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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서 '샵메일'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나섰다.

샵메일이란 메일 주소 사이에 @이 아닌 #를 넣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럼 이게 왜 문제가 되는가? @이 들어가는 건 일종의 통신 규약이다. SMTP나 POP3라던가 하는 어려운 소리는 정작 일반인에게 설명하기에는 내공이 부족하다.

쉽게 말해 우리가 속칭 '골뱅이'라 부르는 @은 오랜 기간 동안 거쳐온 서로간의 통신 규약의 주소다. 이렇게 하자는 규약이 정해지고 이를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이다. 마치 이곳은 몇번지의 주소이니 편지를 보낼 때는 이렇게 정한 주소지로 보내주시면 됩니다란 말과 같다.

그러나 #은 다르다. 그냥 다시 쉽게 말하자면 또다른 액티브 엑스(Active-X)인 것이다. 정작 만든 곳에서도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액티브 엑스로 인한 공인인증서의 폐해는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공인인증서 업체의 이익을 위해서 아직도 이런 후진국 시스템을 쓰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샵메일 서비스를 주관하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말로는 공공기관의 오고가는 메일에 법적인 효력을 주기 위해서 샵메일을 만든단다. 정부는 연 15만 원, 사업자는 2만 원, 개인은 1만 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이게 공공기관간의 통신에만 이용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공공기관에서 개인에게 고지서 등의 메일을 발송했을 때, 개인은 이를 수신하기 위해서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 샵메일은 기존의 메일 주소와는 다른, 전세계 어디의 규약에도 맞지 않는 자체적인 시스템이다. 때문에 이를 수신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마치 공인인증서를 써야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기형적 현상을 메일에서도 재현되는 것이다. 이미 2010년부터 진행이 돼 왔는데 지금에 와서는 SK가 상용화를 하겠다고 나서는 형국이다.

한국의 IT환경은 이미 액티브 엑스로 도배돼 있다. 지금에서야 그걸 걷어내려는 작업을 조금씩이라도 시작하려는 조짐이 보인다. 그런데 다시 또 사람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시스템을 들여온단다.

한국IT인연합회는 반대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가운데 착착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줄어드는 효과만 보여주지 이로 인해 자신들에게 얼마가 수익이 들어오는지는 알리지 않고 있다. 오래된 속담이 생각난다.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이라는.


태그:#샵메일, ## MAIL, #공인인증서, #공공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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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마나님과 4마리의 냥냥이를 보필하면서 사는 한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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