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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4월 더위가 일찍 찾아 온 날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아니 그들에게는 특별한 결혼식이 아닌 누구나 하는 결혼식 중 하나 였지만, 결혼식을 진행하는 나도  그리고 결혼식을 준비하는 그들도 결코 쉬운 날은 아니었을 것이다. 홍정만 이라는 사람을 찾은 그들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양 팔이 없는 후천성 장애를 겪는 남편을 만났고, 사랑하여 집안의 모든 반대에도 오랜 시간 설득하여 양가의 허락을 얻은 당당한 결혼식이었다.

결혼을 하는데 비용이 1-2억 원이 들어간다고, 배우자로서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전문직 이라고 결혼정보 업체의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현대의 결혼식이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순애보의 사랑이 존재하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야 할 것이다.

2014년 합리적인 웨딩의  선호로 가격의 거품은 줄고, 품격은 상승하였다. 과거 바가지 옵션, 비싼 식대, 불친절한 웨딩이라는 오명을 받아 왔다면 올해는 그런 시선을 정화하는 해가 아닐까 생각한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불친절 사례 등이 적나라하게 공개돼 예비 신랑·신부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웨딩플래너에 의존하던 패키지 옵션은  토탈 웨딩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거듭났다. 가격에 대한 판단에서부터 결정까지 손쉽게 할 수 있게 됐다.

'결혼식 10분 전 이런 예식장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결혼식 10분 전  정신이 없는 순간을 틈다 온갖 옵션을 요구하던 문화도 거짓 말처럼 사라지고 있고, 찾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뿐만 아니라  케이크커팅, 샴페인 샤워 등  다소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던 옵션들이 서비스로 전환되거나, 산규로 만들어진 예식장에서는 빠지기도 했다.

가족 중심의 결혼식

어렷을 적 동네 마을 주민들이 모여 음식을 장만하고 그 음식을 예식장에서 나눠주고 어려운 살림에 보탬이 되라고 일손을 돕고 조금씩 냈던 축의금 문화는 어느 순간 수금과 같은 문화로 전락했다. 그렇다 보니 정작 주인공 신랑·신부에 대해서 알지 못하더라도 어른들 사이의 약속이 존재하였다.

그러나 요즘 이런 문화도 좀 달라졌다. 친분이 있는 가족 중심의 주인공인 신랑·신부 중심의 최소화된 결혼식 문화로 자리 잡혀 간다는 사실에 주목 할 필요가 있다. 과거 안면도의 한 지주의 결혼식에 하객이 500여명 가량 몰렸던 적이 있었다. 하객의 대다수는 신랑의 아버지 손님 이었던 것이다.

과거 하객에 대한 스트레스로 '하객 품앗이·하객 대행'이라는 문화가 만들어 졌다면 이제는 소수의 인원만 모시고 하는 결혼식이 유행이다.

그러나 웨딩의 공장의 오명을 벗지는 못해

영화 '모던 타임즈'의 한 장면을 보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생산 라인처럼 잠시 잠깐  이라도 눈을 떼면 모든 것이 밀려 망가져 버린다. 나는 현재의 예식장 시스템을 보면 영화속 한 장면이 떠오른다.

아니 오히려 더 긴박하다. 한 시간의 대관 속에 실제 결혼식을 진행 하는 시간은 25-30분 가량 남은 시간은 사진 촬영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다음 예식을 위한 준비 시간으로 활용 한다. 만약 3분 - 5분 가량이 지연 된다면 그 날 결혼식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하게 진행 될 것이다. 간혹 이러한 부분으로 인하여 결혼식의 질이 하향되고, 고객의 불만을 염두하여 1시간 30분 간격으로 대관을 하는 예식장이 존재하지만 매출을 계산해 보자면 30분의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품격과 격식을 차리는 예식장은 되었지만 정작 웨딩의 공장이라는 오명을 벗기에는 부족 하다. 

영상편지를 만들고, 종이 비행기를 날리고

특별한 결혼식을 위하여 전문 사회자를 고용하고, 주례사의 순서를 빼거나 또는 간소화 하는 노력은 2014년 그 속도가 점점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특별함을 만들기 위한 신랑/신부의 노력들 역시도 돋보이는 한 해가 될 것 이라는 전망도 있다. 축포 대신에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는 반면, 특정 예식장은 풍선을 날리는 시설이 마련되어 하늘에 풍선을 날리기도 한다.

눈물 흘리는 신부를 배려하여 부모님께 영상을 만들어 마음을 전하는 영상편지 역시 감동적인 순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결혼식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특별한 순간과  추억을 기대 한다.

비록 아이 셋을 둔 늦 깍이 부부의 결혼식 이라고 할 지라도 결혼식에 대한 그들의 마음은 같다는 것이다. 7년의 동거 끝에 결혼한  한 부부의 결혼식, 신랑의 늦은 프로포즈에도 감동하여 눈물 흘리는 것 그것은 어떤 물질적 연출이 아닌 백년가약을 맺은 그저 평범한 주인공의 모습인 것이다.

작성자는 오랜 시간 결혼식을 직접 준비하고 만들어 준 경험자로 전국의 수 많은 예식장을
현장에서 직접 관찰하고 변화하는 문화에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자리에서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태그:#결혼식, #결혼식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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