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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자료사진)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자료사진) ⓒ 조재현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두 세력 간의 갈등이, 그 감정의 골이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넓고 깊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상태로 하나의 당이 오래갈 수 있나 하는 걱정이 생길 정도였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새 지도부 선출을 하루 앞둔 민주통합당의 미래에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3일 오전 TBS라디오 <송정애의 열린아침>에 출연, "지난해 대선 때 과거보다는 당에 가까이 가서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며 "(친노와 비노 간 갈등) 그런 사정을 아는 많은 분들이 심지어는 전당대회 이후에 당이 갈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한다"고 말했다.

현재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비주류' 김한길 후보와 '범주류' 이용섭 후보가 최근 불법선거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 나온 전망이라 더욱 의미심장하다. 윤 전 장관은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국민통합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민주 정당 내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이고 그 의견에 따라 계파가 생기는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라면서도 "문제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이 절대선이고 상대방은 절대악이 돼 버리는, 절충하지 않는 계파주의·분파주의에 매몰된 게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전당대회 이후 당 갈라질 수 있다는 걱정 나온다고 말하지 않았나, 한쪽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라며 "그런 걱정이 미리 나올 정도면 당이 순조롭게 운영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안철수, 민주당 들어간들 무엇을 어떻게 고치겠나"

윤 전 장관은 민주당의 위기 원인을 '이념적 경직성'으로도 꼽았다. 그는 "1차적으로 이념적 경직성 때문 아닌가 싶다"며 "'민주 대 반민주' 투쟁을 하던 시절에 생긴 거라고 볼 수 있는데 시대가 변했음에도 여전히 이분법적 사고로 이념적 경직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국민에게 신뢰를 잃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스스로 혁신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찍었다. 그는 "스스로의 힘으로 혁신할 수 있으면 이 지경까지 됐겠나"라며 "원내 127석을 가진 제1야당으로써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게 국민들의 신뢰가 없어서 그런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또 "지금 상태에서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에 들어간들 무엇을 어떻게 고칠 수 있나,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거의 없다고 본다"면서 "당을 고친다, 혁신한다면 인적 청산이 우선이고 핵심인데 선거 때 공천을 통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2016년 총선 전까지 사실상 '인적 청산' 자체가 불가능한데 제도 혹은 시스템만 바꾼다고 해서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였다.

윤 전 장관은 안 의원의 민주당 입당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는 "안 의원이 정치 들어올 때부터 새정치를 한다고 내걸었고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새정치를 이야기 했잖느냐"며 "그러면 새정치를 하려면 새롭게 출발해야지, 지금 저렇게 국민의 신뢰를 거의 잃어버리다시피 한 당에서 뭘 어떻게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안 의원을 향해서도 "아직 제가 보기에는 새 정치 알맹이를 국민들한테 내놓은 일은 없다고 본다"며 "부분적으로 얘기한 게 있지만 그 정도 가지고 시대를 바꾸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 정치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안철수#윤여준#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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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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