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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노조 파업 26일째인 지난 2월 24일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김재철 사장이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이진숙 홍보국장(현 기획홍보본부장)과 함께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MBC노조 파업 26일째인 지난 2월 24일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김재철 사장이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이진숙 홍보국장(현 기획홍보본부장)과 함께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 유성호

김재철 MBC 사장은 18일 노조가 업무에 복귀하자 "불법 정치파업을 끝내고 업무에 복귀한 직원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 MBC 사측은 조직을 개편하고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두고 노조는 '보복성 인사'로 주장해 업무 복귀 이후에도 노사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이날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 노조)의 업무 복귀를 환영하면서 "MBC를 개혁하고 조직 분열 행위는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정치적이고 이념적으로 편향된 MBC가 아니라 공정한 언론사로서의 MBC가 되도록 쇄신을 계속할 것"을 약속한 김 사장은 "시청자의 신뢰 되찾고 정치적 중립 위해 시스템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노조가 '기회주의자가 설 곳은 없다'든가, '구체제 청산을 완수한다'든가 하는 협박성 발언을 한다며 사규에 따라 원칙적으로 엄격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화해와 관용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도 부족할 상황에서 조직과 구성원들을 분열시키고 이간질시키는 행위들은 엄단할 것"이라며 "회사는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만이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MBC가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파업을 통해 회사와 노조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김 사장은 "회사는 위기에 대처하는 내성을 기르는 한편, 조직을 정비하는 계기를 가지게 됐다"며 "노조원들 역시 일터의 소중함을 깨닫고 공정성은 무엇인지, 공정방송은 어떤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 와중에 채용된 경력사원에 대해서 김 사장은 "노조가 '자질이 없다', '영혼이 없다', '부역자'라는 말도 모자라 '사생아'라는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멸시했다"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보듬어야 할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식과 양심을 포기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170'에서 멈춘 파업, 하지만 해고날짜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지부가 170일 만에 파업을 잠정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민주의 터'에 170일에서 멈춘 파업 현황판이 보이고 있다. 해고자들의 이름 옆에는 해고 이후 누적된 날짜가 적혀 있다.
'170'에서 멈춘 파업, 하지만 해고날짜는...전국언론노동조합 MBC 지부가 170일 만에 파업을 잠정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민주의 터'에 170일에서 멈춘 파업 현황판이 보이고 있다. 해고자들의 이름 옆에는 해고 이후 누적된 날짜가 적혀 있다. ⓒ 유성호

"보도 인력의 절반이 업무에서 제외"

한편, MBC 사측은 17일 오후 조직개편과 사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MBC 노조는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보복성 인사라고 주장했다. MBC 노조는 "어제 심야에 이뤄진 전격 인사를 통해 50여 명의 조합원들을 본인의 동의 없이 해당 부문 밖으로 대거 축출됐다"며 "보복 인사 대상지는 용인 드라미아 개발단, 서울경인지사, 중부권 취재센터, 사회공헌실, 미래전략실 등"이라고 밝혔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보도 부문이 20여 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노조는 "이미 보도 부문은 해고 3명을 비롯해 정직 13명, 대기발령 14명으로 30명이 징계를 받은 상태여서 100여 명의 보도인력 중에 절반가량이 보도 업무에서 배제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외에 경영과 기술, 영상미술 부문에서도 추가 보복인사가 이뤄져 전체적으로 본인이 속했던 부문으로 업무복귀를 하지 못한 조합원은 50여 명으로, 이미 징계를 받은 98명을 합하면 150여 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제대로 업무를 하지 못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보복인사가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는 노조는 "다음 달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고 후임 사장이 인선될 경우 이번 인사를 모두 무효화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선 이번 인사에 대한 원천무효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는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보복인사는 김재철 사장이 대선을 불과 5개월 앞둔 지금 공정방송에는 전혀 관심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며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기자와 PD, 아나운서들에 대한 악랄한 보복인사를 통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의중을 공공연히 드러내 보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철#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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