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낮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 다녀왔습니다. 나라시는 나라 시대의 중심지로 대륙의 문화와 정치 체계를 받아들여 일본에서 처음으로 국가 체재가 갖춰진 곳입니다. 보통 710년 겐메이(元明) 천황 때부터 784년 간무(桓武) 천왕 때 수도를 나가오카교(長岡京)로 옮길 때까지를 나라시대 혹은 덴표(天平, 729년 - 749년) 시대라고 말합니다.
나라 시대 중심지는 지금 나라시가 있는 곳이 아니고 지금의 나라시에서 서쪽으로 약 10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헤이죠교(平城京)가 중심지였습니다. 헤이죠교에는 사이다이지(西大寺)가 있고, 지금 나라시가 있는 곳에는 도다이지(東大寺) 절이 있습니다.
헤이죠교가 있던 곳을 발굴 복원하기 위해서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2010년 헤지죠교가 설치된 1300년을 기념하여 태극전(太極殿)을 복원했습니다. 태극적은 우주의 이상적인 최고 공간으로 최고 지배자인 천황이 외국 사신을 맞이하거나 즉위식 등 국가 의례를 행하던 곳입니다.
나라 시내에는 지금도 구석구석에 많은 절터나 절들이 남아있습니다. 이것은 나라시대 국가 체제를 정비하고 율령을 제정하는데 이상적인 불교 국가를 지향했고, 불교를 국가 통치 이념으로 삼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현재 나라시는 관광객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전에는 중고등학교 수학여행지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고등학생들이 해외로 수학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아서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관광객 감소로 장사하는 사람이나 시 수입이 감소하고는 있지만 오히려 관광객들은 한적하고 여유 있게 나라 시가지나 절터들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가을철 쇼쇼인(正倉院) 특별전이 열린 때는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