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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길재 통일부 장관. (자료사진)
류길재 통일부 장관. (자료사진) ⓒ 남소연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일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의 마중물"이라며 일각에서 '북한 돈줄 차단', '개성공단 인질론' 등을 내세워 제기하는 개성공단 철수주장을 일축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수동펌프로 다시 물을 퍼내려면 일단 물을 한 바가지 부어준다. 펌프 안에 다시 물을 채우면 압력 등 펌프 내부 작동원리가 원활히 작용하게 되고 '마중물'이 없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물을 퍼낼 수 있다. 류 장관은 2일 기자들과 점심간담회를 하면서 개성공단에 대해 이 같은 '마중물'에 비유했다. 

류 장관은 "'개성공단이 한마디로 뭐냐'고 (통일부) 과장급 직원에 물어봤더니 '남북관계의 마중물이다'라고 얘기하더라"며 "이 말이 괜찮은 구호라고 생각했다. 얼마만큼은 남겨놔야지, 마중물이 없으면 물 끌어 올리는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진전에 중요하니 개성공단만큼은 남겨놔야 한다는 것이다.

류 장관은 이어 "개성공단은 그런 (마중물의) 역할을 하고 있다. 10년 동안 만들어져왔으면,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발전시킬 것인가를 갖고 고민하는 게 건설적이지, 없던 걸로 하자는 건 아닌 것 같다"며 "한계는 있는 것 같지만, 어떻게 하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건설적이다. 원점으로 돌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개성공단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우리도 해야 하지만 북한도 해야 한다"며 "북한이 저렇게 (폐쇄할 수도 있다고) 위협하는 것은 재 뿌리는 일이 된다. 언론도 이런 점에서 개선할 점이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폐쇄나 철수를 운운하는 것은 남북관계 진전에 아무 도움도 안 된다는 말이다.

"북한은 행동으로 보여야...우리가 할 도리는 다하겠다"

이날 류 장관은 앞으로 남북관계를 말이나 제스처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히 행동 결과물로 판단하고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류 장관은 최근 북한의 박봉주 경공업부장이 정치국 위원 및 내각 총리로 발탁된 상황에 대해 "박봉주가 총리가 돼 김정은이 경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 됐지만, 그렇다고 그 이후의 방향이 뭔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그 방향이 뭔지는 앞으로 북한이 보여줘야 한다. 아직은 보여줄 의지가 있구나 하는 정도지,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에서 경제를 강조한 것은 현재의 남북 대치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도 류 장관은 "북한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관측이나 추측은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을 말로만 하는 게 아니다. 북한이 뭘 하든 말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UN의 제제에 상충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영유아·취약계층 지원,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인 사안들은 뚜벅뚜벅할 것이고 우리가 할 도리는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정책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정책은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정부는 말로써 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시에 조급증을 경계하기도 했다. 류 장관은 "마치 북한에 우리가 아쉬운 것처럼 급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남북관계 개선은 우리한테만 도움되는 게 아니라 북한에도 도움되는 것"이라며 "뭔가 제대로 해보겠다는 인식을 주는 게 중요하지, 급하게 조급함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 꼼수 부리지 않고 정정당당하고 듬직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류길재#통일부#개성공단#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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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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