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서 나오는 모든 축구 정보는 '막둥이에게서 나온다'. 이는 불문율입니다. 축구국가대표팀 경기 일정과 우리 지역이 연고인 경남FC일정까지 막둥이는 끊임없이 축구 관련 기사를 우리 가족에게 '주입'시킵니다. 급기야 지난 화요일에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형과 누나에게 축구 퀴즈까지 냈습니다.
"형아!""왜?""우리나라 축구 대표팀 선수 중 등번호 10번은 누구인지 알아?"
"잘 모르겠는데. 구자철!""아니.""그럼 기성용 선수.""그것도 몰라. 박주영 선수야."
중학교 2 학년인 큰 아이는 동생이 낸 퀴즈를 답하지 못했습니다. 형을 이겼다는 것이 막둥이에게는 대단합니다. 항상 지식이 부족하니 형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축구만은 자기가 형보다 훨씬 잘 한다는 생각으로 형에게 퀴즈를 냈는데 답을 못했으니 얼마나 좋겠습니다. 이제는 누나를 찾았습니다.
"누나!""왜?""메시가 소속한 팀이 어디인지 알아? 보기가 있어.'바로셀로나', '맨유', '아스널'이야""맨유!""맨유는 박지성 선수가 있던 팀이야.""그럼 나도 모르겠다.""그것도 몰라. 바르셀로나야. 바르셀로나. 그럼 K리그에서 내가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인지 알아."
"잘 모르겠는데.""울산 이근호 선수."
형과 누나를 보기 좋게 누른 막둥이는 이제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이제는 엄마입니다. 엄마가 축구에 대해 무엇을 알겠습니까? 박주영 선수 정도는 알 것입니다.
"엄마!""왜?"
"내가 낸 문제 한 번 알아 맞춰봐.""엄마 책 읽는 중이야.""그래도 한 번 풀어봐! 이번 U-19 축구에서 우리나라 우승했어. 승부차기로. 승부차기에서 몇 대 몇으로 이겼는지 알아요?""잘 모르겠는데.""4대 1로 이겼어요."
형과 누나에 이어 엄마까지 막둥이 축구퀴즈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제 남은 사람은 아빠뿐입니다. 막둥이는 "아빠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 등번호 10분은 누구인지 알아요"라고 물었습니다. "박주영"했습니다. 막둥이는 "아빠는 역시 대단해요"라고 말합니다. 아빠 앞에 꼬리를 내린 막둥이. 그래도 아빠를 제외하고 다른 가족은 다 이겼습니다. 막둥이는 즐겁습니다. 요즘 막둥이 보물1호는 지난 10월 28일 조광래 전 국가대표 감독에게 받은 사인입니다.
조광래 전 감독은 경남 진주에서 '바르셀로나 조광래 축구교실' 준비차 진주에 왔다가 국화 축제에 참석해서 사인회를 열었습니다. 우연히 국화 축제에 갔는데 조 전 감독의 사인을 받았습니다. 특히 조 전 감독이 경남 FC감독을 엮임했고, 진주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존경하는 감독 사인을 받았으니 얼마나 좋았을까요? 보물1호로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막둥이. 항상 건강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