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5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전교조 울산지부 권정오 지부장. 울산시교육청이 29일'전임자 허가 취소'를 통보한데 이어 31일에는 8년만에 어렵게 성사된 교섭을 중단했다
지난 15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전교조 울산지부 권정오 지부장. 울산시교육청이 29일'전임자 허가 취소'를 통보한데 이어 31일에는 8년만에 어렵게 성사된 교섭을 중단했다 ⓒ 박석철

10월 31일로 예정돼 있던 전교조 울산지부와 울산광역시교육청 간의 21차 교섭소위원회가 교육청의 교섭 중단 통보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이날 21차 교섭소위는 지난 15일 20차 교섭소위원회 이후 차기 일정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24일 정부의 전교조에 대한 '노조 아님' 통보와 이어진 지난 29일 울산시교육청의 '전임자 허가 취소 및 단체교섭 잠정중단' 통보에 이어 파국을 맞았다.

특히 전교조 울산지부와 울산시교육청의 교섭은 지난해 9월 25일 8년 만에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것이라 다시 지역교육계의 파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측은 지난 2004년 단체협약을 체결한 이후 여러 차례 교육감이 바뀌는 동안에도 단체교섭이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 8년 동안 지역교육계의 갈등과 파행은 심각했다. 하지만 지난해 극적으로 교섭이 성사돼 지역 교육계의 환영을 받았다.

당초 31일 열릴 예정이던 단체교섭은 실은 2010 단체교섭이 이제야 성사된 것이었다. 그동안 7차의 본교섭과 20차의 교섭소위가 열렸지만 결국 21차에서 중단됐다.

이번 교섭은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넘어 성폭력, 학생사고, 교육환경, 학생인권, 학생자치활동지원, 학교회계의 합리화와 투명성 보장, 교육청재정의 투명성보장, 여교사의 모성보호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어 아쉬움이 더욱 크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31일 성명을 내고 "울산시교육청은 교육부의 조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항변하고 있다"며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교사에게 미치는 피해를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 행정 운영과 함께 일방적 단체교섭 중단 통보에 분노와 함께 서운함과 안타까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울산지부 "지원한 비품까지 회수한다니 기가 막혀"

한편 지난 30일 울산시교육청이 "전교조 울산지부에 지원한 사무실 전세금 2억 4000만 원과 함께 올해 집기류 등 물품비 1600만 원을 조만간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기사(매정한 울산교육청 "전교조 지원 물품도 회수")와 관련, 전교조 울산지부가 이를 확인하는 등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기자에게 이 기사에 대한 진위 여부를 물은 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물품을 지원한다고 해서 그동안 고장이 잦았던 중고 컴퓨터를 이미 폐기처문했는데, 그렇다면 폐기한 컴퓨터는 어떻게 해야 하나"고 되물었다.

지역의 교육시민사회도 지역 교육청이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교육자치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울산교육연대 최민식 공동대표는 "정부가 국제사회의 조롱을 받으면서도 전교조의 노조아님을 통보했는데, 이를 지역교육청이 그대로 답습한다는 것은 교육자치시대에 한참 어긋나는 것"이라며 "외국에서는 이미 그 지역에 맞는 교육을 하는 교육자치가 자리잡았는데, 우리는 너무 부끄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울산교육연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