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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TBC> 양자토론회에 출연한 권영진, 김부겸 후보는 '박근혜 마케팅' 관련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갔다.
 29일 양자토론회에 출연한 권영진, 김부겸 후보는 '박근혜 마케팅' 관련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갔다.
ⓒ 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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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마케팅'이 대구시장 선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권영진 후보는 김부겸 후보를 향해 "앞에선 박 대통령과 친한 척 해놓고 뒤에 가서는 '독재자의 딸'이라는 '못된 말'을 한다"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이에 질세라 김부겸 후보는 "정치를 하다 보면 자기가 속한 진영의 논리에 따라 그런 발언을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먼저 지난 20일, TBC를 통해 방영된 '대구시장 후보 4자 TV토론회'에서 권 후보는 김 후보에게 "지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향해 '오만', '불통' 등의 말을 써가며 비판해놓고 요즘은 박 대통령과 찍었던 사진을 들고 나와 친분을 과시하는데 태도가 너무 다른 것 아니냐"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그것은) 박 대통령을 조롱하고 '박근혜 마케팅' 하는 것 아닌가"라며 '박근혜 마케팅'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김 후보는 "(박 대통령과) 친분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새누리당 후보가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건 괜찮고 야당후보는 그러면 안 되는 거냐"라며 대립했다.

권영진 "친하다고 해놓고 '독재자의 딸'이 웬말인가"

김부겸 후보는 가정 마다 배달된 선거공보물에 지난 2008년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기공식 때 박 대통령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박장대소하는 모습이 포착된 사진을 실었다.
 김부겸 후보는 가정 마다 배달된 선거공보물에 지난 2008년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기공식 때 박 대통령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박장대소하는 모습이 포착된 사진을 실었다.
ⓒ 김부겸 후보 공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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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후보는 가정마다 배달된 선거공보물에 지난 2008년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기공식 때 박 대통령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박장대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실었다. 지난 29일에는 대구시내에 걸려 있던 현수막도 교체했다. 이전까지는 김 후보 본인의 얼굴과 이름, 기호, 공약만 넣었지만 바뀐 현수막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지난 26일 열린 '대구시장 후보 다자 TV 토론회'에서 권영진 후보는 "김 후보는 지난 2011년 12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때 당시 박근혜 위원장을 향해 '독재자의 딸'이자 1970년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한나라당을 대표하는 것은 '국가의 불행'이라고 하지 않았냐"라며 질타했다.

이어 "심지어 2012년 1월 광주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 합동연설회에서는 '박근혜에게 경고합니다, 대구를 떠나지 마십시오, 대구에서 김부겸과 한 판 붙읍시다, 독재자의 딸이 센지 김부겸이 센지 한번 붙어봅시다'라고 말하지 않았냐"라며 "저는 그걸 듣고 섬뜩하다"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또한 "(김 후보는) 또 2012년 1월 당대표 경선 당시 대전에서 유세할 때는 '박근혜의 허상이 지배하는 대구', '박근혜의 기만과 가식을 고발하겠다', '아버지가 물려준 장물로 분칠한 얼굴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구에서 하는 말과 서울에서 하는 말, 대전과 광주에서 하는 말이 너무 다르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권영진 후보의 거센 공세에 김부겸 후보는 "권 후보도 당내 경선을 치러보지 않았냐"라며 "치열하면 격한 발언을 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현에 있어 지나친 부분이 있었거나 상처가 되는 말이었다면 대단히 미안하다는 말씀드린다"라고 수습했다.

김부겸 "정치적 입장 다를 땐 그런 표현 하기도 한다"

지방선거를 앞둔 29일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측은 대구 시내에 걸린 현수막을 전면 교체했다. 슬로건은 '대통령과 협력하여 대구발전'이며 김 후보가 과거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사진도 포함됐다.
 지방선거를 앞둔 29일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측은 대구 시내에 걸린 현수막을 전면 교체했다. 슬로건은 '대통령과 협력하여 대구발전'이며 김 후보가 과거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사진도 포함됐다.
ⓒ 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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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는 다음 날인 27일에도 각각 보도자료와 성명서를 내고 공세를 이어갔다. 권영진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부겸 후보가 대구와 광주·대전·서울에서 하는 말이 너무 다르다"라며 "최근 김부겸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 친하다, 환상의 조합이다'라고 한 말과 극명하게 달라 진정성에 큰 의혹을 갖게 됐다"라고 전했다.

