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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본수 인천시 교육감 후보.
 이본수 인천시 교육감 후보.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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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30일 오전 11시 50분]

"극단적 투쟁일변도인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를 통해 인천 교육이 변화하기보다는 보수적 가치를 중시하는 저를 통해 바꾸는 게 좋지 않겠나."

6·4 인천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본수 후보의 말이다. 28일 오전 인천 주안동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이본수 후보는 전교조에 대한 날선 비판을 내놓으며 민주진보 단일후보인 이청연 후보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이 후보는 본인이 보수진영(올바른교육감추대 인천회의)의 단일후보로 추대된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같은 보수성향인 안경수 후보가 이 후보에 대해 '보수단일후보 명칭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인터뷰 직후인 29일 인천지방법원은 "이 후보는 선거운동기간 '보수단일후보' 명칭을 사용하면 안 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특히 이 후보는 딸 셋이 모두 서울의 유명 특목고를 졸업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인천교육을 책임지겠다며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정작 자신의 자녀 교육을 서울에서 시켰다는 점에서 자격 시비 논란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아내나 아이들이 서울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해 이사한 곳이 강남구 서초였고, 아내는 좋은 학교를 보내기 위해 경쟁이 가능한 교육을 아이들에게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이사를) 가보니 주변에 꽤 좋은 강남 8학군 학교들은 많았지만 배정이 안 돼 못 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또 세금체납액 약 315만원에 대해서도 "주로 부동산세 관련으로, 제가 서울로 이사를 가면서 제대로 처리를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선거공보물에서 "전교조가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란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성명를 내고 "일부 교육감 후보들의 전교조 허위비방이 도를 넘어섰다, 이는 정책의 빈약함을 색깔론으로 채우는 부도덕한 선거 방식"이라며 "선거 후 명예훼손과 선거법 위반으로 형사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 반발했다.

이 후보 캠프 공보팀은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거공보물은) 캠프가 아니라 선거 기획사가 만든 것"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를 통해) 보수 결집 효과를 노리는 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본수 후보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물은 교사 43인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이 현장에 갔어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며 "도의적 책임은 있어도 대통령 하야나 퇴진을 외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교사로서 양심의 발로에서 한 행동"이라고 주장한 이청연 민주진보 단일후보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본수 후보는 인천에 있는 인하대학교에서 1982년부터 화학과 교수로 임용돼 이후 2006년 부총장, 2009년 총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공업화학회 고문, 인천장애인평생교육통합진흥회 상임고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이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요지이다.

"공익적이지 않고 잘못 운영한다면, 자사고도 일반고 전환 시킬 수 있어"


- 인천시교육감 선거에 뛰어든 이유와 포부를 말해 달라.
 
"인천 교육에 문제가 많다. 나근형 현 교육감께서 재판도 받고 있고, 교육청 청렴도도 국내 거의 꼴지 수준이며, 학생 학력도 매우 낮은 축에 속한다. 학생 자살률도 OECD 국가들에 비해 인천지역이 특히 좀 더 높은 편인데, 변화의 징조가 안 보였다. 결국은 이런 교육 시스템 안에 없었던 외부의 전문가가 진단과 처방을 정확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거기에 제가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 이제껏 본인이 걸어온 길의 철학을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제 이름이 '근본 본'에 '지킬 수' 한자를 쓴다. 한 마디로 원칙대로 살라는 건데, 그렇게 충실히 살아왔던 것 같다. 인하대 총장시절 사람들이 저를 '3투명'이라고 불렀다. 당시 총장으로서 '교수 인사권과 회계관리, 건물구매 등 사업관리에 투명했다'는 뜻이다. 저는 비리로 얼룩졌던 인천교육에도 이런 게 필요하다고 본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지 않겠나.  

제가 어려서 편모슬하 외아들로 자랐는데, 물질적으로 풍요한 삶은 아니어서 저는 스스로 개천에서 용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도 그럴 수 있도록 학교가 뒷받침하고 싶다. 안 좋은 여건에 있는 사람도 열심히 교육받으면 성공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겠다.

이본수 인천시 교육감 후보.
 이본수 인천시 교육감 후보.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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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이 총장 등 30년 이상 근무했던 인하대는 사립학교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건 결국 평등한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 공공성과 관련된 건데, 본인은 사학총장이지 않았나.
"사립학교는 설립주체가 개인 또는 개인이 출연한 법인이지만 교육 자체는 공익적인 목적이다. 가끔 일부 사학법인 책임자들이 돈을 유용하고 횡령하지만 그건 그들의 잘못일 뿐 사학 전체의 문제는 아니지 않나. 사학의 교육내용이 만일 공익적이지 않으면 야단을 맞아야지.

