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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보안팀과 용역에 폭행 당해 입원 중인 비정규직노조 김성욱 조직부장이 링거를 맡고 있다
 현대차 보안팀과 용역에 폭행 당해 입원 중인 비정규직노조 김성욱 조직부장이 링거를 맡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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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파업 농성 중이던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이하 비정규직노조) 간부 두 명이 18일 새벽 수십 명의 용역과 현대차 보안팀 직원들에게 집단폭행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폭행 당한 두 명의 노조간부는 인근 세민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목을 조이자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18일 새벽 1시 30분경 비정규직노조 김성욱 조직부장과 이진환 선전부장은 급한 선전물 작업이 있어 농성 장소에서 열사회(정규직·비정규직이 함께 사용하는 건물)로 이동했다. 이들이 열사회 문을 막 열려는 순간 현대차 보안팀을 포함한 20~30명의 용역이 "이진환, 김성욱"이라며 이름을 부른 후 갑자기 얼굴과 머리 등을 가격하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시작했다.

김 부장은 "보안팀이 이름을 부르더니 갑자기 얼굴을 가격한 후 숨도 못 쉴 정도로 목을 졸랐다"며 "너무 세게 목을 조여 숨을 쉴 수가 없었고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노조 간부들은 당시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이었다.

용역 직원들은 이들을 폭행한 후 미리 대기시켜놓은 승합차에 강제로 태웠다. 차 안에는 현대차 소속 보안팀 직원 6명이 있었다. 김 부장은 "이들은 스타렉스에 우리를 납치하자마자 핸드폰을 강탈하고 온몸을 제압한 후 동부경찰서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경찰의 신분 확인 과정에서 이들이 현대차 보안팀 소속 직원임이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경찰에 "노조간부들이 불법점거를 했다, 그래서 데려왔다"며 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폭행당한 노조 간부 두 명에게 무혐의 결론을 내렸고, 현대차 직원들이 오히려 폭행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또 이날 폭행에 가담한 직원들은 용역업체 소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조직부장 등은 경찰 조사 후 인근 세민병원으로 이동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김 부장은 코를 가격당해 얼굴이 많이 부어올랐고, 이 선전부장은 얼굴을 가격당해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곧 정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 부장은 "우리를 폭행하고 경찰에 강제로 끌고 온 사측 보안팀은 경찰에서 '불법적으로 불법점거를 시도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무혐의 처분했다"며 "반바지 차림에 열사회에 선전물 작업을 하러 가는 것이 어떻게 불법점거인가"고 되물었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현대차는 최근 정규직 노조 수석부지부장을 폭행한 후 얼마 뒤 비정규직 노조의 김명석 조합원과 정규직 노조 근무추진위 팀장까지 집단 폭행하더니 오늘은 비정규직노조 상급간부까지 폭행했다"며 "파업 중인 노조 간부를 감금납치하는 만행을 자행했다"고 성토했다.

"집단폭행, 감금납치, 불법체포 지시한 최종 지시자 구속해야"

비정규직노조는 이번 폭행이 용역과 사측이 협의해서 벌인 용의주도한 폭행으로 보고 있다. 김상록 현대차비정규직노조 정책부장은 "SJM과 만도 조합원에 대한 용역 폭행으로 논란이 일자 현대차가 용역과 보안팀의 역할을 미리 짜놓은 것 같다"며 "집단폭행, 감금납치, 불법체포를 지시한 최종 지시자를 구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보안팀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그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협의해 오는 20일 월요일쯤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현대차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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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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