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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얼굴을 아름답게 하는 의사다. 그런데 과연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누구나 아름다워지고 싶어한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의 얼굴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아름다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 기자 말

필자는 역사를 좋아한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처럼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현재를 생각하고, 앞으로를 대비하며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때의 기록을 반추하면서 생활상을 되짚어보기도 한다.

TV에서 방영하는 사극은 역사의 교훈과 이야기의 재미를 고루 갖추고 있다. 그래서인지 많은 소재들이 여태까지 방영되어 왔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한류 열풍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도 한국의 사극을 많이 좋아한다.

사극을 좋아하는 한류 팬들은 현대 드라마와는 달리 한국 고유의 분위기가 살아 있는 것을 사극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사극에서는 역사를 바탕으로 고증이 되어 그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궁궐이나 사찰 같은 한국의 문화유산을 간접적으로 볼 수도 있다. 과거의 전통복식을 보면서 한복의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한다.

사극을 필자도 참 좋아한다. 그런데 한번씩 보면서 눈살을 찌푸릴 때가 있다. 사극에서는 배우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옛날 말씨를 쓰면서 연기한다. 그런데 서구적으로 성형한 배우들이 나올 때면, 역사 속의 이야기에 몰입이 잘 안 되기 마련이다.

 홑꺼풀과 몽고주름
 홑꺼풀과 몽고주름
ⓒ 권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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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얼굴의 특징을 한 가지 꼽으라고 하면 단연코 '홑꺼풀'이 될 것이다. 이는 북방계 몽골족의 특징이다. 흑인도, 백인도, 동남아인도 모두 쌍꺼풀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의 60~70%는 북방계 몽골족의 후손이다. 따라서 홑꺼풀을 타고 났다.

홑꺼풀은 빙하기에 극심한 추위에서 생존하기 위한 진화 기전 중의 하나이다. 빙하기 시베리아 지역은 겨울에 영하 50~60도로 내려갈 만큼 추위가 혹독하고, 눈에 덮힌 겨울이 길었다. 그래서 북방계 민족은 혹독한 기후에 맞게끔 적응하여 얼굴에서 그 특징이 나타난다. 빙하가 덮힌 시베리아에서는 설원에 반사된 자외선이 강했다. 추위에 눈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인종과는 다른 변화가 생겼다.

눈꺼풀에는 두 겹의 지방층이 생겨서 두터워지면서 안구를 추위로부터 보호하게 되었다. 매서운 바람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눈의 노출이 줄어들어 작아 보이게 되었다. 이때 생긴 것이 몽고주름이다. 눈꺼풀 안쪽에서 밑으로 비스듬히 뻗는 주름이 생기면서 눈의 안쪽으로 가린 것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좀 더 진화된 형태의 눈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조선시대 때는 홑꺼풀의 작은 눈을 좋게 여겼다. 홑꺼풀은 단정하고 차분해 보인다. 이런 성격은 유교의 선비들이 추구하는 것이기도 했다. 관상학에서도 홑꺼풀이 있는 눈을 격이 높다고 여긴다.

그러나 요즘은 서양의 미를 많이 따라가기 때문에 홑꺼풀을 쌍꺼풀로 만드는 수술을 많이 한다. 쌍꺼풀이 있는 사람의 눈은 몽고주름이 없기 때문에 눈이 많이 드러나면서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 보인다. 이를 따라하기 위해 두툼한 눈꺼풀의 지방을 없애기도 하고 눈을 작아보이게 하는 몽고주름을 절개하기도 한다.

 홑꺼풀과 쌍꺼풀 구조의 차이
 홑꺼풀과 쌍꺼풀 구조의 차이
ⓒ 권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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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쌍꺼풀 수술을 한 눈이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전체적인 인종적 특성이 부딪히기 때문에 어색한 경우가 많다. 홑꺼풀은 북방계 몽골족의 특징인데, 북방계 몽골족은 이목구비가 전반적으로 남다르다. 다른 특징들이 모두 전형적인 북방계인 사람이 눈꺼풀만 쌍꺼풀로 바뀌면 다른 조합들과 이질적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

요즘에는 전 세계에 한류열풍이 강하게 불면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연예인들이 가까운 아시아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들은 연예활동과 더불어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역사를 전하는 사극에서 쌍꺼풀 수술한 배우들이 등장한다면, 모순이 아닐까?

요즘에는 매체가 발달하면서 세계적으로 소통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미의 경계도 사라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전세계적으로 접하는 얼굴이 비슷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같은 때에는 오히려 각자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잘 지키는 것이 강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싸이가 서구적인 미남이었다면 지금처럼 인기를 끌었을까?

과거 우리는 매체를 통해 서구의 문화를 접하면서 미적인 기준도 받아들였다. 반대로 이제는 한국의 얼굴을 알리고 있다. 한국의 얼굴이 널리 알려지면서 세계의 미적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태그:#홑꺼풀, #북방계, #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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