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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단독 TV 토론회가 형평성 문제와 더불어 '짜여진 각본이 있는 토론회'라는 의혹을 양산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토론회를 앞두고 "국민패널들이 박 후보에게 던질 '질문과 질문에 대한 답변'이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출된 대본에는 박 후보가 언제 땀을 닦고, 머리와 옷을 정돈할지 등의 세세한 내용이 담겨있고, "박 후보가 최종 연설을 할 때 육영수 여사의 이미지와 겹쳐보이도록 할 것과 이때 박근혜 후보의 눈가가 촉촉이 젖으면 이를 남성 진행자가 발언하도록 할 것도 함께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통합당이 "상대 후보 없이 '나홀로 하는 TV토론'도 모자라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질타하자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은 "이런 큐시트는 작성될 수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실제 토론회에서는 대본에 있던 '비빔밥'에 대한 언급과 예상 질문으로 나왔던 '왜 시장 보러 갔는데 달랑 8000원만 들고 가셨나요?'라는 부분 등이 거론돼 의혹을 증폭시켰다. 또 토론회 중계가 시작되기 2~3시간 전에 <국민일보>와 <세계일보> 등이 토론회를 직접 미리 본 듯한 '토론회 후기 기사'를 올려 '대본이 사전에 유포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더욱 힘이 실렸다.

박근혜 TV토론, 대본 유출-편파성 논란... 조중동, 토론회 발언 나열에 그쳐

한편, TV토론회 진행에 대한 편파성 논란도 제기됐다. 지난 23일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TV토론회와 달리, 박 후보의 토론회에서는 웅장한 음악이 삽입되거나 각종 자막이 사용돼 토론회에 집중도를 높였다. 토론 진행을 맡은 송지헌 아나운서는 SNS와 각종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올라온 유권자들의 질문 중에서 박 후보에게 유리한 질문만을 던지는 등 '밋밋한' 토론회를 이어갔다. 과거사 인식 문제 등 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으며, 박 후보가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해도 아무런 지적 없이 넘어갔다. 심지어 '시간이 없다'며 패널들의 질문을 자르는 대신, 박 후보의 답변시간과 마무리 발언 시간을 내주기도 했다.

박 후보의 TV 토론회는 사전각본 논란과 더불어 ▲ 단독 토론회의 형평성 문제 ▲ 토론회 시작 전까지 패널 비공개 ▲ 친여 일색의 패널 구성 ▲ 사회자의 지나친 개입 및 편파적 진행 등의 문제까지 함께 제기되면서, "토론회가 아닌 홍보쇼"라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27일자 주요일간지도 모두 박 후보의 TV 토론회에 대한 기사를 다뤘으나 주목한 부분은 서로 달랐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토론회 대본 유출 논란과 함께 '단독 토론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겨레신문>은 "박 후보가 토론회 내내 준비된 답변으로 일관했다", <경향신문>은 "약 15분 동안은 패널도 없이 박 후보가 혼자 말하는 '독무대'였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도 대본 유출 논란에 대한 기사를 실었으나 여야 공방으로 전하는 데 그쳤다.

반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토론회에서 박 후보가 발언한 내용들을 주요하게 부각하기만 할 뿐, 토론회와 관련된 논란들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박근혜 "가계부채 우선 해결"…70분 동안 '준비된 답변'>(한겨레, 5면)

<한겨레신문>은 5면 <박근혜 "가계부채 우선 해결"…70분 동안 '준비된 답변'>에서 토론회 패널들이 "가계 부채, 부동산 활성화 대책, 여성 대통령에 대한 생각 등 박 후보가 강조한 공약 중심으로 예측가능한 질문을 던졌"으며, "과거사 인식 문제나  불통 논란,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문제 등 박 후보의 과제로 지적된 부분에 대한 물음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토론회 대본 유출 논란을 전하며, "박 후보가 가장 자신 있는 요리를 비빔밥으로 꼽는 대목 등은 유출됐다고 알려진 대본에 언급"됐었고, "일부 유출 대본에 '예상 질문'으로 등장한 '왜 시장 보러 갔는데 달랑 8000원만 들고 가셨어요?'라는 대목은 실제 방송에서 자갈치 시장 방문 사진과 함께 질문"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 "새누리당이 토론회 시작 전까지 패널을 공개하지 않은 점도 구설에 휘말렸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밋밋한 '나홀로 TV토론'>(경향, 5면)
<정진홍 패널 송곳 질의에 박근혜 '진땀'>(경향, 5면)

<경향신문>은 5면 <박근혜, 밋밋한 '나홀로 TV토론'>에서 "미리 짜놓은 형식에 따른 '나홀로 토론'에 깊이 없는 질문, 사회자의 지나친 개입, 제한된 정책 토론 주제 등 내용까지 대선 후보의 토론으론 보기 드문 '특이한 토론'"었다고 비판했다. 또 모두 발언부터 이후 정책 비전 설명까지 약 15분 동안은 패널도 없이 박 후보 혼자 말하는 '독무대'였다고 토론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사회자의 지나친 개입과 토론회 대본 사전 유출 문제 등을 꼬집었다.

<朴 "내가 전국 뛸 테니… 돌발 상황 잘 관리해달라">(조선, 3면)
<박 "천안함 재조사 운운하며 북한에 잘 대처할 수 있겠나">(중앙, 5면)
<朴 "증세는 마지막 복지확대 수단… 실천못할 약속 한적없다">(동아, 4면)
<민주 "朴 토론 큐시트 땀닦는 시점까지 제시" 새누리 "그런 문건 없어… 법적인 책임 져야">(동아, 4면)

조중동은 박 후보가 26일 토론회에서 한 발언들을 주요하게 전하며 나열하는 데 그쳤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박 후보의 TV 토론회와 관련된 논란들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조선일보>는 토론회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는 한마디도 싣지 않았다. <중앙일보>도 "경쟁 후보없이 박 후보 단독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은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았다"고 한 문장으로 언급하는 데 그쳤다.

<동아일보>는 4면 <민주 "朴 토론 큐시트 땀닦는 시점까지 제시" 새누리 "그런 문건 없어… 법적인 책임 져야">에서 토론회 대본의 사전 유출 논란을 실었으나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새누리당의 반박을 나열하며 여야 공방으로 다뤘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토론회#조선#중앙#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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