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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상면 후보, 문용린 후보, 최명복 후보, 이수호 후보, 남승희 후보.
왼쪽부터 이상면 후보, 문용린 후보, 최명복 후보, 이수호 후보, 남승희 후보. ⓒ 후보사무실

공약을 보고 뽑는 시대는 갔다? 요즘 이런 말이 일부 들어맞고 있다. 선거에 나온 후보들(이하 존칭 생략)은 대체로 표가 될 만한 '달콤한 내용'만 자신의 공약집에 싣고 있는 탓이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재선거도 마찬가지다.
 
0교시 폐지, 누리과정 정부 예산 지원은 모두 '찬성'
 
이런 난제를 풀기 위해 후보 사무실에 '교육현안'에 대한 질문 32개를 던졌다. 일부 후보는 교육전문지 <교육희망>의 조사지를 보고 "교육현상이 얼마나 복잡한데 '찬성○, 반대×, 판단유보△'식 3단계 대답을 하라고 하느냐"면서 답변 보이콧 시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5명 후보 전체의 답변을 받아낼 수 있었다. 후보 전체의 마음속 생각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교육감 후보 교육현안 질문-답변표(찬성○, 반대×, 판단유보△)
서울교육감 후보 교육현안 질문-답변표(찬성○, 반대×, 판단유보△) ⓒ 교육희망

이번 조사는 지난달 27일과 28일, 전자메일과 전화로 실시했다. 답변지를 작성한 곳은 후보 사무실 정책팀과 언론홍보팀이다. 하지만 일부 후보의 경우 직접 전화를 걸어 의견을 듣기도 했다.

답변을 분석한 결과 후보들 사이에 교육현안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본 항목은 3개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뚜렷한 견해차는 후보별 성향을 판단하는 데 주요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후보 5명이 모두 찬성한 질문은 '교원업무정상화(교원업무경감) 사업 확대'와 '유치원 누리과정 사업비에 대한 정부예산 투입'이었다. 모두 반대한 질문은 하나였는데 '초·중·고 0교시 실시'였다.

'유·초·중·고 학생 무상급식 확대' 물음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후보는 없었다. 다만 문용린, 남승희는 '판단 유보' 태도를 나타냈다. 이상면, 최명복, 이수호 등 3명은 '찬성'했다.

'학교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해서도 문용린은 '판단 유보'한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찬성했다. '학교운영위 의결기구화'도 문용린과 이수호는 '판단 유보',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찬성이었다.

후보들 사이에 답변이 크게 엇갈린 질문들은 최근 교육계 진보와 보수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 것들이었다. 서울학생인권조례, 내부형(평교사 응모가능형) 교장공모제,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학생부 학교폭력 사항 기재, 외국어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이 그것이다.

우선 서울시의회와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 제정, 공포한 서울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찬성의견은 이수호가 유일했다. 최명복은 반대했고 이상면, 문용린, 남승희는 판단을 유보했다. '진보 1명과 보수 4명'이라는 구도가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일제고사 실시'와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사항 기재'를 놓고는 보수 그룹에서 남승희 이탈현상이 나타났다. 이상면, 문용린, 최명복은 모두 찬성한 반면 이수호는 모두 반대했다. 남승희는 일제고사는 반대하고 학생부 기재에 대해서는 '판단 유보' 태도를 나타냈다.
 
일제고사·교장공모제 속마음 봤더니
 
 서울시선관위가 발표한 서울교육감 선거 투표용지.
서울시선관위가 발표한 서울교육감 선거 투표용지. ⓒ 서울시선관위
이런 현상은 교원성과상여금과 교과부 추진 교원평가 찬반 질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두 질문에 대해 이수호, 남승희만 모두 반대했다.

전교조가 찬성하고 한국교총이 반대하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놓고는 보수-진보 후보 구도가 무척 흐트러진 모습을 나타냈다. 이상면, 이수호, 남승희는 찬성한 반면 문용린과 최명복은 각각 '판단 유보'와 반대로 답변했다.

후보들은 대부분 교장공모제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평교사에 대한 문호 개방'을 놓고는 생각이 엇갈린 것으로 해석된다.

특이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대한 일반학교 전환'에 관한 것이었다. 모든 후보가 반대하지 않은 것이다. 이수호, 남승희는 전환에 찬성했고 문용린 등 세 후보는 판단을 유보했다. 하지만 외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해서는 남승희만 찬성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 쓴 내용을 깁고 더한 것입니다.



#서울교육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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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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