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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는 삐끼반 사람반

오랜만에 찾은 대학로 1번 4번 출구에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학생들의 목소리가 뜨겁다.
아이들은 저마다 공연 정보를 담은 리플렛을 들고서 역에서 빠져나오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공연을 볼 것을 요구 한다.

어떤 학생은 목 청껏 소리를 외치기도 하고 어떤 학생은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어 다니며
사람들을 발 걸음을 세운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열정과 에너지가 아닌 불편한
시선이다. 이 학생들을 삐끼라 부른다.

연극배우 3인과 동석한 술 자리에서 그 이야기는 항상 빠지지 않는 내용이다. 사사로운 연예인 뒷담화와 개인의 사생활 등이 안주거리라면 삐끼 이야기는 항상 메인 안주거리다. 대학로 어디서든 터져나오는 불만들 저마다 이런 저런 경험담을 이야기 하지만 그것을 두고서 절대 웃으며 이야기 할 거리는 아니라고 말한다. 13년차 배테랑 연극배우의 말을 빌리자면.

얼마 전 삐끼의 호객행위 내용이 궁금하여 자신이 하는 연극에 대해서 문의 한 것이다.

"룸넘버13 공연은 어때요 ?"
"아 룸넘버13 요 ? 그거 진짜 재미 없는데 ..."
"아니 그래도 대학로에서 유명한 것 같은데 진짜 재미가 없어요?"
"네! 그거 진짜 재미 없어요 "
"내가 룸넘버13 하는 배우입니다. 왜 거짓말을 하세요? 본 적은 있으세요?"

룸너버13은 대학로 배테랑 배우들이 하는 연극 중 하나다. 대학로 삐끼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단순한 호객 행위 만이 아닌 것이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공연을 보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짜여진 멘트로 관객들에게 거짓 정보를 주는 것이다. 또는 재미 없다는 식의 왜곡도 마다 하지 않는다.

"공연 찾는거 있으세요 ?"
"네 라이어 나 보잉 보잉 보려고 하는데 그것도 있나요?"
"네 있습니다. 잠시만요 "

이네 전화기를 잡고서 좌석을 하는 듯한 재스처를 부린다. 또는 무전기를 잡고서 문의를 한다.

"아 라이어랑 보잉보잉은 주말이라 그런지 자리가 없습니다. 혹시 그런 장르의 연극 좋아하시면 .. 000 이라고 이 연극이 더 유명 합니다. "

자리가 없다는 핑계로서 관객들을 자신의 연극으로 유도 하는 것도 하나의 흔한 수법중
하나다. 이런 단순한 왜곡이나 거짓 정보등은 공연에게 피해를 주지만 가격을 왜곡하는 행동은 관객들로 하여금 대학로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충분 하다.

"그 공연은 가격이 얼마나 되나요 ?"
"오늘은 평일이라서, 할인돼서 15000원입니다. "

또는 남자손님이나 공연에 대해서 무지해 보이는 관객을 만난다면 가격이 달라진다.
"오늘은 평일이라서... 할인돼되서 25000원입니다. "

이렇게 가격의 책정도 사람에 따라서 달라진다. 대학로 평일 연극 가격이 15000원 수준이다. 저마다 공연에 할인율을 적용하여 마케팅을 하는데 실제로 현장에서 구매 하는 경우는
3만원 수준에 공연을 본다. 이들 역시도 이런 부분을 이용하여 최대 3만원에 판매 하는데
이는 공연을 보고자 하는 사람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 지는 것이다.

이들은 공연에 대한 최소 비용은 공연장 측에 입금을 하고 나머지 부분은 성과제로 본인들이 갖는 시스템 이다. 당연히 가격을 높게 받는게 자신들 에게는 이득이다. 이를 경험한 관객들은 대학로에 찾는 것을 극히 꺼려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대학로는 큰 병을 앓게 되는 것이다.

대학로 거리에는 삐끼들로 가득 차다. 방학을 하는 시기가 오면 숫자는 더 늘어 날 것이다. 대학로 혜화역 모든 출구에는 삼삼오오 모여있는 삐끼들을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위 와 같은 형태로 접근하여 유명한 연극은 자리가 없다는 거짓 정보를 전달하고 이제 막 시작되는 연극에 대해서는 왜곡 된 평가로 관객들의 시선을 자신들의 공연쪽으로 돌린다.

또한 마로니에 공원을 비롯한 주요 골목 마다 이런 삐끼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인원만 보더라도 100명은 족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이것을 두고서 삐끼반 사람반 이라고 표현 하고 싶다.

단순 호객 행위를 넘어서 문화 예술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대학로 삐끼

이들의 왜곡된 행동과 거짓 정보는 순수 예술인들에게 상처를 주지만 더 큰 사실은 공연을 보고자 하는 관객들로 하여금 대학로 라는 공간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각인 시킨 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서 미성년자 이기 때문에 훈방 되는 경우가 대다수고 경찰 인력의 부족으로 단속이 어렵다고 이야기 한다. 또는 각자 짜여진 멘트가 있기 때문에 단속을 교묘하게 피해 간다는 것! 사실상 삐끼에 대한 문제점을 모두가 인식 하고 있지만 근절 할 묘안이 없다는 것이다.

연말 특수를 노리고 대학로의 모든 극장은 손실을 극복하고자 저마다 열띤 홍보 경쟁을 펼친다. 이에 발 맞춰 삐끼 집단은 더 큰 이득을 위하여 대대적인 인력 충원에 나서는 모습이다.  방학을 맞이하여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삐끼 아르바이트에 손을 대는 것이런 불법행위가 아이들에게 절대 이득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학로를 위해서 아이들을 위해서 라도 단속하고 근절 하는 노력이 필요 할 것이다.

삐끼들의 공연 평가를 더 하자면 좋은 공연을 만들어 낼 환경이 되지 않는다.

배우들의 말을 빌리면 그들의 공연이 절대 좋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일단 배우들은 공연을 하고 났을 때 차기 작품을 하는데 안 좋은 시선을 받는게 첫번째다. 삐끼 연극을 했다는 이유로 한마디로 연극 시켜준다고 좋다고 했다가는 나중에 큰 후회를 하게 될 것이라는 것.

보통 공연 1회를 하고 나면 체력이 바닥 난다. 그러나 삐끼를 동원한 연극의 경우 하루 4-5회를 하기도 한다. 주말에 2회 3회 정도 공연을 하는 것이 일반 적인데! 베테랑 배우라고 하더라도 혼자서는 감당이 안 되는 현실이다. 그런데 그들의 공연은 한 명이서 4-5 회를 공연 하는 것 당연히 배우게도 관객에게도 좋은 장면을 만들어 줄 기본 환경이 안 된다는 것이다.사실 배우에게도 관객에게도 배려는 없다.

한 극단의 대표는 삐끼들의 행동에 이 말 한마디로 일침 했다.

"예술인은 절대 호객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공연을 보는 관객들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2012년 공연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관객이 없는 날이면 연극협회등에 비치된 리플렛이 떨어지지는 않았나 확인차 방문하면 항상 리플릿이 모자라는 것이다.

알고 보니 자신들의 공연 리플릿으로 가려 두거나 자신들이 들고 다니며 관객들을 호객하는데 사용 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태연하게 리플릿을 내미는 삐끼들 그러나 방법은 없었다. 나날이 문제가 심해 지고 있는 대학로 삐끼 나는 이렇게 말 하고 싶다.

대학로에 가면 사람이 있고, 삐끼가 있다고.


태그:#대학로연극, #대학로, #대학로삐끼, #대학로호객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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