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겨울입니다. '폭염', '한증막', '땡볕더위', '불볕더위' 같은 말을 들을 때가 엊그제였는데 벌써 겨울입니다. 사람은 참 이상합니다. 더울 때는 빨리 여름이 가면 좋겠다고 하다가 막상 겨울이 되면 춥다고 합니다. 춥다고 타박만 할 때가 아닙니다. 준비를 해야 합니다. 겨울 준비 다들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사람과 집마다 겨울 준비가 다 다를 것입니다. 우리집은 보일러 청소로 시작합니다. 기름보일러라 1년에 한 번은 해야 합니다. 그래야 오래 쓰고, 열효율이 높습니다. 이 녀석이 우리집에 온 지도 10년입니다. 청소를 하지 않고 사용했다면 이렇게 오래 쓰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기름보일러 기름은 경유와 등유를 겸용해 쓸 수 있습니다. 경유는 열효율이 좋아 같은 양이라도 더 오래 땔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름값이 약 300원 정도 더 비싼 게 흠입니다. 결국 비용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경유는 등유보다 그을음이 더 많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경유를 때면 청소를 자주해야 합니다. 연통을 뜯어내면 검은 그을음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아빠 그을음 보세요. 이거를 다 청소할 거죠.""그럼, 그을음을 깨끗하게 제거해야 보일러가 잘 돌아간다. 그럼 방도 따뜻해지지.""아빠가 보일러 청소해서 우리 방이 따뜻해지니까. 좋아요."
아빠 옆에서 보일러 청소하는 모습을 보던 막둥이는 자기가 자는 방을 따뜻하게 해주어 고맙다고 합니다.
보일러 청소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연통을 뜯어내면 그을음은 막아주는 계단처럼 생긴 작은 쇠고리가 있습니다. 이것을 하나씩 꺼내 청소하면 됩니다. 요즘은 이런 것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1년에 한 번씩 해주니까, 생각보다 그을음이 적었습니다. 부지런하면 나중에 편안하다는 것을 보일러도 가르쳐 줍니다.
"생각보다 그을음에 적게 나오네요.""해마다 청소를 하니까. 그렇죠.""부지런하면 나중에 편하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네요.""무엇보다 기분도 깨끗하잖아요."지켜보던 아내도 한 마디 합니다. 보일러 청소를 할 때마다 마음이 깨끗합니다. 목욕을 한 후, 상쾌한 느낌처럼 말입니다.
다음으로 버너를 분리해야 합니다. 노즐을 청소하기 위해서입니다. 노즐을 깨끗하게 청소하면 기름을 잘 뿜어주기 때문에 화력도 좋아지고, 기름도 아낄 수 있습니다. 이 녀석이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그리고 너트와 나사가 숨어 있기 때문에 푸는 것이 어렵습니다. 맨 처음 보일러 청소를 할 때 버너를 분리하는 것이 겁났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거짓말 조금 보태 '눈 감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손을 넣어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이번에는 이물질이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역시 청소를 해마다 했기 때문입니다. 보일러도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겨울 준비는 보일러 청소를 시작합니다. 조금만 알면 혼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열효율도 높아지고, 기름도 아끼고 또 보일러 청소값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일석삼조'입니다. 보일러 청소로 올겨울 따뜻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