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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보강 : 17일 오후 7시 27분]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로 주민-경찰의 충돌이 잦은 가운데, 밀양경찰서가 주민 박아무개(5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국전력공사가 지난 2일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뒤, 주민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되기는 처음이다.

경찰은 박씨에 대해 "트랙터로 밀어 경찰대원한테 상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지난 16일 오전 5시께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진입로에서 트랙터를 몰고 가고 있었는데, 경찰대원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박씨에 대해 경찰은 "공사자재 운반차량의 통행을 막는 차량과 주민들의 도로점거를 막기 위해 도로중앙에서 신호봉을 들고 근무 중에 있던 경비경력을 향해 위험한 물건인 트랙터를 운전하여 약 20m 앞에서 오아무개 순경이 신호봉을 들고 멈추라고 정지신호를 4∼5회 보냈으나 이를 무시하고 트랙터에 장착된 로우더 바가지의 뽀족한 부분으로 충격하여 2주간의 상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은 "경찰관 3명이 미란다 원칙 고지 후 현행범으로 체포하여 경찰차량까지 호송하려 하자 경찰관의 멱살을 잡고 2∼3회 흔들어 폭행하고, 경찰관의 얼굴을 1회 발로 차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라고 덧붙였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박씨가 트랙터로 오아무개 순경을 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18일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앞서 이상홍 경주환경연합 사무국장도 지난 3일 밀양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구속됐다. 당시 경찰은 '탈핵희망버스' 참가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3명은 기각되었다.

대책위 "송전탑 반대 주민 기를 꺾기 위한 의도"

주민 박아무개씨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에 대해,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주거가 확실하고 매우 분주한 가을철 수확기이므로 도주의 우려가 없는 농민에게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결국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기를 꺾기 위한 의도로밖에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사고 당시, 근처에 있던 경찰들은 넘어진 의경을 일으켜 세울 생각도 없이 자신에게 몰려들어 결국 연행에 이르렀다고 박아무개씨가 진술하고 있다"며 "오히려 박아무개씨는 경찰 연행 중 몸싸움 과정에서 이가 흔들리고 입 안에 피가 나는 등의 부상을 입었으며, 남편이 잡혀가는 것에 항의하는 박씨의 부인은 밀치는 경찰에 의해 넘어져 역시 병원으로 후송되는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넘어진 의경은 병원에서 간단한 타박상 소견으로 당직 의사로부터 퇴원해도 된다는 권고를 받았으나, 얼마 뒤 경찰 관계자들이 응급실을 다녀간 뒤에 퇴원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며 "'대퇴부 타박상 전치 2주'로 의사 소견서가 발부되어 '특수공무집행방해 상해'라는 무시무시한 죄목으로 구속영장 신청에 이르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경찰은 공사용 차량을 현장으로 보내기 위해 이를 막는 주민들과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고 주민들에게 완력을 행사하고, 경찰은 한전의 공사의 편의만을 위해 주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지난 9월 단장면 동화전마을 김정회 대책위원장으로부터 시작하여 밀양 송전탑 관련하여 총 7건의 구속영장 청구가 이어졌지만, 실제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영장이 발부된 경우는 1건에 불과한데, 이처럼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 모든 사건들의 시작은 임의로 도로를 막고 주민들의 통행과 활동을 제한하고 한전을 일방적으로 비호한 경찰에 있으며, 이에 정당하게 저항하는 주민들의 일체의 행동을 탄압하는 공권력의 과잉 행사에 있음을 분명히 하다"고 밝혔다. 

[1신 : 오후 2시 40분]

밀양 주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조사 논란
밀양 송전탑 공사와 관련해 주민-경찰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주민 한 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조사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16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진입로 쪽에서 박아무개(57·용회동마을)씨를 연행했고, 현재 창원서부경찰서로 이송해 조사하고 있다.