권 후보는 또한 김 후보가 언론을 활용하여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권 후보는 "김 후보는 지난 24일 TV 방송연설에 나와 2008년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기공식 때 박 대통령과 함께한 사진을 보이면서 박 대통령이 '대구의원들은 지역구 행사에 잘 안 나온다'고 말씀했다고 전하고 이를 두고 '참담한 이야기이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권 후보는 "이날 기공식 행사에는 당시 지역구 12명 국회의원 중 8명이 참가했다"면서 "김 후보가 왜 백일하에 드러날 사실을 거짓말 했는지 모르겠다, 정체를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부겸 후보 측도 즉각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 후보는 "제가 야당 의원이나 대선 선거대책본부장 때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상대에 대한 비판이나 입장 표명이 있을 수는 있다"라며 "하지만 그것은 서로 다른 당 입장에서 견제와 균형을 이뤄 더 나은 결론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후보는 "저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도 당적을 떠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라며 "비록 당이 달라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 관계지만 대구 발전을 위해서라면 개인 친분이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체를 모르겠다'는 권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저의 정체성을 밝히라면 한 마디로 '실용주의자'"라며 "대구의 병(病)을 고치기 위해서라면 아무리 오해를 받고 치욕스러운 일을 당해도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 "박근혜 얘기 작작 좀 하라"

'박근혜 마케팅'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28일 <영남일보>와 '대구 CBS', '대구경북전문직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시민참여 토론회에서도 권영진 후보는 김부겸 후보를 향해 "자신의 이득을 위해 박 대통령을 '독재자의 딸', '아버지의 장물로 분칠한다'라고 비방했는데 이제 와서 박근혜 대통령과 협력하겠다는 걸 이해 못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부겸 후보는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렸고 자꾸 저를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지 말라"고 대응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 몇 명은 권 후보에게 "그런 식으로 토론할 거면 안하는 게 낫겠다", "박근혜 얘기 작작 좀 하라"고 타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29일 저녁 TBC를 통해 방영된 양자 토론회에서도 자유토론의 첫 화두는 '박근혜 마케팅'이었다.

권영진 후보는 "(김 후보는) 선거전략으로 '박근혜 대통령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실컷 '독재자의 딸'이라고 비방하더니 협력하러 왔나, 싸워서 꺾으러 왔냐"고 몰아세웠다. 이에 김 후보는 "내 지역 살리겠다고 힘을 합친다는 건 축복할 일이지 시비걸 일이 아니"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권 후보의 논리대로라면 영원히 한 당만 뽑아야 하나, 그건 아니다"라며 "이번엔 야당 시장을 뽑아서 화해와 상생을 이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다시 권영진 후보는 "그런 모진 말을 할 때 박 대통령의 심정을 생각해보라"라며 "자기(김 후보) 철학대로 가라"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차라리 '박근혜 대통령은 독재자의 딸이다, 내가 대구를 심판해서 민주주의의 성지로 만들겠다'라고 말하는 게 낫겠다"라고도 했다. 김부겸 후보도 지지 않고 "지금 대구를 살리겠다는 과제에 있어 대통령이나 야당시장 둘 다 목적이 뭐 다르겠나"라며 "제 발언이 대통령께 상처가 됐다면 얼마든지 사과드릴 것이지만 자꾸 저를 파렴치하게 몰지 말라"라고 맞섰다.

계속되는 네거티브 공방에 대구시민들은 염증을 보이고 있다. 28일 만난 이아무개(62·남)씨는 "두 후보 모두 적당히 했으면 좋겠다, 저런다고 서로 득 될 게 뭐 있냐"라고 지적했다. 29일 TBC 방송토론회를 지켜본 박아무개(65·남)씨도 "서로 똥물 튀기며 싸우는 꼴"이라며 "좋은 정책 소개하는 것도 시간이 모자를 텐데"라고 말했다. 김서연(25·여)씨도 "오랜만에 대구에서도 '경쟁'하는 선거가 치러질 거란 기대를 했는데 두 후보가 네거티브를 하니 김이 샌다"라며 답답해 했다.

덧붙이는 글 | 박윤정 기자는 <오마이뉴스> 지방선거 특별취재팀 입니다.



태그:#6.4지방선거, #대구시장, #권영진, #김부겸,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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