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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42)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자 대통령' 예비후보가 전국을 돌고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후보 등록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는 그는 "등록은 물론, 사퇴하지 않고 노동자 투쟁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오는 25~26일 있을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등록 때 그는 선관위에 무소속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후보 등록비(2억4000여만 원)도 거의 마련됐다. 많은 사람들이 돕고 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들이 50만 원 내지 100만 원 내기도 하고,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자 대통령'을 내건 무소속 김소연 대통령선거 후보는 22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지역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자 대통령'을 내건 무소속 김소연 대통령선거 후보는 22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지역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 윤성효

'노동자 대통령 김소연 선거투쟁본부'도 조직됐다. 다른 후보들은 '선거대책본부'인데, 김 후보는 '선거투쟁본부'다. 당초 선거투쟁본부는 후보등록비와 선거운동비용까지 10억 원 정도 들어갈 것으로 보고, 10만 원을 내는 회원 1만 명을 조직하는 게 목표였다. 선거투쟁본부 관계자는 "다른 후보들은 몇 백억씩 쓴다고 한다. 우리는 거기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이번 주말까지 후보등록비는 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소연 후보는 '노동자 대통령 선거투쟁본부'가 실시한 선거인단 투표를 거쳐 후보로 확정됐다. 갑을전자노조 위원장과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장으로 있으면서 비정규직 투쟁을 벌였다. 그는 2005년 10월 기륭전자 공장점거 파업으로 구속되었고, 2006년 8월 '불법파견 투쟁'으로 30일간 단식농성했으며, 2008년 8월에는 공장 옥상에서 94일단 단식농성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투쟁 때 '희망버스' 기획단으로 활동한 그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네트워크' 집행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다시 시작하는 노동자 현장정치' 모임은 22일 저녁 경남 창원의 창원노동회관에서 김소연 예비후보를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12월 19일까지 대선투쟁한다"

김소연 후보는 "이번 주에 후보 등록하면 12월 19일까지 대선투쟁을 한다"며 "경험도 없지만 투쟁하는 노동자 대통령을 해보려고 한다. 공약집을 만들었더니 선관위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해 다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출마 선언 뒤 주변 반응부터 전했다. 그는 "대통령선거 후보가 되고 나니 주변에서 깜짝 놀라더라. 무슨 생각으로 나오게 되었는지 의아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또 왜 정치의 힘든 길을 가려고 하느냐며 걱정하기도 한다"고 했다.

옛 민주노동당 당원 활동부터 회상했다. 그는 "2004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10명이 나왔을 때 기뻤다. 그 때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외치니까 가능하겠느냐고 했지만, 맞는 일이기에 열심히 외쳤다"면서 "선거 때마다 휴가를 내서 운동했다. 그 숫자의 국회의원들이 우리와 같이 싸워줄 것을 기대했는데, 의석수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운동보다 기존 질서에 익숙해졌다. 그 결과가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무소속 김소연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무소속 김소연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 윤성효

"그런데 민주노동당은 우리를 비정규직으로 만든 국민참여당과 통합했다. 정책토론회에 가서 비정규직법과 파견법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그날 참여정부 때 관련 정책을 담당했던 사람이 와서 '비정규직법이 그렇게 심각하느냐'고 묻더라. 그러면서 그는 '당시로서는 최선이었다'고 하더라.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한 식구가 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 그 분들의 실천태도는 검증되지 않았다.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이 아니라 운동했던 동지들과 통합해야 했다."

김 후보는 "민주노동당에 10년간 몸 담았다가 국민참여당과 왜 통합하느냐고 따졌는데, 저에게 왜 통합해야 하는지 설득하는 분도 없었다. 완전히 무대응이었다. 그래서 탈당했다"고 말했다.

김소연 후보는 "새롭게 시작한다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근본적으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면서 "노동 현장이 무너지고 있다. 불신이 심하다. 법을 넘어 그동안 진정성을 갖고 치열하게 투쟁했던 당사자들이 말을 하면 그 진정성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정당에 기대지 말고 노동자 스스로 주체가 되자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투쟁이다"며 "우리는 언론에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대선에서 후보 없이 싸우면 우리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후보를 내고 싸워야 현장 조합원들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가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다 보니 저에게 모아졌다. 몇몇 분들이 거론되었는데, 투쟁 과정에서 집행유예 기간에 있는 분들이 있어 피선거권이 제한되어 있었다. 제가 집행유예 기간이 끝났던 것이다. 제가 하지 않겠다고 하면 여러 논의들을 거꾸로 돌리는 꼴이 되어, 동지들이 몸으로 나서고, 최선을 다한다는 결의 속에 나오게 되었다."