(등록금이 비싸다고 비판받는 자율형 사립고는?) 자사고는 신자유주의가 팽배할 때 선택과 집중, 경쟁이 강조되면서 수월성에 입각한 교육이 이뤄졌던 거다.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학생들이 비싼 돈을 내는 건데, 모든 교육이 그럴 필요는 없지 않겠나. 그러나 비싼 교육비를 내는데도 교육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유가 구조적 모순 때문이라면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등) 아예 통째로 학교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 이청연 후보는 전교조를 안고 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본수 후보는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모두가 자기 직군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고 본다. 교육하는 사람들이 정치투쟁만 하면 교육이 잘 되겠나. 저는 여기에 대해 반대하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는다. 전교조가 정치적인 것은 좀 덜했으면 좋겠다. 다만 저는 인하대 총장 때도 운동권 학생,교수들과 폭넓게 얘기한 사람이라서 듣고 대화를 나누는 데는 별로 거부감이 없다.

세월호 참사 당시 아이들을 살리지 못했다며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교사들에 대해서는, 사실 사고 당시에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등이 현장에 즉시 갔어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도의적이고 정치적 책임이 있다고는 하지만 하야나 퇴진을 외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제가 교육감이 되면 그 분들을 설득해서, 초심을 찾을 수 있게 같이 갈 것이다."

"'온고지신' 등 보수적 가치 살려 인천교육을 변화시키겠다"

- 대학 총장 등 주 경력들이 모두 대학교육 관련이라 초·중·고 보통교육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교육감이 다루는 건 유·초·중·고까지 약 12~13여년의 범위다. 그러나 교육감이 현장에서 직접 가르치는 건 아니다. 교육 전체를 보는 건 교육철학과 경영·관리 측면에서 잘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 후보들의 교사 경력은 일부의 나무를 볼 수는 있어도, 유·초·중·고까지 아울러 숲을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저처럼 멀리서 보는 시각이 훨씬 더 유리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제가 일했던 인하대의 경우는 교수만 해도 800~900명 된다. 제가 인하대 재직 당시 교육이나 연구 면에서 전국에서 손꼽히는 레벨로 만든 것처럼, 교육지원청과 장학관·교장·교사들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거다. 저는 매우 거시적인 관점에서 크게 볼 수 있다."

- 딸 세 명이 모두 서울의 유명 특목고에 갔다는 비판이 있는데.
"당시 아내나 아이들이 서울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해 이사한 곳이 강남구 서초였다. 아내는 아이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경쟁이 가능한 교육을 시키고 싶은 바람도 있었을 거다. 그런데 (이사를) 가보니 주변에 꽤 좋은 강남 8학군 학교들은 많았지만 배정이 안 돼 못 갔던 것이다. 학교 배정방식을 모르고 서울로 이사한 것이다.

그래서 근처에 가능한 학교를 찾아보니 시험 보는 학교들이었고, 다행히 성적이 괜찮아 레벨이 높은 외고를 갔던 것이다. 당시 저는 서울에서 인천시에 있는 인하대로 출퇴근 했다. (선관위에 기재된) 체납액 약 315만원은 이사 당시 제대로 처리를 못해 생긴 토지세·건물세 등 부동산세금이다. 이후 다 납부했다."

- 같은 진영 안경수 후보가 이본수 호부의 보수추대 명칭에 대해, '보수단일후보 명칭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잡음이 많다. 그럼에도 본인이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제가 이제껏 네거티브를 하는 보도자료를 낸 것이 거의 없다. 지난번 보수 단일화 과정에서도 한 번도 저는 제 의견을 강조해 튀어나간 적이 없다. 교육감으로서 당선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선과정도 중요하며,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이번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인천 교육에서 가장 시급한 건 아이들 몸에 습관화 된 안전훈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아주 짧은 순간에 판단을 내리고 살아남으려면 그런 걸 훈련해야 한다고 본다. 또 바다에 위치한 인천지역의 특성을 감안, 인천시에 특화된 해상안전문제를 철저히 교육시키겠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현재 인천교육청은 비리 문제로 시끄럽다. 그러나 교육감부터 스스로 청렴하다면, 인사권을 투명하게 발휘한다면 문제 발생 가능성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고위직의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처럼 제도를 엄격하게 만들고, 이어 개방형 감사관제에서 외부 전문가 기용·내부고발 활성화 등을 마련하겠다. 

극단적인 투쟁일변도인 전교조를 통해 인천 교육이 변화하기 보다는 보수적 가치를 중시하는 저를 통해 바꾸는 게 좋지 않겠나.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앎)이라는 말처럼 옛 가치를 통해 지킬 건 지키자는 게 보수적인 제 입장이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도 가정을 중시하는 인성교육을 더욱 더 강화시키겠다."


태그:#인천교육감, #교육감선거 후보, #이본수 후보, #보수추대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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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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