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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가 지난 19일 오전 출근을 위해 서울 잠원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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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부인이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고급아파트를 정상적으로 분양받은 게 아니라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사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마이뉴스>에서 취재한 결과, 황 후보자의 부인은 지난 1999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소재 고급아파트인 LG빌리지의 청약과 분양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분양권 전매를 통해 아파트를 샀다. 황교안 후보자쪽도 "분양권을 사서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인정했다.

게다가 황 후보자의 부인과 비슷한 경로로 처갓집도 같은 시기에 63평형 아파트를 매입해 살다가 지난해에 아파트를 판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황 후보자의 가족은 투기 열풍이 거셌던 지역에서 아파트를 2채 매입한 것이다. 

당시 분양권 전매는 합법적이었다. 하지만 용인 수지의 LG빌리지는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버블 세븐 지역'으로 불렸을 정도로 투기 열풍이 거셌다는 점에서 황 후보자 가족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황 후보자의 부인은 기독교계열의 H신학대를 거쳐 현재 N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상담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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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10월 <한국경제>에 실린 용인 수지 LG빌리지 3차 아파트 입주자 모집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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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넣지 않고 4억 이상 주고 분양권 전매해 아파트 매입

황 후보자의 부인인 최아무개(52)씨는 지난 1999년 10월 26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소재 LG빌리지 3차 아파트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최씨가 매입한 아파트는 전용면적 164.24m2(약 50평)를 포함해 총 210.702㎡(약 63.9평) 규모로 당시 공식 분양가는 3억8000만 원이었다. 당시 최씨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한신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황 후보자는 서울 북부지청 형사5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LG빌리지'는 외환위기 시기인 지난 1998년 LG건설(현 GS건설)이 용인 수지지역에서 처음으로 대단지 고급아파트를 분양해 성공을 거둔 아파트다. "LG건설을 주택건설업체로 자리매김하게 해줬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아파트 분양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 만큼 용인 수지 LG빌리지는 분당 신도시를 대체하는 대표적인 부동산 투자처였다. 2007년 63평형 아파트값은 최고 9억5000만 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5억 원대로 떨어졌다. 

황 후보자의 부인이 매입한 63평형 아파트의 1순위 청약 조건은 용인시 거주자의 경우 '청약예금 400만 원에 가입하여 2년이 경과한 자'였고, 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전용면적 136㎡ 초과한 주택에 신청가능한 청약예금에 가입하여 2년이 경과한 자'였다.  

그런데 지난 1999년 10월 18일 <한국경제> 10면에 실린 '용인수지 LG빌리지 3차 당첨자'에는 황 후보자의 부인은 없었다. 당시 매매계약 체결과 계약금 납부일은 당첨자 발표 직후인 1999년 10월 23일부터 10월 26일까지였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최씨는 최종 계약일인 10월 26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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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후보자의 부인은 분양권을 전매한 뒤 매매계약 최종일에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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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되지 않은 황 후보자의 부인이 63평형 아파트를 살 수 있었던 것은 정아무개씨가 받은 분양권을 사서 아파트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당시 용인 수지는 투기 열풍이 거셌기 때문에 최씨는 공식 분양가인 3억8000만 원에 웃돈(일명 '프리미엄')을 주고 샀을 가능성이 크다.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그때 LG빌리지 아파트는 워낙 인기가 좋아서 평당 1400만 원을 호가하기도 했다"며 "79평형 이상은 미분양이 있었지만 50평과 60평대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나갔다"고 전했다. 또다른 공인중개사들은 "프리미엄은 최소 3000만~5000만 원, 최고 1억 원 정도가 붙었다"고 귀띔했다.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황 후보자 부인은 분양권 전매를 통해 최소 4억 원 이상을 주고 산 것으로 추정된다. 최씨는 아파트 준공 시점인 지난 2002년 10월 분양권 전매로 산 아파트를 담보로 하나은행에서 1억6000만 원 정도를 대출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근저당권 설정 채권 최고액이 2억160만 원이었던 점을 헤아린 금액이다.

한편 황 후보자의 처갓집도 부인과 같은 시기에 63평형 아파트를 매입했다. 아파트 매입은 황 후보자 부인과 똑같이 분양권 전매를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황 후보자쪽은 "아파트 같은 동에 매물이 나온 게 있어서 비슷한 시기에 구입했다"며 "장인과 장모는 실제 거주해서 10년 이상 살다가 지난해에 이사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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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10월 18일자 신문에 실린 용인 수지 LG 빌리지 3차 당첨자 공고. 여기에 황교안 후보자의 부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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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후보자 쪽 "호흡기가 안 좋고, 장인·장모 같이 살려고 구입"

황 후보자 쪽은 <오마이뉴스>에서 취재한 내용을 대부분 인정했다. 황 후보자 쪽은 25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분양권을 사서 아파트를 구입한 것은 맞다"며 "그러나 (용인 수지는) 분양권을 전매하는 것이 불가능한 지역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 쪽은 "청약을 넣었다가 떨어져서 분양권을 전매한 게 아니라 애초부터 분양권이 나와서 샀다"며 "결과적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데 후보자가 장인과 장모를 모시고 같이 살자고 의논이 돼서 아파트를 구입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분양권을 사서라도 아파트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황 후보자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다. 장인과 장모가 분당에 거주하고 계셨고, 그분들을 후보자가 모셔야 하는 상황이었다. 처남이 직장문제로 지방에 근무하고 있어서 후보자가 장인과 장모를 모시고 같이 살자는 쪽으로 가족 간에 의논이 됐다. 마침 후보자는 호흡기가 안좋다. 만성모세기관염이 있었다. 공기가 안 좋으면 목이 붓는 질환이다. 그래서 공기좋은 용인 수지 쪽으로 가자는 쪽으로 얘기가 된 것이다."

하지만 황 후보자와 부인은 아파트가 준공된 지 10년이 넘도록 이곳으로 입주하지 않았다. 황 후보자는 이곳을 전세로 임대한 상태다. 이와 관련, 부인이 지난 2002년 10월 설정한 근저당권이 한달 뒤인 11월에 풀린 점이 눈길을 끈다. 준공된 뒤 바로 전세로 임대한 뒤 은행 대출금을 갚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황 후보자는 용인 수지 아파트로 입주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아파트에 입주할 시점에 후보자 아들과 딸이 강북지역 대학에 입학했다"며 "그런데 용인 수지가 교통이 안좋아 통학 거리 너무 길어서 이사를 못했다"고 해명했다.

황 후보자 쪽은 "그래서 대학 졸업하면 이사를 가자고 했다가 아들과 딸이 대학을 졸업한 다음에도 서울에서 직장을 얻어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팔지 못하고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며 "후보자는 딸 혼사를 마치고 난 뒤 용인 수지로 이사를 갈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황 후보자는 지난 15일에도 "당초 자녀들의 대학입시가 끝나는 대로 이사할 계획이었지만 두 자녀 모두 서울 강북 지역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 통학거리가 멀어져 이사하지 못했다"며 "차녀가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현 거주지인 서울 서초동 인근에서 근무하게 돼 바로 이사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황 후보자 쪽은 "아파트 시세가 한창 오를 적에는 상당히 올랐지만 지금은 아파트를 취득했을 때와 가격이 동일하다"며 "외견상 투기지역 분양권을 사서 오해받을 소지가 있지만 부동산 투기는 전혀 아니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황 후보자는 지난 15일에도 "이 아파트 시세는 2006년 말에서 2007년 초 9억여 원까지 올라갔다가 현재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큰 폭의 가격 변동이 있었는데도 아파트를 매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한 것은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구입한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