"가치는 하나다, 돈이냐 생명이냐"

 18대 대통령선거에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자 대통령'을 내걸고 출마하는 무소속 김소연 대통령선거 후보는 22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지역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18대 대통령선거에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자 대통령'을 내걸고 출마하는 무소속 김소연 대통령선거 후보는 22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지역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 윤성효
김소연 후보는 노동정책만 내놓은 게 아니다. 그는 "투쟁 과정에서 장애인, 철거민, 이주노동자들의 투쟁과 결합하면서 평상시 몰랐던 문제들을 많이 알았다"면서 "그 분들도 함께 고통을 받고 있다. 그 분들이 요구하는 것을 정책으로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치는 하나다. 돈이냐 생명이냐. 돈 중심이 아니라 생명 중심의 가치가 중요하게 구현되는 사회로 가야 한다. 가장 밑바닥에서 싸우는 사람들과 함께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의 희망버스를 출발시키자"고 호소했다. 그는 "한진중공업 투쟁 때 1차 희망버스를 갔는데 놀랬다. 못 보던 얼굴들이 보였고, 2차에서는 더 많이 조직했다"면서 "이것이 마음이 통하면, 진정성이 통하면 움직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새로운 정치도 진정성을 갖고 치열하게 투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자대통령 김소연 선거투쟁본부는 대선이 시작되면 '정치 희망버스'를 출발시켜 전국을 누빌 계획이다. 그는 "집회 신고를 못하는 분들이 있는데, 선거 때 후보는 아무 곳에서나 유세를 할 수 있다. 그분들과 함께 집회신고가 나오지 않는 곳에 가서 유세도 할 것"이라며 "우리가 해보지 못한 일을 원없이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야권연대 완주' 내걸어... 힘 모아야

김 후보는 '반야권연대 완주'를 내걸었다. 그는 "통합진보당이나 진보정의당은 진보적 정권교체를 외치면서도 후보 사퇴를 전제로 출마했다는 말이 있다"며 "민주당이 노동자 목소시를 낼 것인가. 문재인 후보가 투쟁 현장을 찾아와서 하는 말을 들어보면 '하향 평준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힘겹게 일해서 번 임금을 나누라는 식이다. 이는 박근혜, 안철수 후보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사표'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그는 "저를 찍으면 박근혜 후보가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그 정도로 우리가 힘이 있다면 문재인 후보가 와서 무릎 꿇을 수 있을 것"이라며 "누가 대통령이 되든 우리를 무시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질문이 쏟아졌다. 환경미화원 출신 김순자 대선후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김소연 후보는 "안타깝다. 무소속으로 나와 당혹스럽다. 이전에 현대차 투쟁 때 울산에 갔다가 같이 술도 마신 적이 있는데, 얼마 전 만났더니 기억을 못하더라. 최근에 교감을 나눈 적은 없다"고 말했다.

"많은 표가 나오면 현장에도 힘이 되고,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데도 발판이 될 것이다. 표가 조금 나온다고 해서 실망할 것은 아니다. 노동자들이 왜 이런 요구를 하는지 알려내야 한다. 씨앗을 만드는 게 1차 목적이다. 정치운동을 함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동지들에게 함께 할 수 있다는, 그 구심점을 형성하는 것이 첫 번째다.

버스 1대를 몰고 전국을 다니며 투쟁할 것이다. 그래서 12월 15일 서울에서 모일 것이다. 아직 장소는 정하지 않았는데, 청와대 앞이 될수도 있다. 그날 서울에서 10만 명이 모여 투쟁했으면 한다. 얼마전 백기완 선생을 찾아 뵙고 이야기를 들었다. 선생께서는 노동자들이 주인이라고 하는데 머리 속은 그렇지 않다고 하셨다. 주눅 들지 말고, 눈치보지 말고 하라고 하셨다. 우리가 문재인, 박근혜 후보보다 부족할 게 뭐냐. 한 명만 똑똑하면 독재를 하게 된다. 많은 노동자들이 지혜와 힘을 모으면 된다."

"새롭게 정치투쟁을 해보자는 것... 그 토대 마련"

김 후보는 21일 저녁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텔레비전 토론을 언급했다. 그는 "그 후보들은 투쟁 현장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토론에서 노동 문제를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쌍용자동차 사태로 23명이나 죽었고, 철탑에 올라간 노동자가 있는데 말이다"고 말했다.

 18대 대통령선거에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자 대통령'을 내걸고 출마하는 무소속 김소연 대통령선거 후보는 22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지역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18대 대통령선거에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자 대통령'을 내걸고 출마하는 무소속 김소연 대통령선거 후보는 22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지역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 윤성효

이어 그는 "날을 세워야 한다. 이전에 무상의료·무상교육을 외치니까 사회주의라고 하더라. 10년이 지난 지금은 새누리당조차 반값등록금에 무상급식을 말한다"면서 "그 때 우리가 싸우지 않았다면 지금 그 사람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했겠느냐. 소수지만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을 들은 노동자들은 그래도 걱정했다. 그러면서 세액공제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있었다. 김소연 후보는 그들에게 "함께 하면 된다"고 호소했다.

"투쟁만 할 줄 알았지 무엇을 해봤나. 실제 선거를 직접 해본 경험이 없다. 부족하다.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하다. 그러나 투박함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한다. 동지들이 힘을 모아 주면 된다. 이전에 연대 활동했던 사진작가가 얼마 전에 와서 큰 카메라로 사진도 찍어주었다. 마찬가지로 주변에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 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다. 새롭게 정치투쟁을 해보자는 것이고, 그 토대를 마련하는데 힘을 모으자는 것이다."


#18대 대통령선거#노동자 대통령#김소연 대선후보#정리해고#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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