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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이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190억 달러에 인수했다.
페이스북이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190억 달러에 인수했다. ⓒ 페이스북-왓츠앱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거머쥐면서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페이스북은 20일(한국시각)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인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무려 190억 달러(약 20조 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120억 달러는 페이스북 주식으로 지급된다.

이는 페이스북의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으로 지난 2012년 인수한 '인스타그램'보다 16배에 달한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도 이 정도 규모의 인수합병을 한 적은 없을 정도로 페이스북으로서는 엄청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야후 출신의 엔지니어 잰 쿰과 브라이언 액튼이 2009년 내놓은 왓츠앱은 모바일 메신저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카카오톡(2010년), 라인(2011년)보다 먼저 세상에 나왔다.

한국에서는 가입자 수가 많지 않지만 북미와 유럽 지역을 선점하면서 4억5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라인보다 1억 명 많고, 카카오톡의 세 배가 넘는 거대한 규모다.

다른 모바일 메신저들과 달리 왓츠앱은 연간 0.99달러를 내야 하는 유료 서비스이지만 광고, 게임, 쇼핑 등을 모두 없애고 오로지 메시지 전송 기능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인수합병은 최근 젊은 이용자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인수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왓츠앱은 10억 가입자를 달성할 것"이라며 "목표를 달성하면 왓츠앱의 서비스는 믿을 수 없는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인수 배경을 밝혔다.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 소식에 네이버 '휘청'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일단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이를 반영하듯 페이스북의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를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몸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이다.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라쿠텐이 지난달 3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모바일 메신저 바이버를 '불과' 9억 달러에 사들인 것에 비하면 페이스북이 너무 '바가지'를 쓴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분석이 많다.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인수하면서 모바일 메신저 시장도 더욱 뜨거워졌다. 특히 라인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면서 네이버 주가는 하루 만에 8.13%나 급락하며 시가총액 2조가 증발했다.

북미·유럽 지역을 기반으로 한 왓츠앱과 일본·동남아 시장에서 강한 라인은 서로 시장이 다르고, 라인은 모바일 게임과 광고로 비교적 안정된 수익 구조를 갖고 있어 이같은 우려가 과장됐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라인이 일본·동남아, 카카오톡이 한국, 왓츠앱이 북미·유럽, 위챗이 중국 등 서로 시장을 나눠서 공략하던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은 이제 세계 시장을 놓고 '정면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전 세계 12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왓츠앱과 한몸이 되었고, 중국을 기반으로 6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위챗은 구글과의 공동 마케팅으로 본격적인 미국 진출에 나서는 공격적인 발걸음을 보여주고 있다.

모바일 시장에서 인스턴트 메시지가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토종' 모바일 메신저가 어떤 전략으로 맞설지 주목되고 있다.


#페이스북#왓츠앱#모바일 메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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