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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사려니숲 가는 길목에서
▲ 제주 길가에서 제주 사려니숲 가는 길목에서
ⓒ 배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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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사정으로 제주도에 머물기 시작한 지 어언 몇 달이 지났다.

차량도 힘들게 배로 실어오고 활동을 시작한 지 좀 되었지만 그래도 낯설기는 매한가지. 조금씩 적응을 해나가고 있는 와중에 발견한 것은 제주도의 운전환경이다.

경차를 타는 내게 제주도는 정말 좋은 곳이자 힘든 곳이다. 최고속도가 80km이기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굳이 힘들게 밟지 않아도 수월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 하지만 한라산 자락에 있는 1100 고지나 516 도로의 엄청난 경사는 비명을 지르게 한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많고도 많은 렌트카들. 관광지로 유명한 제주도란 곳을 오게 되면 여행을 하러 온 것일테고, 생활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여유를 가지고 해소하기 위해서 온 것이리라. 하지만 많은 렌트카들이 그 스트레스를 스피드로 풀려고 하는 건지 엄청난 속도들을 낸다.

특히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는 해안도로에서 경치를 즐기려고 조금만 속도를 줄이면 뒤에서 하이빔을 쏴대면서 빵빵거린다. 그리고 2차선 도로에서 중앙선은 무시한 채 추월을 해버린다.

그래도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다음 기회에 그 풍경을 즐길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언제든 나와서 볼 수 있으므로. 하지만 며칠 여행오는 여행자가 굳이 그렇게 규정속도를 무시하면서 밟을 이유가 있을까? 풍광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오로지 스피드를 즐기기 위해서 오는 걸까?

일정 때문에 바빠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가끔 숲속길에 천천히 몰고 지나가면서 숲의 향기를 느껴 보기도 하고 갓길에 잠시 정차해서 새소리에 귀를 귀울여 보기도 하자. 여행을 하게 되면서 느낄 수 있는 한 가지가 더 생길 것이다.


태그:#운전, #습관, #과속, #난폭운전,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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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마나님과 4마리의 냥냥이를 보필하면서 사는 한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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