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수사의 관련, 회의록 최종본이 청와대 이지원에 등록된 시점은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전이라고 검찰이 밝혔다. 이에 따라 최종본이 등록된 시점은 2007년 12월 말 ~ 2008년 2월 말 사이로 좁혀졌다.

검찰은 이날 회의록 초안이 삭제된 시점과 최종본이 등록된 시점에 대해 "모두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전에 청와대 이지원에서 이뤄졌다"며 "그런 상태에서 복제돼 봉하로 가져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봉하 이지원 사본'에서 확보한 회의록 최종본은 청와대 이지원에 있던 게 복제된 것이라는 얘기이고, '봉하 이지원 사본'에서는 더 이상 정상회담 회의록을 수정하거나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은 '조명균 당시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이 회의록 최종본을 만들어 청와대 이지원이 아닌 봉하 이지원 사본에만 올렸고, 이 때문에 정상회담 회의록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지만, 이날 검찰의 설명으로 설득력을 잃게 됐다. 

그러나 검찰은 회의록 최종본이 청와대 이지원에 등록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이 지난 8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회의록 초안이 청와대 이지원에 2007년 10월 9일 등록됐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검찰은 가타부타 확인을 해주지 않는 상태다.

하지만 검찰관계자는 10일 '10월 9일 회의록 초안이 이지원에 등록된 뒤 최종본이 등록되기까지 여러 개의 초안이 존재했던 것 아니냐'는 가설에 대해선 "그건 아니다"라고 부정했다.  회의록 초안은 하나라는 것. 따라서 검찰이 '봉하 이지원 사본'에서 확보한 '복구본'과 참여정부 관계자들이 10월 9일 이지원에 등록했다고 밝힌 '회의록 초안'은 같은 것이라고 추론된다.

"2월의 특수성"... 이지원 등록 시점 따라 '종이문서 이관처리' 가능성도

검찰이 '초안 삭제와 최종본 등록이 모두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전에 청와대 이지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히면서 정상회담 최종본이 청와대 이지원에 등록된 시점이 어느 정도 좁혀지게 됐다. 이 시점이 중요한 건, '회의록 실종' 과정을 밝히는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나온 검찰의 설명에 근거하면 '봉하 이지원 사본'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청와대 이지원에 회의록 최종본이 있었다는 것이다. 최종본과 같은 내용으로 알려진 국정원본 회의록이 국정원에서 문서로 생산된 시점이 1월 3일인 것을 감안하면, 조명균 비서관이 회의록 최종본을 완성한 것도 1월 3일 이전이다. 따라서 최종본이 청와대 이지원에 등록된 것도 이 시기 전후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가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 있던 점을 감안하면 회의록 최종본이 이지원을 통해 보고된 시점이 그보다 늦춰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기록물 이관시점이 임박해 회의록 최종본이 통상적인 이관 절차를 거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김경수 본부장도 이같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2월의 특수성"이라는 말을 썼다. 김 본부장은 "2008년 1월 31일까지 생산된 전자문서를 대상으로 한 이관대상 분류작업이 2월 1일부터 시작됐다. 이때 이후 이지원으로 보고된 문서는 이관대상 기록으로 넘어가지 않아서 당시의 회의자료 등은 종이문서 형식으로 이관했다고 한다"고 전하면서 "만약 이때 뭔가 이지원에서 이뤄졌다면(회의록 최종본을 보고했다면) 이관 안 됐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가설에 불과하다. 회의록 최종본이 2월 이전에 이지원으로 보고됐다면, 이같은 '2월의 특수성'이 감안될 소지가 없어진다.

한편, 회의록 초안을 공개해 논란을 끝내자는 참여정부 관계자들의 요구에 대해 검찰은 거부의 뜻을 나타냈다. 검찰관계자는 이날 "법적 성격도 있고 쉽게 결정될 문제는 아니다"며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아니어서 괜찮다는 전제가 깔려야 하는데 검토는 해보겠지만, 요구한다고 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회의록#이관#기록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