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경기도 안성시민회관 투표장에서 실시한 안성신협 이사장 투표에서 1820표 중 1075표를 득표해 이사장으로 송창호씨가 당선되었다. 이에 곧 취임을 앞둔 송창호 당선인을 지난 24일 안성 신협 이사장실에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안성 최초 신협 이사장 선거, 변화의 열망 담겨- 먼저 안성 신협은 어떤 곳인가요?"올해로 33년째 되는 곳으로 초창기 자본 30만 원에서 현재 1500억 규모의 신협으로 성장한 곳입니다. 초창기 성당 창고에서부터 시작한 걸 생각하면 장족한 발전입니다. 전임 이사장의 노고와 실무자들의 분발로 인해 2014년 전국 최우수 신협으로 선정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신협 평가기준 조건 중 순 자본 비율, 연체비율, 자산 수익률 등 이 세 가지 부분에서 모두 최고를 달성한 쾌거(트리플 크라운)를 실현한 알찬 곳입니다."
- 그동안 안성에서는 신협 이사장이 임명직이었는데, 이번에 안성에서 최초로 이사장 선거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배경이 있다면요?"제가 생각하기엔 이사장직이 봉사직에서 상근직이 되면서 그에 걸맞은 임금과 대우가 주어지니까 다양한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볼 수 있죠. 앞으로도 전형위원회에서 임명하던 방식이 아닌 선출 방식으로 계속 치러질 거라 봅니다."
- 임명직에서 선출직으로의 첫 발을 내디디신 거네요. 그렇다면 일장일단이 있을 텐데요?"순기능은 이사장직을 공개적으로 선출함으로써 다양한 인재가 등용될 수 있다는 것이고, 더불어 조합원이 선출한 이사장이라면 조합원의 이야기를 최대한 경청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 봅니다.
역기능은 선거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과 과열된 선거 승부욕으로 인해 불화의 씨앗을 남길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제 전국적으로도 신협 이사장직이 선출직이 되고 있는 추세이고, 순기능이 더 도드라지도록 제가 더 노력해야할 몫이라고 봅니다."
- 선거에서 소위 압승을 하셨는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한마디로 변화를 바라는 조합원들의 열망의 표현이라 봅니다. 초창기 멤버들의 고군분투가 이만큼의 신협을 이뤘습니다만 이젠 좌우도 살펴야 될 때인 거죠. 지역사회에도 지금 보다 더 기여하고, 조합원에게도 더 봉사해야 한다고 봅니다."
- 재임기간 4년 동안 이것만은 하겠다고 하시는 게 있을까요."한마디로 '건강한 논의 구조 형성'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논의 구조에 참여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구조입니다. 그로 인해 지역에서 어렵게 생활하며 한 푼 한 푼 모으시는 분들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마음을 헤아리는 따스한 곳이 될 것입니다."
- 안성 지역 12,000명 조합원 중 1800명 정도 참가한 선거라 아쉬운데요. 이유는요? "다들 생계형 조합원이 많아 평일에 시간 내기가 어려웠고, 거리상으로도 안성시민회관이어서 면단위 조합원들이 참여하기 힘들었기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걸 참고로 4년 뒤 치러질 신협이사장 선거에는 최대한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참 일찍도 물어봅니다만 당선 소감은요? 하하하하."솔직히 좋다는 마음은 지극히 적고, 큰 부담감과 책임감이 마음을 누릅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솔직히 상대방 후보가 이 선거로 인해 상처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 심정을 잘 알아요."
"특정 정당인 아냐... 나의 색깔은 따스한 색깔"- 잘 아시다니요. 무슨 말씀이신지?"사실 이번 선거는 안성 지역에서 저의 3번째 도전입니다. 제 나이 41세 때, 무소속으로 도의원에 출마해 700 몇 표 차이로 낙선했고, 정정당당하게 지지 않았다는 맘이 있어 한동안 가슴앓이를 했죠. 2차 도전은 8년 전, 안성시장 민주당후보 예비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습니다. 그후로 양계장을 하면서 조용히 살았죠."
- 그러고 보니 2전3기인 셈인데요. 조용히 살겠다는 맘이 어떻게 해서 바뀌었을까요."우리 가족들은 모두 건강상의 이유로 저를 말렸습니다. 하지만, 출마를 결심한 건 내 주변에 좋은 꿈과 좋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전 행복한 사람입니다. 함께한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었고, 앞으로 그분들의 좋은 뜻을 담아내겠습니다."
- 지역 사람들이 송 당선인의 당선을 자신의 일처럼 축하하더군요. 그 이유는?"그동안 동물병원을 하면서 시골 각 가정에 봉사하는 맘으로 왕진하며 살아왔죠. 안성의료생협 이사장직을 오랫동안 수행하면서 이권보다는 진심으로 사람을 섬기고자 한 걸 보신 것 같습니다."
- 지역에서 송 당선인에 대해 '색깔론'을 말하며 우려하는 게 있던데요."일부 사람들이 저를 보며 소위 '좌빨'이니 뭐니 하면서 걱정하십니다만 솔직히 저는 현재 특정 정당 소속도 아닙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최대한 정치인은 배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건 특정 정치노선이 아니라 조합원입니다. 제게 색깔이 있다면 조합원 한 분 한 분을 사랑하는 따스한 색깔일 겁니다. 허허허허."
인터뷰를 마치고 우리는 이사장실에 앉아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 송 당선자와 기자 단 둘이서 자장면을 먹으며 유쾌한 수다가 이어졌다. 수다와 점심을 마치고 사무실을 나섰다. 앞으로 그가 말한 대로 잘 해낼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