되어 갈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쟁 뒤 학교 건물이 지어진 뒤에야 이사를 합니다. 이후 마츠모토 교장 선생님은 일본 정부나 교육 관계자, 정치인들을 만나 장애 학생 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전쟁 이후 장애를 지닌 학생이 12만 명을 넘었지만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학교는 없었습니다.

마츠모토 광명양호학교 교장 선생님은 이후 일본 정부를 상대로 끊임없이 장애 학생 교육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1954년 일본 정부는 장애아에 대한 의무 교육을 시행합니다.

지은이 이마니시씨는 소아마비라는 심한 장애를 지니고 있었지만 광명양호학교에서 마츠모토 교장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학교에서 간호사의 도움과 선생님들의 가르침 속에서 전쟁 속에서도 무사히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때 당시의 어려움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2014년 8월 현재, 전후 69년을 맞이하여 일본 TV나 신문에서 유난히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에 기사가 많습니다. 전쟁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몸이 불편한 장애 학생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일이 책으로 엮였습니다. 이러한 일은 장애 학생에 대한 애정과 교육적 신념과 확신을 가진 마츠모토 교장 선생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참고 누리집> 광명양호학교(光明養護學校) 누리집, http://www.komei-sh.metro.tokyo.jp, 2014.8.11.
참고 방송> NHK e-tv, 전투 배치되지 않은 지체 부자유 학동 소개  http://blog.livedoor.jp/hanatora53bann-tanosiiburogu/archives/51936179.html, 2014.8.11.
참고 자료> 글 : 이마니시(今西 美奈子), 그림 : 가네야마(金山 崇), 감수: 다카모리(高森 敏夫), 치쿠마가와(千曲川) 강가에서, 발행: まごころの集い社, 2014.
참고 자료 아사히 소학생 신문, 2014. 8. 4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치쿠마가와(千曲川) 강가에서>( 이마니시(今西 美奈子) 지음 / 가네야마(金山 崇) 그림 / まごころの集い社 / 2014.07 / 2000엔 )



#이마니시(今西 美奈子)#치쿠마가와(千曲川) 강가에서#광명양호학교(光明養護學校)#나가모리(高森 敏夫)#장애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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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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