당시 박씨는 트랙터를 몰고 가던 중이었는데, 경찰대원들이 막아섰고 그 과정에 경찰대원(의견) 한 명이 넘어졌다. 경찰은 박씨가 몰던 트랙터에 의해 대원이 넘어졌다며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혐의로 그 자리에서 박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16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진입로 쪽에서 트랙터를 몰고 가던 주민 박아무개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박씨가 트랙터 위에 앉아 있고 그 앞에 경찰대원들이 가로 막고 서 있는 모습.
경찰은 16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진입로 쪽에서 트랙터를 몰고 가던 주민 박아무개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박씨가 트랙터 위에 앉아 있고 그 앞에 경찰대원들이 가로 막고 서 있는 모습. ⓒ 문승연

  경찰은 16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진입로 쪽에서 트랙터를 몰고 가던 주민 박아무개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당시 넘어진 의경이 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
경찰은 16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진입로 쪽에서 트랙터를 몰고 가던 주민 박아무개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당시 넘어진 의경이 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 ⓒ 문승연

이 의경은 병원에 후송되었고 광주에 있는 소속 부대에 복귀했으며, 광주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다. 경찰은 '전치 2주 진단'이 나왔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병원에 후송된 경찰대원은 단순 타박상이었고, 당시 응급실 의사도 곧바로 퇴원해도 된다고 했다"면서 "박씨는 송전탑 반대 농성을 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농사일 하러 가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대책위측 김형일 변호사는 "박씨를 면담했는데, 송전탑 공사를 방해하러 간 게 아니고 농사일을 하기 위해 트랙터를 몰고 가던 중이었다 하고, 송전탑에 반대하지만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해 반대 활동에 적극 나서지도 않았다고 한다"며 "의경은 트랙터에 부딪혀 넘어진 게 아니라 신발 밑창이 떨어져 뒷걸음질 치다가 넘어진 것이라고 박씨는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전탑 현장에서 인권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다산인권센터·인권운동사랑방와 대책위는 17일 공동성명을 통해 박씨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들은 "주민 박씨 연행은 무리한 것이었으며 특히 농사일로 바쁜 주민을 유치장에서 구금하며 사법처리 강행하는 경찰을 규탄한다"며 "빠른 시간 안에 박씨를 석방하고, 주민들에 대한 사법처리 위협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밀양에 투입된 경찰들은 주민 안전을 위해서 배치되었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현장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실제로 주민들은 공사현장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하는데 경찰에 의한 업무방해혐의로 늘 사법처리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력 배치 이후 주민들은 한전보다 경찰과 충돌로 인한 고통을 오히려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박씨는 시위를 목적으로 트랙터를 이용해 의경을 넘어뜨리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있다"며 "박씨의 말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시간 바드리미을에 사는 친구 일을 돕고 자신의 농사를 짓기 위해 트랙터를 몰고 가는 길이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의 말에 따르면 그 시간 주민들과 경찰 모두 자고 있었다고 한다, 가는 길에 다가온 경찰들이 있었고, 그중 한 의경이 넘어지면서 트랙터에 부딪혔다고 한다"며 "그런데 근처에 있던 경찰들은 넘어진 의경을 일으켜 세울 생각도 않고 자신에게 몰려들어 결국 연행에 이르렀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16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진입로 쪽에서 트랙터를 몰고 가던 주민 박아무개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넘어진 의경의 신발로 밑창이 찢어져 있는 모습.
경찰은 16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진입로 쪽에서 트랙터를 몰고 가던 주민 박아무개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넘어진 의경의 신발로 밑창이 찢어져 있는 모습. ⓒ 문승연

이들은 "의경은 병원에서 타박상에 불과한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오히려 박씨는 경찰의 과도한 물리력 행사에 의해 이가 흔들리고 입 안에 피가 나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며 "또한 남편이 잡혀가는 것에 항의하던 박씨 부인은 경찰이 밀어 심하게 다쳤다"고 밝혔다.

이들은 "밀양에서 행하고 있는 반복적인 물리력 행사와 주민들의 신체적 안전, 정서적 안정을 고려하지 않는 경찰의 현장지휘 중단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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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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