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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하면서 대선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고 대선 여론에 핵심 변수가 되었다. 11일까지만 하더라도 로켓을 해체하고 조립동으로 옮기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연내 발사가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2일 오전 갑작스럽게 발사에 성공하여 위성 궤도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에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도 동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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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방부는 발사 이후 브리핑을 통해 정황을 전날부터 인식하고 있었다는 주장을 폈지만 야당은 정부가 정보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해 발사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정부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 출연한 군사평론가 김종배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11일 발사대에 멀쩡히 로켓이 서 있는 영상이 들어오고 또 고급 세단이 발사장에 들어오는 것이 목격되었는데도 (정부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며 "정부가 제대로 된 정보가 들어와도 그걸 자기 편리한대로 해석해 버리는 정보 오류의 전형적인 현상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겨울에 발사가 어렵다는 점과 그간 로켓 발사가 줄곧 실패해왔다는 점을 근거로 북한으로부터의 이상 징후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것.

김 편집장은 "이러한 실제 상황과 정 반대방향의 인식은 한미 양국의 공동의 정보 판단에서 나온 게 아니고 우리 국방부의 자의적 판단"이라며 "(11일에)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영상 정보가 있었다면 이를 다시 판단해 보아야 했는데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은 비상대기 수준 낮춰버리고 그 다음에 평소대로 기자간담회 일정을 짜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중요한 첩보를 첩보로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군 당국은 동향은 대충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편집장은 "굉장히 궁색한 변명을 한다"며 "로켓이 서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이야긴데 이에 대한 국방부 장관의 해석이나 판단은 안 나오고 '그냥 서 있더라'라고만 하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상 징후에 대한 면밀한 판단을 못했으면 못했다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정부가 그저 얼버무리고 넘어가려고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 편집장은 "국방부와 합참이 지난 5년 동안 북한에 대해서 계속 실패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얕보기에서 시작 된다"며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사건, 노크 귀순 사건과 로켓 발사에 이르기까지 항상 이렇게 사후적으로 밝혀지는 사실은 모두 정보 판단의 오류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편집장은 "어떤 경고가 있어도 경고로서 받아들이지를 않고 우리가 뭔가 강압적으로 과시하고 보여주기만 한다면,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만 한다면 북한이 거기에 통제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정부가 움직여 왔다"며 "항사 우리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서둘러 과시하기 급급하고 그 다음 필요한 단계인 통찰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천안함 사건에서 접전 지역인 백령도 전방에 천안함을 단독으로, 그것도 최저 속도로 기동을 시키면서 다른 위협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았던 일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에서 미리 포착되었던 북한의 이상 징후를 무시했던 일, 북한의 응사사격에 대한 대비 없이 무방비 상태로 해병대가 사격 훈련을 하면서 결국 사상자가 발생할 때까지 공격받았던 일 등이 모두 전반적으로 북한을 깔보고 북한에서 나오는 이상 신호를 무시하는 데에서 생긴 안보의 실패라는 것.

또한 김 편집장은 "유심히 뜯어보면 안보의 실패는 현 정부의 군 인사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며 "원래 합참은 오랫동안 양성되고 교육된 이들이 야전을 순환하면서 보직이 되었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 전문가들을 다 쫓아내고 엉뚱한 육군 본부 비서실장, 부관 출신들이 합참 작전 요직에 마구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합동 작전 계획의 특수한 용어, 개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인사들이 올라오면서 기존의 합참 인재 양성 체계가 무너졌다는 것.

김 편집장은 "인사의 내막을 보면 특정 지역의 편중 인사, 특정 실세의 근무 인연을 중심으로 형성된 군맥에 의해 전문성에 기초한 인사관리가 아닌 정치논리에 의한 인사관리로 인사가 왜곡됐다"며 "단적으로 올해 육사 42기가 준장에 1차 진급을 했는데 대상자 중에 호남출신 진급자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군 인사가 정치적으로 왜곡이 되면서 군의 핵심 정책 직위의 전문성에 대한 기반이 와해되기 시작했다는 것.

김 편집장은 "지금 이 정부에서만 육군총장이 다섯 명째이고 합참의장이 네 명째"라며 "청와대가 군 인사에 직접 관여해버리고 계속 군을 길들이다 보니 주요 보직의 임기를 채워주지 않았고 전문성을 가질 만한 여유가 전혀 없어졌다"고 말했다.

또한 김 편집장은 "우리가 2015년 전시 작전권을 전환하는데 가장 중요한 게 합참의 전문성 확보"라며 "그런데 지금 합참의 중령급 이상 장교들 중에서 합참 대학을 이수한 합동 작전 교육을 받은 사람이 20%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합참의장은 6개월 전에 내정되어 준비하고 임기 3년 간 자기 비전과 철학을 구체화 시키고 나가는데 우리 합참 의장은 당사자도 인사 발표 당일까지 모르는데다가 들어오면 임기가 1년도 안 되는 상황에서 6개월 공부만 하다가 나간다"며 "그 밑으로 작전부장, 작전처장, 합동작전과장 등이 전부 합참 무경험자로 채워져 있는데 무얼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내내 군 지휘통제가 총체적 부실을 겪었다는 비판이다.

덧붙여 김 편집장은 "민주 정부 10년은 그래도 임기보장을 해줬다"며 "참여 정부 시절에 청와대와 밤낮 갈등을 겪다가 지금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로 가 있는 남재준 당시 육군 총장도 임기는 전부 채우고 나갔다"며 "맘에 들거나 안 들거나 대체로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털남#북한 로켓 발사#이명박#국방부#김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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