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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 군부의 시위대를 향한 발포를 대학살이라 보도한 <허핑턴포스트>
이집트 군부의 시위대를 향한 발포를 대학살이라 보도한 <허핑턴포스트> ⓒ 허핑턴포스트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8일 새벽 3시께, 이집트군이 수도 카이로 공화국 수비대 본부 앞에서 무르시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이집트 보건당국과 무슬림 형제단에 따르면 이날 충돌로 최소 51명이 사망하고 4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이집트 군부에 의해 권한이 박탈된 무르시는 공화국 수비대 시설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르시의 최대 정치기반이자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무슬림 형제단은 "군이 저격수까지 동원해 여성과 어린이를 향해서도 총을 쐈다"며 "2~3살의 아기와 어린이 5명, 여성 8명도 목숨을 잃었다"고 항의했다.

무슬림 형제단의 제하드 엘 하다드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시위 참가 인원을 늘려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군부가) 다시 국가를 빼앗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이집트군은 칼레드 엘 카티브 대변인을 통해 "테러 세력이 공화국 수비대 본부를 공격했다"며 "무장 괴한의 발포 공격에 군인 1명이 사망하고 40명 이상 다쳤다"고 반박했다.

주변국 '대학살' 군부 비난... 충돌 계속될 듯

이집트는 지난 달 경기 침체와 일방적인 이슬람 정책에 반발해 무르시의 사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군부가 직접 나서 무르시를 축출했고, 아들리 만수르 헌법재판소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하는 과도 정부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군부에 맞서 무르시의 복귀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지난 5일에도 최소 37명이 사망하고 1400명 이상 다치는 등 본격적인 대규모 유혈 사태가 벌어지면서 군부와 무슬림 형제단의 내전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무슬림 형제단을 지원하고 있는 카타르, 터키, 이란 등은 군부의 무력 진압을 '대학살'이라 비판하고 나섰다. 카타르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군부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무슬림 형제단이 이끄는 자유정의당은 "군부가 탱크로 혁명을 훔치려고 한다"며 "학살을 멈추라"고 밝혔다. 또한 군부를 지지했던 누르당도 "과도정부 구성 협상에서 빠지겠다"고 돌아서면서 이집트 정국 안정은 더욱 힘들어졌다.

이슬람 원리주의를 앞세운 엘 누르당은 아들리 만수르 임시 대통령이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같은 자유주의 성향 인물을 총리 후보로 내세우려고 하자 이를 반대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무슬림 형제단은 무르시가 복귀할 때까지 평화적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고, 군부 역시 시위 지역 인근에 장갑차와 무장 병력을 배치하며 맞서고 있어 이집트의 정국 혼란은 절정에 달했다. 


#이집트 혁명#무함마드 무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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