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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구미 국가산단4공단에 있는 휴브글로벌에서 일어난 불산유출사고 6개월을 맞아 구미산단지역 안전을 위한 시민포럼이 지난 16일 오후 구미YMCA에서 열렸다.
지난해 9월 구미 국가산단4공단에 있는 휴브글로벌에서 일어난 불산유출사고 6개월을 맞아 구미산단지역 안전을 위한 시민포럼이 지난 16일 오후 구미YMCA에서 열렸다. ⓒ 조정훈

"불산누출사고가 발생한 이후 열 번의 사고가 있었는데 그 중 4건이 구미에서 발생했습니다. 이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사회적 학습 부재와 업무를 감독하는 기관의 역부족, 무사안일한 태도가 아닌가 합니다."

지난해 9월 구미국가산단 4단지에 위치한 (주)휴브글로벌에서 불산누출사고가 발생한 지 6개월을 맞아 구미의 시민단체가 안전을 위한 시민포럼을 열고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관리대책 등을 논의했다.

구미풀뿌리희망연대가 주최한 '구미 산단지역 안전을 위한 시민포럼'은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인 김정수 박사의 주제발표와 구미KEC 공장을 중심으로 한 사례보고, 김수민 구미시 의원과 이인재 구미시청환경위생과장, 김진석 순천향대 교수의 토론, 참가자들의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정수 박사는 유해화학물질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를 (주)휴브글로벌과 (주)GD, (주)삼성전자의 사고 예를 들고 "30인 이하 사업장에 대해서는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대상에서 제외하고 정부의 관련부서는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등 업무의 비체계성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관리감독이 미흡하고 안이한 관리감독이 대형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며 "사고는 돌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지만 사고 이후 은폐하고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수민 구미시의원은 "공장을 유치하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측면은 있지만 반대급부도 생각해야 한다"며 "첨단산업단지가 만들어지더라도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공장 내의 하도급 문제"라고 지적하고 "하청 노동자들은 미숙련 노동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 사고 나면 하청업체에 떠넘기고 원청이 책임지지 않는 구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기초지자체가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직접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의 노동자들과 주민들이 꼭 참여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운동의 활성화를 통해 사고에 대한 감시도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구미에서 일어난 불산누출사고 6개월을 맞아 구미산단 안전을 위한 시민포럼이 16일 오후 구미YMCA에서 열렸다.
구미에서 일어난 불산누출사고 6개월을 맞아 구미산단 안전을 위한 시민포럼이 16일 오후 구미YMCA에서 열렸다. ⓒ 조정훈

김진석 순천향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휴브글로벌에서 불산누출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피했던 주민들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생활을 하면서 일부 시민사회의 오해에 따른 시선에 위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고를 빌미로 보상을 위해 떼쓴다는 인상에 더욱 사고후유증보다 더욱 힘들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불산누출사고가 더욱 확산된 이유로 추석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해 대피했다가 하루 만에 돌아와 피해가 더욱 커졌고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바로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1주일이 넘어 치료가 시작된 점 등을 들었다. 사고 발생 이후 13일이 지나서야 병원을 찾은 주민들이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또한 100% 불산이 누출된 데 따른 위험심리도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이번 사고를 거치면서 지역의 대형병원마저도 사고를 대비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며 "사고에 대한 대비가 전혀 안돼 있었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치료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 기업문화 자체가 안전이나 보건 문제에 있어서는 후진국이나 마찬가지"라며 "노동부 점검이 서류 위주로 하기 때문에 실제로 근로자들의 안전을 개선시키기 위해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서류 위주로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안전보건 문제는 더이상 사업주와 기업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인식과 함께 시민사회가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문제점을 도출하기도 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 시민사회단체가 안전문제 뿐만 아니라 환경문제가지도 같이 가지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구미시는 유독물질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메뉴얼을 만들고 노후된 공장에 대해서는 시설자금을 융자해 시설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미시는 환경안전과를 신설해 유해화학물질 취급업소에 대한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불산누출#구미풀뿌리시민연대#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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