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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글동글한 호박전이 무려 13개나 됩니다. 접시 가득합니다.
동글동글한 호박전이 무려 13개나 됩니다. 접시 가득합니다. ⓒ 조찬현

순천 아랫장입니다. 2일과 7일이 장날입니다. 이곳은 약 3만 3천㎡에 이르는 전국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입니다. 구례와 곡성 광양 여수 등은 물론 경남 하동과 진주지역 사람들까지 장보러 온답니다.

각종 농산물과 다양한 수산물, 공산품, 약초 등 없는 게 없습니다. 장터와 근처에는 맛있는 남도 음식점이 참 많지요. 오늘 소개할 곳은 아랫장 장옥 내에 있는 시장통짜장과 61호 전집입니다. 장날이 아닌 평일인데도 이 두 곳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짜장면 참 맛있습니다. 예전에는 아주 특별한 날에만 먹었던 음식이지요.
짜장면 참 맛있습니다. 예전에는 아주 특별한 날에만 먹었던 음식이지요. ⓒ 조찬현

짜장면은 비비는 순간이 가장 기분 좋답니다

짜장면 참 맛있습니다. 예전에는 아주 특별한 날에만 먹었던 음식이지요. 학교 졸업식이나 입학식 날이면 가족들이 중국 요리집에 한데 모여 짜장면을 먹곤 했습니다. 들에서 일할 때나 이사하는 날이면 요즘도 짜장면을 줄곧 시켜먹습니다.

순천 아랫장에 가면 꼭 들르는 곳입니다. 시장통 짜장면집입니다 짜장면 한 그릇에 단돈 2500원입니다. 우동은 3000원이랍니다. 무지 착하지요. 하지만 맛은 장난 아닙니다. 최고의 식재료를 사용해 여느 중국집 짜장면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맛입니다. 마약짬뽕과도 견줄만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곳 사장님부부 늘 힘찬 목소리로 반깁니다. 정 많은 좋은 분들이지요. 식당에 가면 흔히들 우스갯소리로 '산은 산이요 물은 셀프다'라고 하지요. 이곳 역시 물을 셀프랍니다. 반찬도 셀프군요. 자신이 먹고 난 식기의 잔반도 치워야합니다.

 주문한 짜장면을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가져다줍니다.
주문한 짜장면을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가져다줍니다. ⓒ 조찬현

 짜장면은 그 맛이 가격대비 정말 대단합니다.
짜장면은 그 맛이 가격대비 정말 대단합니다. ⓒ 조찬현

단체급식을 하는 식당과 비슷하군요. 한 가지 다른 것은 주문한 음식을 주인 부부가 직접 가져다줍니다. 이후론 다 셀프지요. 그런데 전혀 불편함이 느껴지질 않습니다. 모두들 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하니까요. 오히려 친근한 생각이 들어 좋습니다.

여러분은 짜장면을 받아들고, 어느 순간 가장 행복감을 느끼나요. 주문을 해놓고 기다릴 땐가요. 아니면 비빌 땐가요. 첫 젓가락을 한입 하는 순간인가요. 맛돌이는 짜장면을 비비는 순간 가장 기분이 좋답니다.

이집 짜장면과 짬뽕면 예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데 가격대비 정말 대단합니다. 품질 좋은 돼지고기와 양파 등의 식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었거든요. 다들 아시겠지만 음식의 기본은 정성과 좋은 식재료지요.

짜장면 정말 맛있습니다. 여전하군요. 가격이 진짜 저렴한데다 푸짐하고 맛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습니다. 이 순간은 마약짬뽕도 안 부럽네요.

 2천원에 누리는 최고의 행복을 맛볼 수가 있습니다.
2천원에 누리는 최고의 행복을 맛볼 수가 있습니다. ⓒ 조찬현

착한 전집, 2천원에 누리는 최고 행복한 맛 

순천아랫장의 61호 명태전 전집입니다.

"가게를 시작한지 6년 됐어요. 3년 전부터 장사가 잘돼요."

가게 문을 열고나서 3년 후부터 장사가 되기 시작했다니 힘든 세월을 보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데 참 궁금한 게 있어요. 고물가를 버텨내기 힘들다며 대부분의 업소들이 가격을 올리는데 이곳의 음식 값은 착해도 너무 착하거든요.

 쪽파를 풍성하게 준비합니다. 새우와 알바지락 오징어 청양초가 들어갑니다.
쪽파를 풍성하게 준비합니다. 새우와 알바지락 오징어 청양초가 들어갑니다. ⓒ 조찬현

사실 이렇게 팔아서 주인장은 뭘 먹고 살까 의아할 정도랍니다. 주인아주머니(57.이윤순)에게 이렇게 받고도 이문이 남나 물어봤지요. 빙그레 미소 지으며 하는 말 "봉사정신으로 하지요".

호박전과 부추전은 2천 원, 파전과 김치전, 명태전이 3천 원입니다. 막걸리는 2500원, 정말 착한 집이죠. 1만 원이면 2~3명이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답니다. 이보다 더 착한 집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2천원 호박전입니다. 애호박을 송송 썰어서 준비합니다.
2천원 호박전입니다. 애호박을 송송 썰어서 준비합니다. ⓒ 조찬현

 바지락국은 그냥 공짜랍니다. 국물 맛이 일품입니다.
바지락국은 그냥 공짜랍니다. 국물 맛이 일품입니다. ⓒ 조찬현

호박전과 파전을 주문했습니다. 전 부치는 걸 함께 살펴볼까요. 2천 원 호박전입니다. 애호박을 송송 썰어서 준비합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멘붕입니다. 동글동글한 호박전이 무려 13개나 됩니다. 접시 가득합니다. 2천 원에 최고의 행복을 맛볼 수가 있습니다.

3천원 파전입니다. 쪽파를 풍성하게 준비합니다. 새우와 알바지락 오징어 청양초가 들어갑니다. 놀랍습니다. 가격대비 엄청난 파전입니다. 맛도 정말 좋군요.

바지락국은 그냥 공짜랍니다. 국물 맛이 일품입니다. 역시 잘되는 집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착한 가격에 맛도 좋으니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 새가 없지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짜장면#순천 아랫장#전집#호박전#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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