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이 중단되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통해 만나게 되었나? 두 후보의 뜻과 다르게 낮은 단계에서의 잘못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일어나고 결국 중단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왜 이런 상황으로 가게 되었는가?

아직도 두 사람의 만남을 세력통합의 과정으로 보지 않고 후보 단일화로 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후보 단일화로 받아들이는 순간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지상과제가 되어버린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두 후보가 만난 것은 단일화를 위한 경쟁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어떻게 힘을 합쳐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갈 것인가, 누가 이기고 지느냐의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갈 것인가, 승자와 패자로 갈리는 게임이 아니라 두 사람이 이런 일을 어떻게 분담해나갈 것인가를 논의하는 자리여야 한다.

이것이 기본정신이다. 이제 막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는 첫 발을 내디딘 단계에 불과한데 이런 정신이 없으면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지금까지 '어떻게 새로운 정치를 열어 나갈 것인가' 하는 새정치선언 작업이 합의 단계에 들어갔고, 정책협의도 순조롭게 진행됨으로써 과거의 단일화와는 다른 차원의 아름다운 단일화, 감동 있는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국민들에 보여주었다.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세력 통합'... 단일화는 경쟁 아니다

그러나 룰 협상에 들어가면서 단일화가 '경쟁'으로 인식되면서 경쟁에만 쫒기는 그런 모양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사실이다. 룰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소소한 갈등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문제를 밖으로 가지고 나와 자기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떠드는 것은 그 사유가 크든 작든 간에 단일화 정신에 맞지 않다.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경쟁상대라기보다 함께할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졌다면 그렇게 얘기하겠는가?

민주당에서는 '우리만 잘못한 것이냐', '그런 문제 가지고 협상을 중단하기까지 해야 하느냐'라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조금이라도 상대의 마음을 다치게 한 부분이 있었다면 책임 있는 조치를 포함해 대승적으로 사과하는 것이 옳다. 안 후보 측에서도 이런 문제가 문재인 후보의 생각과는 달리 '낮은 단계'에서 발생한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역사상 없었던 감동 있는 단일화 작업에 임하고 있다. 양쪽의 신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런 일은 신뢰가 깨지면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 신뢰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존중과 배려에서 신뢰는 시작되고 협상의 베이스에 파트너십이 깔려 있어야 한다.

사과에 시간을 끌지 않았으면 좋겠다. 룰협상도 지나치게 끌고 갈 일이 아니다. 여러 방법이 있지만 어느 것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몇 가지 방법을 결합하여 조사한 다음 그 결과를 가지고 궁극적으로는 협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기본 정신에 맞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는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한다. 상호 존중과 배려 속에서 파트너십을 가지고 임한다면 아름다운 단일화뿐 아니라, 양 세력이 하나 되어 대한민국을 바꾸어나가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협상중단이 '보약'이 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민주통합당 전 국회의원입니다



#단일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