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가 2014년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하 합의안)을 사측과 지난 23일 도출했지만, 장기발전전망과 주간연속2교대제에 대한 조합원의 불만이 높아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합의안이 부결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작년 한국지엠 조합원은 임금 및 단체협상 1차 합의안에 80%가 넘는 반대표를 던져 부결시켰다.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을 27차까지 진행하면서 합의안을 도출했다. 한국지엠지부는 24일 합의안에 대해, 확대간부 합동회의를 소집해 보고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 발표 시까지 정상 근무에 돌입한 상태다.

작년 25차 교섭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한 것에 비하면, 올해 임금협상은 27차까지 진행될 정도로 치열했다.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는 25~26일 동안 진행된다. 

 2013년 임금인상 투쟁 승리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사진 출처ㆍ한국지엠지부 홈페이지>
 2013년 임금인상 투쟁 승리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사진 출처ㆍ한국지엠지부 홈페이지>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민기 집행부 올해 임금협상에서 많은 것 얻어냈는데...

한국지엠 노사는 임금성 교섭에서 ▲기본급 9만2000원 인상(호봉 승급분 포함) ▲성과금 600만 원(연말 지급)+격려금 400만 원(타결즉시) 지급 ▲T/C 수당 1만 원 인상 등에 합의했다. 또한 연속2교대와 관련해 ▲8/8+1 근무 ▲생산 장려 수당 16만 원 지급 ▲상 시 주간 근무자 월 18시간 연장 근무 보장 등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미래발전 전망은 ▲부평공장 감마MCM, 차세대 엡실론과 SUV 생산 ▲군산 공장 델타MCM과 차세대 캡티바 생산에 합의했다. 또한 군산공장 정상 운영을 위해 '노사공동위원회' 구성도 합의했다. ▲창원공장은 경차 전기차 BEV, 차세대 경차 M2XX와 SGC도 생산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인위적인 정리해고 미실시와 2011년도 성과급 감액지급자(사무직)에 대한 성과급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22대 집행부의 수장인 민기 지부장은 작년과 올해 1000만 원에 육박하는 성과급과 격려금을 2년 연속 쟁취했다. 또한 현대자동차가 10년 동안 투쟁하고도 이루지 못한 연속 2교대제와 관련해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특히 사무지회와 통합해 상대적으로 노조의 보호를 받지 못한 사무직의 처우도 어느 정도 개선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차 합의안이 부결될 수 있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지엠에 의해 일방적으로 생산물량 축소를 통보받은 군산공장 노동자들이 합의안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고세훈 군산지회 지회장은 24일 성명을 통해 "군산 공장 발전 전망 없는 잠정합의안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부결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군산지회는 "생계를 위해 금액전인 부분도 중요하고, 야간 노동을 철폐하고 건강권을 사수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도, "미래가 있는 일터가 있을 때 누릴 수 있는 것이며, 일터가 사라지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비부품지회도 "전체가 아닌 한쪽에 집중된 임금투쟁(이하 임투)은 누구를 위한 임투냐"면서, "상 시 주간 조합원에게는 혜택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1차 합의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셈이다. 정비부품지회는 서비스수당 신설 등을 주장했지만, 연속2교대 시행에 따른 근무 형태와 임금 보전 방식이 쟁점이 되면서, 의제에서 밀렸다.

군산+정비와 현장조직 잠정합의안 부결 움직임

여기다. 한국지엠지부의 핵심적 조합원들이 모여 있는 각 현장 조직도 공개적으로 올해 합의안에 대해 부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사인천>이 24일 단독으로 취재한 결과, 한국지엠지부 현장 조직들이 공개적으로 합의안에 부결키로 했다. 현장조직 중 최대 계파로 알려진 '자주민주투쟁위원회(이하 자민투)'와 '전진하는 노동자회(전노회)'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여기다 '함성'도 합의안에 부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민투 내 한 핵심 조합원은 "현장 분위기는 휴가 전에 임금협상을 타결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완전 월급제가 전제되지 않는 연속2교대에 대해 조합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군산공장의 장기 발전도 미흡하다"고 부결 이유를 밝혔다.

함성 소속 조합원도 "제일 중요한 장기발전 전망과 관련해 추상적인 말로만 가득하다. 임금 후퇴 없는 연속2교대도 제대로 관철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사무지회는 "인위적인 정리해고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고용 안정 협약만을 제시했다"면서, "장기발전 계획 없는 고용 안정 약속이 언제까지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지부 소속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 홈페이지에 임금협상 합의안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글을 연이어 올리기 시작했다.

반면, 한국지엠지부 관계자는 "장기발전전망과 관련해서는 노조가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모든 것을 다 풀 수는 없다. 아쉬움도 많지만, 지부로서는 어느 정도 최선을 다했다"면서, "연속2교대제의 성과는 현대차 노조에 비해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 성과다. 1000만원의 성과금은 대우차가 잘 나갈 때도 얻지 못한 성과다. 남은 것은 조합원의 판단만 남았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지엠 작년 임·단협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부결됐다. 합의안이 조합원들의 압도적 반대로 부결되기는 노조 40년 역사상 처음이었다. 투표율은 94.1%로 높았지만, 합의안 찬성률은 18.7%(2485명)에 그쳤다. 무려 조합원 1만 667명(81.3%)이 반대표를 던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지엠#임금협상#주간연속2교대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