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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의 대중문화계는 모두 정지 됐다. 방송연예계는 물론 음악계 등 여러 일정들을 미루며 참사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참사 19일째가 되는 현재, 잠시 숨죽였던 대중문화들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대중음악, 가요계만은 아직 우려 섞인 목소리와 함께 정상화에 더딘 모습이다.

지난 4월 25일, 공연 개최 전날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4'(이하 뷰민라)는 고양문화재단의 합의 없는 '일방적인 취소' 통보를 받았다. 고양문화재단은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와 실종자 그리고 가족들의 슬픔을 뒤로한 채 어떤 형태의 공연도 정상진행에 협조할 수 없다"며 일방적인 통보를 한 것이다. 참사에 대한 애도를 뜻하며 위로와 치유를 주기 위해 공연을 준비한 아티스트의 뜻과 4일에 걸쳐 진행될 '뷰민라'는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렸다.

그러나 5월 3일 세계적 야외음악당인 LA 할리웃보울에서 개최된 한인음악대축제 '제12회 코리안 뮤직페스티벌'은 '뷰민라'와 달리 정상적으로 개최됐다. 공연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밀려온 절망과 불안을 희망으로 노래하고 서로의 아픔을 위로해주는 자리가 됐다.

이처럼 음악의 기능 중 '치유'는 수많은 사례로 입증됐지만 음악을 단순한 오락으로만 대한 무지한 고양시에 대해 수많은 아티스트들은 반발했다. 보드카레인 주윤하는 "뷰민라 공연 취소 사건을 보면서, 이 나라가 음악을 또 음악하는 사람을 얼마나 가벼이 여기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라고 의견을 남겼으며, 가수 배철수는 라디오 방송 중 '뷰민라'가 취소된 사실을 전하며 "사실 음악으로 치유 받고 위로 받을 수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뷰민라'사건은 단순히 고양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중음악과 공연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한 고양시장 예비후보는 '세월호 통곡 속 풍악놀이가 웬말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대중음악을 '딴따라들의 풍악놀이'라 비하했다.

이렇게 이번 '뷰민라' 사건은 사회가 느끼고 받아들이는 대중문화, 특히 대중음악의 인식에 대해 드러내주는 바로미터가 됐다. 클래식 공연이나 연극, 뮤지컬 등은 연기나 취소되지 않고 오직 대중음악만이 비난과 질타를 받자 대중음악의 진짜 기능을 되돌아봐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고 김광석은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예정된 콘서트를 진행했으며, 미국의 경우 9·11테러 사건 이후 쉬지 않고 각지에서 추모공연이 이뤄졌다. 그리고 현재 세월호 참사 이후 작곡가와 가수들이 이번 사건을 추모하는 음악을 계속 만들고 있다.

가수 김C는 이번 '뷰민라'사건에 대해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음악으로 위로 받아본 적 없는 이들이 있다면 인생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음악은 흥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뮤직채널>에도 보냈습니다.



#뷰민라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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