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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매미성충
 꽃매미성충
ⓒ 경기도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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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 각지에서 외래 해충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면서 정부 당국과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더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외래 해충의 종류와 개체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철저한 방제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장마철을 맞아 도내 농가에 대한 집중예찰을 실시한 결과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소재 인삼농가에서 '미국선녀벌레'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국선녀벌레는 2009년 경남과 서울, 경기에서 처음 발견된 외래해충이다.

2010년 경기도에 5.4ha, 2011년 4.4ha, 2012년 2.4ha의 피해를 입혔으며, 주요 피해 작물로는 인삼과 사과, 배, 포도 등이다. 올해에만 전국 9개도 31개 시·군에서 이미 발생이 확인됐다. 그동안 진주 등 경남 서부권은 안전하다고 조사됐지만 최근 진주 모처 단감과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선녀벌레'는 밀양·김해 등 동부경남 감나무에서, '꽃매미'는 함양·거창 등 북부지역의 포도밭과 가죽나무에서 확인돼왔다. 그러나 서부경남인 진주 일원에서 미국선녀벌레가 처음 발견되면서 과수 농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또한 얼마 전 충남지역 농가에 큰 피해를 끼친 '갈색날개매미충'이나 블루베리 새순에 피해를 끼치는 '블루베리혹파리' 등은 새롭게 발견된 외래 해충이다.

이들 외래해충들의 피해증상은 가지에서 흡즙해 배설한 감로로 그을음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작물의 생육저해를 유발시킴으로 인한 부차적인 피해가 더 크다.

외래해충들로 인한 피해, 어떤 것들이 있나

 미국선녀벌레는 북미산 외래해충으로 2009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미국선녀벌레는 북미산 외래해충으로 2009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 경기도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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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회색을 띤 매미아목에 속하는 '미국선녀벌레'는 성충의 크기가 5.5~8㎜로, 나무 즙액을 빨아 먹어 과수의 생육에 지장을 주는 해충이다. 아카시나무 등이 많은 산림에서 1차 증식한 후 인접한 농경지로 유입되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산간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인삼에 큰 피해를 준다.

인삼은 7~8월에 많은 영양분을 뿌리로 내려 보내는데, 이 시기에 확산되면 인삼포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힌다. 수확기에는 배설물로 인해 그을음병을 유발한다.

'꽃매미'는 2006년부터 국내에 침입해 포도 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최근 겨울철 추운날씨와 방제노력으로 경기지역은 지난해보다 60% 이상 피해가 감소했다. 하지만 자칫 방제에 소홀하거나 좋은 환경이 주어지면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포도, 머루, 가죽나무 등에서 주로 발생하며 나무의 수액을 빨아먹어 과실의 품질을 떨어뜨린다.

경남 사천시에서는 '갈색여치'의 존재가 확인됐다. 지난 2001년 충북지역에서 처음 발생했던 이 해충은 최근 남부지역으로 그 세력을 넓히고 있다. 농작물을 무차별 갉아먹는 데다 동족까지 잡아먹을 정도로 식성이 좋아 신속한 구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큰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

'갈색날개매미충'은 2011년에 침입해 대부분 농가가 피해를 당하고 있으면서도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는 고양시와 양주시에서 블루베리나 산수유 등에 피해를 주며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해충은 특히 새로 나온 나뭇가지를 찾아 알을 낳고 피해를 주기 때문에 피해가 크다.

경기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매미충들은 30~40일 정도 애벌레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6월 중순에 과수원 주변 어리벌레들을 1차 방제해야 하고, 성충이 돼 날아드는 7월 중·하순부터는 과수원 중심으로 2차 방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사와 기후변화가 원인, 천적 없어 번식속도↑

외래 해충의 유입 경로는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것이 '중국발 황사'로 알려졌다. 벼 해충으로 잘 알려진 멸강충과 벼멸구, 흰등멸구, 애멸구 등의 '멸구류'도 황사를 타고 넘어오는 외래 해충이다. 이들은 벼, 밀, 조 등을 기주식물로 삼아 줄무늬잎마름병, 검은줄오갈병 등의 병충해를 유발한다.

'꽃매미'도 중국 열대지역에서 황사를 타고 넘어온 외래 해충이다. '중국매미'라고도 불리는 이 해충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발견돼 왔지만 본격적으로 과수농가에 피해를 끼치기 시작한 건 얼마 전이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한반도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열대지역에서 날아 온 꽃매미가 그동안은 국내 기후에 적응을 못해 금세 죽었지만, 아열대 기후로 변하면서 적응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이 해충들을 먹이로 삼는 천적이 없기 때문에 번식 속도도 빠르다.

경기도청 환경농업연구과 이영수 연구사는 "외래 해충은 대부분 갑작스레 유입되기 때문에 자연에 천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수입 농산물에 외래 해충이 섞여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살충제만으론 한계... 천적 방제 도입 시급

 살충제로 산림 방제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살충제로 산림 방제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 경기도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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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외래 해충을 제거하는 방법은 크게 '약제방제'와 '천적방제'가 있다.

'약제방제'는 살충제를 사용해 해충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저비용으로 가능한 방법이지만 토양의 산성화와 작물스트레스가 많아 크게 선호되지는 않는다. 또한 살충제는 인체에 해로울 뿐 아니라 이미 성충으로 성장한 해충에게는 크게 효과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최근 '천적방제'가 주목받고 있다. 천적곤충 같은 경우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먹이만 먹고 다른 것들은 먹지 않기 때문에 환경적인 피해가 크지 않다.

이로 인해 농가 피해 상황이 심각할 경우에는 해충이 유입된 국가의 방제법을 도입하거나 천적곤충을 직접 수입해 오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생태계에 영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국내에 알려진 대표적인 천적관계로는 사마귀와 박새를 들 수 있다. 이들은 꽃매미의 약충과 성충을 잡아먹어 개체 수 감소에 기여한다. 또 무당벌레와 어리줄풀잠자리 등은 진딧물류의 천적 역할을 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김태환(pigletkth@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외래해충#방제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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