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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의 시정 및 미래를 주제로 강의하는 문동신 군산 시장
군산의 시정 및 미래를 주제로 강의하는 문동신 군산 시장 ⓒ 조종안

지난 24일(화요일) 오후 7시 전북 군산시 수송동 군산시립도서관 5층 교양문화실에서 열린 '群山學'(군산학: 군산을 제대로 이해하기) 열두번째 강좌(마지막)는 문동신 군산 시장의 특강이 있었다. 주제는 '군산의 시정 및 미래'

강의에 앞서 문 시장은 "식사는 하고 오셨는지요?"라고 묻고, "역사란 사람이 남긴 발자취로 첫째는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둘째는 교훈을 얻기 위해 배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늦은 시간임에도 모이신 수강생 여러분에게 존경하는 마음으로 고개 숙여 인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시장은 역전의 명수로 알려진 군산상고 야구를 화두로 강의를 시작했다. 1972년 7월 19일 밤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부산고와의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결승전에서 군산상고가 9회 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감격스러운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군산 시민의 끈기와 도전정신을 피부로 느꼈다는 것.  

이어 문 시장은 "서양사는 로마제국의 흥망성쇠에 대해 조금 배웠고, 국사는 깜깜했다"며 "공직에 43년 근무하고, 군산에 내려와 기초 자치단체장이 되어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호남에서 최초로 일어난 3·5 만세운동(1919)과 옥구 농민항일항쟁(1927) 정신이 끈기와 투혼의 '역전의 명수'를 낳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명품도시 만들려면 시민 모두가 큰 비전 가져야"

 강의를 경청하는 수강생들. 표정이 진지하다.
강의를 경청하는 수강생들. 표정이 진지하다. ⓒ 조종안

문 시장은 "장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군산은 단군 이래 최대사업인 새만금을 품에 안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애향심과 자부심을 품고 군산의 홍보대사 역할을 해줄 여러분이 계셔서 든든하다"며 군산 시정의 어제와 오늘에 대해 설명했다.

"저는 2006년 7월 2일 처음 군산 시장에 취임(민선 4기)하면서 시정 목표를 '50만 국제 관광기업도시 군산 건설'로 정하고, 2020년에 시민의 연소득(GNI) 10만 불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훗날 뻥튀기 시장이라 질책할지 모릅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시민이 주주가 되는 '주식회사'로 만들어 꿈이라도 가져보자는 뜻이고, 또한 그동안 변화된 모습을 보면 아주 못할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문 시장은 "과장된 표현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군산을 풍요(豊)·융화(和)·품격(格)을 갖춘 동북아 경제중심 명품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큰 비전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부연하며 "시민은 앉아서 배당금만 타 먹는 주주가 되지 말고, 받는 만큼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성장과 비례한다는 인구증가. 자료에 의하면 1990년대 초 군산시·옥구군 인구는 33만 명을 웃돌았다. 시군통합이 있던 1995년엔 30만 명으로 줄었다. 매년 2000~3000명씩 빠져나가 26만 명까지 내려갔다. 시민도 시청 공무원도 비상이 걸렸으나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하다가 2006년부터 현대중공업 OCI 폴리실리콘 공장 등 굵직한 기업들이 공단에 입주하면서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군산공업단지 분양률도 15%에서 90%를 넘겼다.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문 시장은 지역 언론과 다수 시민으로부터 새만금사업 종합개발계획(MP) 확정,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개관, 공설 재래시장 현대화, 프로야구 씨름 등 스포츠 마케팅 경제효과(145억 원), 인구증가(매년 3천명 이상), 기업유치(398개 증가), 교육예산(563% 증가), 복지예산(87% 증가), 부채 감소(265억 원) 등 시정 전반에 걸쳐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새만금, 군산 땅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

 군산국가공단 야경. ‘불 꺼진 항구’에서 ‘불 켜진 항구’로 바뀐 듯하다.
군산국가공단 야경. ‘불 꺼진 항구’에서 ‘불 켜진 항구’로 바뀐 듯하다. ⓒ 군산시

