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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대체 : 12일 오후 9시 3분]
민주당 "박근혜 후보가 시인하고 사과하라"

정준길 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공보위원이 안철수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에게 한 전화가 '안철수 불출마 협박이 맞다'는 택시기사의 증언을 입증하는 정황이 제기되면서 민주당은 박 후보의 사과를 요구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 전 공보위원은 12일 새누리당에 '불출마 협박' 논란을 낳은 금 변호사와의 전화통화가 택시 안에서 이뤄졌고, 종전 자신의 주장은 착각이었다고 밝혔다. 금 변호사의 폭로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할 당시 '승용차를 직접 몰고 출근하면서 금 변호사와 통화했다'던 게 아니라 택시를 탔다는 것. 이로써 "(정 전 공보위원이 금 변호사에게) '안 원장에게 대선 출마하지 말라고 해라. 대선 나오면 죽는다'고 말했다"는 이아무개 택시기사의 증언이 신빙성을 더하게 됐다.

<한겨레>가 12일 이씨의 택시 운행기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정준길-금태섭 전화통화'가 이뤄진 시간대에 이씨의 택시가 정 전 위원 자택과 정 전 위원이 위원장인 새누리당 당협위원회 근처에서 운행 및 정차했던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정 전 위원이 스스로 택시 이용 사실을 시인했고, 문제의 전화통화 당시 이씨의 택시가 정 전 위원의 자택과 당협위원회 근처에 있었던 것으로 보아 정 전 위원이 탔던 택시가 이씨의 택시라는 정황이 거의 확실해지고 있는 것. 정 전 위원이 안철수 원장의 여성문제·뇌물의혹 등을 언급하면서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이씨의 증언이 사실일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게 됐다.

민주당은 정 전 위원의 '운전하며 전화통화했다'는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박근혜 후보가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사과 여부에 따라 추가 대응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금 변호사의 폭로 기자회견에 동참했고 민주당 '새누리당 공작정치를 위한 이명박 정권 불법사찰 진상조사위원회' 간사인 송호창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박근혜 후보가 사과해야 한다. 박 후보의 사과 여부에 따라 추가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정준길 전 공보위원은 (협박전화 정황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 더 이상 버티면 박근혜 후보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아 (택시이용 사실을) 시인한 것 같다"며 "박근혜 후보는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원장에 대한) 네거티브 팀이 없다고 말만 하지 말고, 모든 것을 시인하고 네거티브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새누리당정치공작진상조사특위 기자간담회에서 간사인 송호창 의원이 '안철수 불출마 협박' 논란 당사자인 정준길 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대선기획단 공보위원을 태웠다는 택시기사와 전화통화를 통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새누리당정치공작진상조사특위 기자간담회에서 간사인 송호창 의원이 '안철수 불출마 협박' 논란 당사자인 정준길 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대선기획단 공보위원을 태웠다는 택시기사와 전화통화를 통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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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오후 5시 40분]
정준길 태웠다는 택시기사 "블랙박스 확보, 곧 확인"

정준길 새누리당 전 대선기획단 공보위원의 '안철수 불출마 협박' 논란의 진위가 곧 가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하는 전화통화 내용을 들었다고 주장한 택시기사 A씨는 12일,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과의 통화에서 "(전화통화가 이뤄진) 지난 4일 오전 7시 40분경 정 전 위원을 태워 7시 52분경 내려준 운행기록이 있다"며 "차량 외부를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고, 곧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씨는 "그동안 블랙박스를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사건이 벌어진 후) 주위에서 확인해보라고 하더라"며 "전문가들과 함께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블랙박스 영상 확보... 진실게임 진위 가려질까

민주당은 A씨가 동의할 경우 함께 블랙박스 영상 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우윤근 진상조사위 위원장은 "해당 영상에는 민감한 개인의 사생활이 들어있을 수도 있어 임의로 영상을 입수해 조사할 수는 없다"며 "이해 관계자가 동의한다면 함께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통합당 '새누리당 정치공작을 위한 이명박 정권의 불법사찰 진상조사위'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택시기사 A씨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A씨의 증언은 구체적이었다. A씨는 "정 전 위원을 건국대 입구역 근처에서 태워 광진경찰서 근처에서 내려줬고 요금은 기본요금에 가까운 2000원대였다"고 밝혔다. 택시 요금은 현금으로 계산됐다.

그는 그간 언론 제보에서 밝힌 대로 "택시를 탄 승객이 '안 원장의 비리를 알고 있다. 30대 여성과 최근까지 만났던 사실과 뇌물 사건을 우리가 알고 있다.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 승객이 통화 도중 '정준길인데'라고 밝혔고 통화 중 잠깐 말을 안한 적이 있어 뒤를 돌아 얼굴을 확인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A씨는 "친구간의 대화라는 생각은 전혀 안들었다"며 "비리를 폭로하겠다, 나오면 죽는다는 말을 써서 일상적인 대화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도대체 저 분이 어떤 사람이길래 저렇게 말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택시기사 "새누리당에도 전화했었다"... 민주당 "국정조사 해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대선기획단 정준길 공보위원(사진 왼쪽)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측 금태섭 변호사.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대선기획단 정준길 공보위원(사진 왼쪽)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측 금태섭 변호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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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언론사에 관련 사실을 한 경위에 대해 "제가 태웠던 승객이 정 전 위원으로 확신했는데 정 전 위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제보하게 됐다"며 "먼저 한 방송사에 제보한 후 신문사에 제보했고 이후 새누리당에 전화했는데 경비라는 사람이 받았고 다시 전화가 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호창 의원은 "금태섭 변호사와 A씨의 증언을 맞춰보면 짧은 시간 동안 정 전 위원이 10번, 금 변호사는 9번 이야기를 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정 전 위원은 '태섭아, 안철수 원장 잘 아느냐. 안 원장에게 전해라. 우리가 조사해서 다 알고 있다.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라는 말을 반복했고 금 변호사는 '도대체 무슨 말이냐, 무슨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자세히 설명해봐'라는 말을 9번 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이어 "(정 전 위원이) 같은 이야기를 10번 반복하는 상황이어서 택시기사가 주위를 기울이지 않아도 충분히 기억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이 정 전 위원 개인의 돌출행동이 아니라 조직적인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하고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민주당 진상조사위 민병덕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를 보면 협박죄는 상대가 공포를 느끼지 않아도 객관적으로 상대방에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해악이 있으면 성립한다"며 "이번 사건은 불법 수집한 허위사실을 친구라는 관계를 이용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협박한 비열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홍익표 의원은 "박근혜 후보 캠프의 네거티브 대응팀에는 검사 출신, 국정원 출신과 기타 정부 사정기관과 정보기관 출신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며 "이 팀이 박 후보에 대한 방어가 아니라 야권 후보에 대한 공작을 하는 팀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무차별 사찰에 대해서 국회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정준길#안철수#금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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