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환경부의 낙동강 조류 경보는 낙동강의 물이 썩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썩은 물을 가두어 두는 것은 재앙이다. 환경부는 낙동강 조류경보제와 함께 창녕함안보(함안보)와 합천창녕보(합천보)의 모든 수문을 동시에 개방해야 한다. 그래야만 인간만이 아니라 낙동강을 서식지로 살아가는 모든 생물들도 함께 살리는 조류경보제가 될 것이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처음으로 낙동강 조류 경보를 발령한 가운데, 4대강사업진실규명및책임자처벌낙동강지키기경남시민행동은 이같이 지적했다.

 낙동강에 녹조가 상류는 물론, 중류와 하류에도 창궐하고 있다. 사진은 30일 경남 합천-경북 달성 사이 우곡교 아래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해 있는 모습.
낙동강에 녹조가 상류는 물론, 중류와 하류에도 창궐하고 있다. 사진은 30일 경남 합천-경북 달성 사이 우곡교 아래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해 있는 모습. ⓒ 윤성효

환경청은 30일 함안보 구간에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는 8개의 보가 설치됐는데, 함안보는 맨 아래에 있다.

조류경보제는 과거 호수(호소)에만 적용되었으나 환경부는 올해 3월부터 낙동강 3개 구간(칠곡보․강정고령보․함안보)에 대해 시범운영하기로 했다. 환경청은 "지난 2주간 수질 분석 결과, 함안보 구간에서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 세포수가 조류경보 기준을 초과하였다"고 밝혔다. 조류경보 기준은 클로로필(Chl)-a 25mg/m³ 이상이거나 남조류 개체수 5000cell/ml 이상이다.

환경청은 함안보 수질 측정 결과, 7월 22일은 Chl-a 61.2mg/m³, 남조류수 8996cell/ml, 29일은 Chl-a 56.1mg/m³와 남조류수 1만5048cell/ml이었다. 칠곡보와 강정고령보는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환경청은 "이번 조류경보는 상수원 수질관리와 친수 레저활동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낙동강 하류 취‧정수장은 모두 고도처리시설이 완비되어 있는 등 먹는 물 공급은 차질은 없다"면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함안보 구간은 경보 해제 시까지 수상레저활동, 가축 방목 등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또 "협조체계 구축·운영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해 조류 모니터링, 정수 조류독성 분석, 고도정수처리시설 운영강화, 주변 오염원 관리 강화 등 먹는 물 수질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썩은 물을 가두어 두는 낙동강의 모든 보 철거해야"

환경·시민단체들은 "조류경보제는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조류경보제가 발령된 낙동강, 썩은 물을 가두어두는 낙동강의 모든 보를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4대강사업진실규명및책임자처벌낙동강지키기경남시민행동은 31일 성명서를 통해 "30일 낙동강은 녹조 사체가 내뿜는 악취와 녹색 페인트를 들이부은 것 같은 모양새로 재앙을 맞은 것 같이 처참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5월 말부터 녹조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경남시민행동은 이미 지난 6월 10일, 녹조대란에 대한 우려와 함께 보 수문을 열고, 낙동강 수질관리를 위한 민관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바 있다"며 "그런데 환경부가 취한 행동은 녹조를 제거하겠다며 함안보 상류에 녹조제거선을 설치하고 녹조류를 응집하는 화학약품을 살포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낙동강에 녹조가 상류는 물론, 중류와 하류에도 창궐하고 있다. 사진은 30일 오전 임해진 위쪽으로 온전천(창녕)에서 내려온 물이 합류하는 낙동강 본류에 녹조가 발생해 있는 모습.
낙동강에 녹조가 상류는 물론, 중류와 하류에도 창궐하고 있다. 사진은 30일 오전 임해진 위쪽으로 온전천(창녕)에서 내려온 물이 합류하는 낙동강 본류에 녹조가 발생해 있는 모습. ⓒ 윤성효

경남시민행동은 "환경부의 이 같은 행위는 지난 70년대 미국이 베트남 전쟁을 이기기 위하여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용하였던, 항공헬기를 통하여 베트남 밀림에 고엽제를 살포하였던 무자비한 행위와 전혀 다르지 않다"며 "화학약품을 생물들의 서식지인 낙동강 본류에 그대로 살포하는 간 큰 계획을 실행하였으면서도 녹조제거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30일 <오마이뉴스>와 마창진환경연합이 낙동강을 둘러본 결과, 수산교(밀양), 본포취수장, 임해진, 함안보, 덕남배수문, 칠서취수장, 함천보, 우곡교(창녕․달성) 곳곳에서 녹조가 대량 발생해 있었다.

경남시민행동은 "이번 녹조 발생은 앞서서 28일 29일 이틀간 소나기가 내렸고 30일 당일의 날씨가 흐림에도 낙동강 전체에서 대량 발생한 것이어서 지난해 녹조발생과 비교하여 더욱 심각하게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4대강사업으로 인한 보 설치와 연일 지속되는 고온이 낙동강 전역에서 녹조가 대량 발생할 수 있는 조건 즉 수온상승, 영양염류체류 등이 장시간 지속될 수 있는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시적인 소나기와 흐린 날씨로도 낙동강의 녹조대량 발생을 막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날 창녕 임해진은 상대적으로 물살이 급하여 지난해에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에 비하여 7월 30일에는 녹조가 대량 발생하였다"고 덧붙였다.

조류경보 발령에 대해, 이 단체는 "그동안 낙동강에는 조류경보제라는 제도 자체가 없었고, 4대강사업 보설치 이후에 도입되는 제도인 것"이라며 "녹조 대란은 보로 인한 물의 정체 때문으로, 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남시민행동은 "당장에 보 철거가 어렵다면 근본적인 대책이 나올 때까지 수문을 상시 개방할 것"과 "식수 안전성이 우려되기에 당장 낙동강 수질관리를 위한 민관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낙동강 녹조#조류경보제#낙동강유역환경청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