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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가 추진하는 스마트워크센터를 두고 이런저런 말이 오가고 있다. 사업 목적 및 효과 등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세종시가 추진하는 스마트워크센터를 두고 이런저런 말이 오가고 있다. 사업 목적 및 효과 등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 세종시 누리집 갈무리

세종시가 추진하는 스마트워크센터가 뒷말이 많다. 특정 정치인을 위한 특혜 시비에 예산 과다·실효성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종시는 조치원읍에 '세종ICT밸리 기반 조성'과 'IT기업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100여 석 정도의 좌석을 갖춘 스마트워크센터(이하 스마트센터)를 열기로 했다. 스마트센터에는 화상회의시스템을 비롯 보안성을 갖춘 전산망과 원격근무용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임대료 8억 원과 운영관리비 1억 원 등 9억 원을 추경예산에 편성했다. 세종시는 이후 건물 구조 변경과 인테리어공사비 등에 7억8000만 원 정도가 추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합하면 관련 소요비용은 모두 17억 원에 이른다. 시는 건물임대와 리모델링 공사를 한 후 10월께 스마트센터를 개소한다는 계획이다.

입주희망 업체는 대부분 정부청사 IT 개발·유지보수 회사들

우선 스마트센터의 사업 목적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까지 입주희망 업체 대부분이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정부 부처 전산 프로그램 개발 및 유지보수를 하는 사기업들이다. 때문에 없는 살림에 공익을 위한 공공기관 근무자가 아닌, IT분야 사기업들의 영업환경 개선을 위해 혈세를 투입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사업 효과도 의심받고 있다. IT업체들은 본사를 타 지역에 그대로 두고 일부 직원들만 그때 그때 세종정부 부처 전산 프로그램 개발과 유지보수를 위해 세종시에 내려 보내고 있다. 20억 원 가까운 투자비용에 비해 세수 확충·신규 고용 창출·지역경제 유발 효과 등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게다가 세종시와 가까운 대전과 충북 오송 등에 인프라를 갖춘 IT업체들이 활동하고 있어 헛돈을 쓸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복지 분야 등 돈 쓸 곳이 많은 때에 IT업체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거액의 시비를 들일만큼 시급한 사업이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내에 공무원들을 위한 스마트센터가 설치돼 있지만 이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동에 마련된 스마트센터는 출장 공무원들의 회의실 용도에 그치고 있고 이용자수도 하루 20여 명에 불과하다.

'특정인에게 경제적 보탬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세종시가 센터 설치 장소로 한 때 세종시장과 같은 새누리당의 김고성 세종시당 위원장 소유 건물(신안네거리 S빌딩 2개 층, 954㎡)을 검토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센터 사업을 통해 특정인에게 경제적 보탬을 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행정정보담당은 "원래 사업명칭은 '기업지원센터'이고 기업지원센터 내에 인터넷중독대응센터·IT교육센터와 함께 스마트워크센터를 부분적으로 두는 것"이라며 "기자들이 사업 명칭을 잘못 쓴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정치인 소유의 건물을 센터장소로 검토한 데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고 해당 정치인 소유 건물을 포함, 모두 4곳을 검토 중으로 공개입찰방식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세종시가 세종시 의회에 제출한 추경예산편성을 위한 자료를 비롯 회의록 등에는 모두 사업명칭이 '스마트워크센터 구축' 사업으로 돼 있다. 따라서 시가 센터의 실효성과 목적을 문제 삼는 비판여론을 의식해 돌연 사업명칭 변경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세종시에서 인터넷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장아무개(50)씨는 "세종시가 IT인프라를 구축하려 노력하는 것은 알겠지만 IT기업 근무자들의 현장 사무실 마련이 시가 나서 우선 해결해야 할만큼 급한 일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가 없어 관련 기업이 세종시로 내려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며 "사업 실효성 등을 다시 따져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행정정보담당은 "처음 몇 년간은 적자를 보겠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근 대전시나 충북 오송 등에 IT업체를 빼앗길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세종시 행정정보 담당공무원의 까닭 모를 '막말'


"기자들이 왜 시청 일에 콩이야 팥이야 간섭하나"
"입을 찢어버릴 거야 XX…, XXXX들 기자면 다야"
"(시의원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의해서 발언한다"

10일 세종시 행정정보담당인 선 모씨의 입은 거칠었다. 거친 말을 쏟아내는 이유는 헤아리기 어려웠다.

이날 오전 기자는 선씨에게 세종시가 추진 중인 '스마트워크센터'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선씨는 대뜸 "세종시 출입기자냐"고 물었다. 그는 '세종시청에 출입기자 등록은 하지 않았다'고 답하자 "그럼 얘기할 이유가 없다, 공보실에 물어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기자가 맞는지 의심스러워서 그러는 거라면 시청으로 찾아가겠다'고 하자 '지금 바쁘다'며 전화를 끊으려 했다.  이런 저런 대화 끝에 그가 오후 1시 30분 경 전화를 걸겠다고 해 오전 전화 인터뷰는 일단락됐다.

선씨와의 오후 통화는 전화를 기다리던 기자가 오후 2시 40분께 전화를 걸면서 시작됐다. 그는 '스마트워크센터' 사업으로 인한 경제적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기자들이 왜 시청 일에 콩이야 팥이야 간섭하느냐, 나서지 말라" "시청 일에 발목잡기 하지 말라"며 화를 내며 언성을 높였다. 기자가 항의하자 그는 곧 "흥분해서 거친 언사로 답변한 데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그는 'IT 업체들이 본사는 그대로 두고 소수의 근무자들만 잠깐씩 세종시로 내려 보낸다. 이런 조건에서는 기업이득의 타지 유출로 인해 IT 업체 근무자들이 대전이나 충북 오송·세종시 등 어디에 있더라도 큰 경제적 효과가 없다는 시각이 있다'고 묻자 다시 언성을 높였다.

그는 흥분하며 "그딴 식으로 얘기하면 입을 찢어버릴거야, XX ! 똑바로 알고 얘기해야지 XXXX들! 기자면 다야!"라고 말했다.

기자가 다시 '왜 막말을 하느냐'고 항의하자 '기자님한테 한 얘기가 아니라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얘기하는) 다른 기자들한테 하는 얘기"라고 답했다. '다른 기자에게는 막말해도 되느냐'고 묻자 "다른 기자들에게 알려주든지 맘대로 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먼저 경제적 효과가 없다고 내 속을 긁었지 않았느냐, 나는 원래 속이 더럽다, 말도 안 되는 얘기하면… 그렇게 살아왔다"며 "그런 줄 알아라, 막말했다고 기사로 쓰려면 쓰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종시의원들도 의회에서 20억 원에 가까운 예산지출에 비해 경제적 효과가 적다고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시의원들이 시민들에게 의견 물어보고 발언하나"라며 "(시의원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의해서 발언한다"고 말했다.




#스마트워크센터#세종시#막말#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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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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