문 시장은 "군산시 재정은 6년 전보다 두 배 늘었고, 새만금사업 종합개발계획(MP)도 확정됐다. 그렇다고 성공한 것은 아니다. '호사다마'라고 문제점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새만금에 새로운 땅이 드러나니까 김제시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으로 새만금 방조제 일부가 자기네 관할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문 시장은 고군산군도가 조선 시대 만경현에 속했으므로 김제시 관할로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주장은 자기모순(고려 때는 군산 임피현에 속했음)이며, '해상경계선'은 일제잔재이니 청산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논리적 비약이고, 일제에 의한 행정구역 설정으로 원천적 무효라는 주장도 1914년 3월 1일 부령 111호에 의해 지금까지 유지해온 지방행정제도와 대한민국 행정 질서를 뒤흔드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시장은 "지도 상으로 볼 때 새만금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업이지만, 대한민국 사업, 세계를 향한 사업으로 개발되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하천법상 강과 바다는 엄연히 국가 소유이므로 해마다 축제를 개최하면서도 새만금을 군산 땅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행정안전부는 2010년 11월 17일 새만금 매립예정지 가운데 매립 완료된 방조제(33km) 가운데 제3호 방조제(신시도~야미도), 제4호 방조제(야미도~비응항) 구간(14km) 행정구역(다기능부지 195㏊)과 비응항 좌측부지(45㏊), 야미도 광장부지(15㏊), 신시도 선착장 시설 등을 전라북도 군산시로 결정한다고 공고한 바 있다.

행정구역 시·군 통합대상에 새만금권 3시·군(군산·김제·부안)을 포함시킨 것에 대해 김제시 의회는 지난 6월 18일 군산시만의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들인 결정은 김제시와 부안군 여론을 무시하고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며 '새만금권 통합 반대결의안'을 채택했다.

새만금 방조제 완공으로 37Km에 이르던 해안선을 상실하게 되었고, 1500여 세대에 달하는 어민이 길거리에 나앉아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으니 새만금 행정구역에 대한 합리적인 경계를 설정하고 난 후 새만금 연접 시군 광역화 및 통합을 위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게 김제시 의회 주장이다.

문 시장은 "새만금권은 국가 차원에서 발표한 통합 필요지역인 만큼 당면한 현안 과제들을 상생 발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3시·군이 힘을 모아야 하고, 갈등과 반목만 부추길 분할과 독립보다는 통합이 필수적으로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통합 필요성을 설명했다.

"새만금사업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현재도 갈등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3개 시·군이 한목소리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끌어내야 합니다. 타 시군에서 우려하는 흡수통합이나 군산시의 일방적 통합이 아닌 3개 시·군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통합으로 추진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군산 시민의 이해와 양보, 신뢰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대안 없는 해수유통 주장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는 것"

 오성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금강호. 강 건너는 충남 서천 들녘.(2010년 10월 촬영)
오성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금강호. 강 건너는 충남 서천 들녘.(2010년 10월 촬영) ⓒ 조종안

문 시장은 금강 담수호(금강호) 생태계복원이라는 명분으로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을 주장하는 서천군과 충남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응의지를 밝혔다. 서천군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수질개선을 위해 해수유통을 고집하는 것은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격'(교각살우)이라는 것. 

금강(401km)을 경계로 마주한 전북 군산시 성산면과 충남 서천군 마서면을 철도와 4차선 도로로 이어주는 금강하굿둑은 1990년에 준공됐으며, 금강호는 군산, 서천, 익산, 김제 등 4만 3천ha에 연간(2011년 기준) 총 340만 톤의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해오고 있다. 금강호 주변 논들은 104년 만의 가뭄이라는 올해도 물 걱정을 하지 않고 모내기를 마쳤다.

이어 문 시장은 서천군의 금강호 생태계복원과 수질개선은 해수유통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못 박았다. 해수유통을 하게 되면 농·공업용수의 전면 중단으로 농업과 지역 산업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올 뿐 아니라 양수장을 상류로 이전하면 수천억 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문 시장은 "금강호 오염은 금강 유역을 끼고 사는 시·군 모두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군산시도 예외일 수 없다"고 전제하고 "서천군은 대안 없는 해수유통 주장을 철회하고 금강 중·상류 오염원에 대한 근원적 수질개선을 위한 노력을 통해 진정한 지역발전에 적극 나서주기를 희망한다"며 강의를 마쳤다.

군산시 관계자는 "처음 시도한 만큼 미숙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강생들의 의견을 수렴, 프로그램과 강사진을 수정 보완해 내실 있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며 하반기 '군산학'에 더욱 많이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의를 마친 문동신 시장은 총 12강좌 중 10강좌 이상 참석한 수강생 34명(68%)에게 수료증을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강의를 마친 문동신 시장은 총 12강좌 중 10강좌 이상 참석한 수강생 34명(68%)에게 수료증을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 조종안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군산학#문동신#새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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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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