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비탄에 빠진 가운데 경기도 전곡초등학교총동문체육대회가 개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전곡초등학교총동문회(회장 양승권)는 김규선 연천군수, 왕영관 연천군의회 의원, 김광철 경기도의회 의원 등 내빈과 동문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제24회 총동문체육대회를 모교 교정에서 개최했다.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로 사망자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대다수 지방자치단체는 예정된 각종 축제와 행사 등을 취소 또는 연기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도 후보자 경선 등을 전면 중단했다. 이런 와중에 총동문체육대회를 강행된 것을 두고 주민들의 비판이 거세다.
특히 동문 출신으로 전곡초등학교 총동문회장을 역임한 김규선 연천군수가 참석한 행사이기 때문에 비판의 수위가 높다. 한 주민들은 "국민의 아픔을 외면하고 행사 진행을 방조한 연천군수의 태도에 큰 실망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경기도체육대회와 포천38선 하프마라톤대회도 무기한 연기됐다. 포천시 관계자는 "지난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고 실종자들의 빠른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애도의 뜻과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기 위해 행사를 무기한 연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인근지역에 있는 연천초등학교총동문회와 대광초중고총동문회도 체육대회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해 전곡초등학교 총동문체육대회 개최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전곡초등학교 총동문회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이미 많은 준비가 진행돼 개최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연천군수를 비롯한 현직 의원들과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이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오히려 (동문체육대회를) 선거홍보의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